월성원자력발전소가 방사능 누출을 줄이기 위한 ‘삼중수소 제거설비’를 과기부 고시 기간으로부터 1년 9개월이나 지난 현재까지 가동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되고 있다.
한수원(주)이 최근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 김태환 의원(한. 구미을)에게 제출한 ‘월성원전 방사능 제거시설사업 추진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월성원전은 99년 4호기 건설시 과기부로부터 2005년 6월 30일부터 ‘삼중수소 제거설비’를 갖추도록 권고를 받았으나 현재까지 시설을 갖추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월성원자력발전소가 타 원전보다 많게는 70배(2005년 기준)에 달하는 방사능 물질을 방출하고 있다는 주장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경주환경운동연합 이재근 집행위원장은 “월성원전이 과기부의 권고대로 기간 내에 삼중수소 저감장치를 가동했다면 방사능 누출이 그 만큼 줄어들었겠지만 가동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방사능이 많이 방출된 것은 사실”이라며 “기준치를 따져 가며 괜찮다고 인식하는 안전불감증이 더 큰 문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월성원전 측은 “과기부의 권고에 따라’06년부터 삼중수소제거설비를 운영할 계획이었으나 월성원전에 설치되고 있는 삼중수소제거설비는 세계 최초로 액상촉매방식을 적용해 가장 선진적인 방식으로 설치되는 관계로 엄격한 설비 기술요건을 만족시키는 유자격 업체가 많지 않을 뿐만 아니라 기자재 구매 및 제작·시험에 장기간이 소요되어 준공이 지연되고 있다”며 “현재 시운전을 완료하고 종합공정률 99.5%로 최종 종합 시운전성능시험이 진행 중이다”고 해명했다.
월성원전 측은 또 최근 보도가 된 타 원전에 비해 70배에 달하는 방사능이 방출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월성원전은 국내에서 운영 중인 원전 중 유일하게 중수로형 원전으로 감속재와 냉각재로 일반 물인 경수에서 추출한 중수(D2O)를 사용하고 있어 국내의 다른 원전에 비해 삼중수소 배출량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은 사실이나 ‘05년도 기준으로 월성원전의 삼중수소 배출량은 약 370TBq(테라베크렐)로 법적 배출 제한치 105,000TBq(테라베크렐)의 0.35% 수준으로 극히 미미한 양에 불과하다”며 “중수를 사용하지 않아 삼중수소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경수로형 타 원전과 비교해 울진원전의 70배, 영광원전의 28배, 고리원전의 13배와 같이 상대적인 삼중수소 수치를 비교해 마치 월성원전의 주변지역 방사선 측정치가 높은 것으로 표현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성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