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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근 대표 |
ⓒ N군위신문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으로 국내는 물론 국가 간 인적·물적 교류가 단절됐다. 내수 급감에 수출 부진이 겹쳐 ‘97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보다 지금이 더 심각한 상황이다.
관광지엔 외국인 관광객이 사라졌고, 공장에선 기계가 멈춰 섰다. 미국·프랑스·독일 등 세계 주요국이 코로나19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총력 대응에 나섰다.
한국은 1997년 외환위기(IMF)를 슬기롭게 극복한 경험을 갖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외환위기와 코로나19는 지역과 규모면에서 완전히 다르다.
IMF 위기는 국지적이고 외환위주의 금융위기였지만 코로나19는 세계적이고 실물·금융복합위기다. 외환위기는 외환보유고를 늘리는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를 해결하려면 복합적이고 다양한 대책이 필요하다.
첫째, 코로나19 사태를 조기에 종식시키는 데 정권의 명운을 걸어야 한다. 확진자와 사망자가 늘어나는 상태가 장기화되면 국민 불안은 가중되고 경기 침체가 심화되면서 기업이 줄도산 한다. 추경 11조7000억 원을 코로나 방역 시스템 개선과 장비 현대화, 의료시설 확충, 방역 인력에 대한 처우 개선 등에 최우선 배정하기 바란다.
코로나19 추경과 재정 집행에 4월 총선과 재난기본소득 등 ‘정치논리’가 끼어들면 그 효과가 반감한다.
둘째, 경제적 약자이면서 유통과 소비, 일자리의 뿌리인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절절한 호소를 외면해선 안 된다. 매출 급감으로 폐업 위기에 내몰린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긴급 자금 지원, 이들과 생계를 같이하는 저소득 근로자의 고용 유지와 생계 지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셋째, 코로나19 방역 성과의 주역은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현장에서 묵묵히 일한 의료진, 전국에서 대구로 달려온 이름 모를 자원봉사자, 방역 전문가들이다.
특히, 극도의 위기의식 속에서도 생필품·마스크 등을 사재기하지 않고 평상심을 유지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등 정부 지침에 적극 협조한 국민의 역할이 컸다. 앞으로 정부는 자화자찬을 자제하고 현장을 살펴 마스크 문제하나라도 제대로 해결하는 등 국민의 고통을 줄이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넷째, 코로나19 위기를 반(反)기업 정책기조를 바꾸는 기회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한국의 경제정책에는 소득주도성장, 과도한 최저임금, 경직된 주52시간제, 세계적으로 높은 법인세 등 투자의 발목을 잡는 규제가 너무나 많다. 반면 세계 각국이 세금을 줄이고 기업 규제를 완화하는 바람에 해외 투자만 급증했다.
정부는 국내 투자를 가로막는 걸림돌을 제거해 기업의 기(氣)를 살리고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양도세와 종부세의 동시 강화 등 시장과 세제 원칙을 벗어난 부동산정책도 바로잡아야 한다.
앞으로 닥칠 대량 파산에 대비, 주력 산업만은 지켜내야 한다. 1985년 이후 세계적 불황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일본은 돈을 풀어 대응하는 바람에 거품경제를 만들었고 미국은 산업구조를 개편하는 등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대응했다. 2000년 이후 일본은 버블이 꺼지면서 잃어버린 20년을 보냈고, 미국은 경제 부흥기를 맞았다. 여기서 우리는 미국의 불황 대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항공·해운·정유·자동차·물류인프라 등 주력 산업이 죽으면 중소기업·소상공인·근로자 모두 설 자리가 없어진다.
실업대란이 현실화되고, 세금 급감으로 나라 재정까지 위태로워진다. 정부가 지난 3월 19일 발표한 비상금융 조치 패기지 50조원은 중소기업·소상공인을 위한 긴급 대책이다. 유동성 부족으로 인한 대량 파산위기에서 주력 산업을 구해낼 금융·세제지원 등 특단의 산업 대책이 빠졌다. 주력 산업의 복원력을 확보해 둬야 코로나19 이후 한국 경제가 살아 날 수 있다.
박상근 대표(세무회계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