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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독자마당

가는 세월

admin 기자 입력 2022.08.31 22:01 수정 2022.08.31 10:01

↑↑ 서영배 씨
ⓒ N군위신문
출근길에 보이는 아미산 밑의 풍경은 매우 풍요롭다.
청명한 하늘 아래 펼쳐진 들에는 온통 수확을 앞둔 황금색의 벼들이 바람에 물결처럼 일렁인다. 그 정경이 참으로 아름답다.

젊을 때는 희망과 꿈에 부풀었다. 넓은 세상 어느 곳에 가든 꿈을 실현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지금은 그 힘마저 지탱하기 조차 힘들다.

너무 많은 세월 속에 몸을 불살라버렸다. 젊은 혈기만으로 긴 세월 버틴 도시 생활을 접고 귀촌하여 농부로 살아보지만, 농촌 생활 역시 쉬운 것은 아니었다.

어느새 내 나이 벌써 70 고개에 들어섰다. 산 넘어 돌부리에 걸려 넘어질 뻔한 적도 한두 번이 아니다.

이상을 추구하며 달려보아도 허무함이 따라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일까. 어떤 때는 절벽 위에 서 있는 내 모습에 이제는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흘러가는 구름처럼 인생을 내버려 두고 싶다.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비우면 평온이 찾아온다는 것을 알면서도 늘 변심하고 욕망을 품고 달리는 자신을 발견한다.

마음이 동요 당하지 않고 감정에 휩쓸리지 않으면서 평온을 유지하는 것. 마음엔 자유가 있는 것 같으면서 없다.

미련, 회한, 시기 등을 마음속에서 떨쳐 버리고 소망, 꿈, 사랑으로 다시 인생의 길을 새로이 걷고 싶다.
갈등, 외로움, 고독의 늪 속에 허우적거리지 말고, 마음의 그릇을 크고 깊게 만들자.
몸은 늙어가지만 마음은 젊게 하여 흘러가는 세월 속에 아무런 미련도 원망도 남기지 않도록 내일을 향한 발걸음을 힘차게 하자.

삼국유사면 가암길 서영배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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