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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크골프로 여는 군위의 새로운 시작

admin 기자 입력 2025.07.22 15:14 수정 2025.07.22 03:14

↑↑ 대구일보 배철한 국장
ⓒ N군위신문
지방 소멸 위기에 놓인 군소 지자체들이 하나둘씩 ‘생존 전략’을 꺼내고 있다.
어떤 곳은 인구 유입 정책에 매달리고, 어떤 곳은 청년 창업에 희망을 건다. 대구 군위군은 조금 다르다. 이들은 지금 ‘파크골프’에 미래를 걸고 있다.

군위읍 36홀 구장에 이어 면 단위에 9홀 또는 18홀 규모의 파크골프장을 건설했다.
특히 군위읍 구장은 대구 등 외지에서 평일에는 5~60명, 주말에는 200여 명이 넘는 동호인들이 예약을 해 찾고 있다. 군위군 내에는 24개 클럽에 1천500여 명의 동호인들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대부분 7~80대 어르신들이다.

“파크골프를 치니 시간도 잘가고 몸과 마음이 건전해져 병원도 안가고 삶의 의욕이 생긴다”는 어르신들의 전언이다. 파크골프가 효자임이 입증되는 대목이다.

특히 군위군이 추진 중인 파크골프장은 무려 180홀 규모. 세계 최대다. 평지 대신 구릉지를 활용해 조성 중인 이 거대한 산지형 구장은 단순한 체육시설이 아니다.

김진열 군수는 “지역의 경제 구조를 뒤흔들 전략시설”이라 표현했다. 어르신들이 건강을 챙기고, 주말마다 몰려드는 외지인이 이곳에서 소비하며 지역경제를 순환시키는 그림.
즉, 파크골프는 고령화 해법이자 관광산업의 해답인 셈이다.

군위군이 이 같은 과감한 기획을 내세우는 배경에는 변화의 기운이 있다. 대구경북신공항 이전 확정, 도시공간개발계획 발표, 군부대 유치전 가세까지. 행정·산업·군사 기능이 동시에 이전되는 드문 기회를 맞은 것이다. 김 군수는 “군위는 대구의 신도시로 충분히 성장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친다. 그 시작점에 파크골프장이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한 가지 냉정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과연 파크골프 하나로 도시의 체질을 바꿀 수 있을까? 전례는 많지 않다. 어떤 도시는 테마파크를 만들었고, 어떤 도시는 마이스(MICE)를 키웠지만, 장기 성과를 낸 경우는 드물다. 중요한 건 구상 그 자체보다, 얼마나 지역 주민과 생활에 실질적으로 닿아 있느냐다.

군위가 주목받는 건 파크골프 때문만은 아니다. 그것을 통해 어르신·청년·가족 세대가 함께 즐기는 생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시니어 체육센터, 체험형 테마파크, 숙박시설 등은 단기 성과보다 지역 구조 자체를 바꾸는 방향이다. 눈앞의 이벤트보다 지속 가능한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판단이다.

군위의 선택은 어쩌면 ‘작은 성공’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큰 변화’를 설계하는 것이다.
파크골프라는 공이 천천히 굴러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공은 지금 군위라는 지역 전체를 향해 새로운 궤적을 그리고 있다.

대구일보 배철한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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