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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붉은 사과 대신 황금빛 골든볼…군위 사과의 새로운 승부수

admin 기자 입력 2026.08.19 10:52 수정 2026.08.19 10:52

↑↑ 대구일보 배철한 국장
ⓒ N군위신문
사과 하면 으레 빨간색부터 떠올린다. 그러나 대구 군위의 사과밭에서는 요즘 색다른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나뭇가지마다 붉은 사과가 아닌 황금빛을 머금은 ‘골든볼’이 탐스럽게 영글고 있다.

군위군이 신품종 여름사과 ‘골든볼’ 알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기후변화로 여름철 기온이 오르면서 기존 빨간 사과의 착색과 품질 관리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골든볼을 새로운 대안으로 육성해 군위를 여름사과의 대표 산지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골든볼은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사과연구센터가 개발해 2021년 품종 등록한 조생종 황색 사과다. 8월 상·중순 수확이 가능해 소비자가 햇사과를 일찍 맛볼 수 있다.

황금빛 색깔이 매력적일 뿐 아니라 당도 14.8브릭스, 산도 0.51% 정도로 달콤함과 상큼함이 조화를 이룬다. 저장성도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무엇보다 농가의 관심을 끄는 것은 ‘색을 내기 위한 수고’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빨간 사과는 고온기에 착색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상품성이 떨어질 수 있지만 골든볼은 본래 황색 품종이어서 별도의 착색 관리 부담이 적다. 기후변화가 농업의 위기로 다가오는 시대에 골든볼이 단순한 신품종을 넘어 새로운 농업의 해법으로 주목받는 이유다.

군위군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군은 지난해부터 골든볼 육성을 위한 기반을 마련한 데 이어 선도농가를 중심으로 묘목을 보급하고 재배기술 교육과 현장 견학 등을 이어가고 있다.

2030년까지 재배면적을 100㏊로 확대해 군위를 골든볼을 비롯한 여름사과 특화 산지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현장에서 만나는 골든볼은 아직 낯설지만 가능성은 분명하다. 노란 껍질에 은은한 황금빛을 띠는 모습은 기존 사과와 확연히 다르고, 한입 베어 물었을 때의 달콤하면서도 상큼한 맛은 소비자의 눈과 입을 동시에 사로잡을 만하다.

김진열 군위군수는 “기후변화로 사과 재배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는 만큼 골든볼을 새로운 대안으로 육성해 군위 사과의 명성을 다시 세우겠다”며 “군위가 국내 여름사과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생산부터 유통·판로까지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군위 사과의 역사는 결코 짧지 않다. 하지만 기후가 달라지면서 과거의 방식만 고집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이제 군위가 선택한 것은 ‘붉은 사과를 지키는 길’만이 아니다. 황금빛 골든볼이라는 새로운 길을 열어가는 것이다.

과수원 한가운데 서서 노란 사과를 바라보니 농업의 변화가 눈앞에 보인다. 색깔 하나가 달라졌을 뿐인데 농가의 재배 방식과 시장의 가능성까지 달라지고 있다. 골든볼이 군위 사과의 또 다른 전성기를 여는 황금빛 열매가 될지, 이제 그 답은 농민과 소비자의 손에 달렸다.

대구일보 배철한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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