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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농촌산업의 가치

admin 기자 입력 2026.09.03 09:44 수정 2026.09.03 09:44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7월 세계 식량가격지수는 131.1로 전달 130.3보다 0.6% 상승했다.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하면 1.0% 올랐으며, 2023년 1월(131.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국제 식량 시장의 변화는 우리의 식탁과 결코 멀지 않다. 우리나라의 식량 구조를 보면 이러한 문제를 더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식량 자급률은 약 45% 수준이다. 쌀을 제외하면 주요 곡물 자급률은 20% 안팎에 머문다. 상당한 양의 곡물을 해외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다.

이 때문에 농촌을 단순히 농사를 짓는 공간으로만 바라보기에는 부족하다. 농촌은 국민의 식탁을 지탱하는 생산 산업의 기반이기 때문이다.

논에서는 쌀이 생산되고 밭에서는 채소와 과일이 자란다. 여기에 축산업이 더해지면서 농촌의 생산 구조는 더욱 넓어진다. 돼지고기와 닭고기, 우유는 도시 식생활에서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이기도 하다.

특히 축산업은 농촌 경제에서 중요한 산업적 역할을 한다. 농림축산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축산업 생산액은 농업 전체 생산액의 약 40% 수준을 차지한다. 사료·가공·유통 산업까지 연결되면서 하나의 산업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이처럼 중요한 농촌산업이지만 다른 산업에 비해 농촌산업의 여건과 위상은 세월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삼성전자 한 곳의 올해 영업이익만 연 400조 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나라 전체 농업 생산액이 60조원 전후인 것과 비교해 보면 입이 벌어질 정도다. 무엇보다 지난 30여 년 동안 농가당 농업 소득은 연 1000만원 전후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농업 소득이 30여년을 멈춰 있는 동안 농업 여건은 더 나빠졌다. 심각한 고령화와 이농, 그에 따라 심화한 인력난에 고유가로 인한 농자재비의 급등은 농산물 생산비의 급증으로 이어졌다.

그것도 모자라 기후위기를 넘어서는 기후 재앙의 최전선에 내몰린 대한민국의 농업은 기댈 곳이 없어졌다. 당장 이웃 중에 농사를 포기하거나 겸업을 택하는 경우가 눈에 띄게 늘었다.
이제 농촌은 농업을 통해 먹고사는 농민의 삶의 공간이라는 정체성을 잃어버렸다.

농업은 시장 논리만으로 바라볼 산업이 아니다. 농민이 무너지면 지역이 무너지고, 지역이 무너지면 우리의 밥상도 흔들린다.

더는 농산물값 폭락의 고통을 농민 개인의 책임으로 떠넘겨서는 안 된다. 이제는 농민이 피눈물로 버티는 구조를 바꾸어야 한다. 농업을 살리는 일은 특정 산업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미래와 식량주권을 지키는 일이다.

최근 농촌은 단순한 생산 공간을 넘어 다양한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곳으로 변화하고 있다.
농산물과 축산물을 가공하는 식품 산업, 지역 먹거리를 기반으로 한 유통 산업, 농촌 체험과 관광 산업까지 연결되면서 농촌 경제의 범위도 점점 넓어지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 농축산업은 자유무역협정(FTA) 확대에 따른 시장 개방이라는 부담도 안고 있다.

수입 농축산물이 늘어날수록 국내 농업 기반은 약해질 수 있다.
그러나 농업과 축산은 한 번 생산 기반이 무너지면 다시 회복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산업이다. 농지를 다시 경작지로 돌리고 축산의 종축 기반을 회복하는 데에는 짧게는 10년, 길게는 한 세대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연구도 있다.

그래서 농촌을 단순히 인구 감소의 공간으로만 바라보기보다는 식량을 생산하고 산업을 유지하며 환경과 에너지를 함께 관리하는 국가 기반 산업이 움직이는 공간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매일 먹는 밥과 채소, 고기와 우유는 대부분 농촌에서 시작된다. 농촌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만든다. 그리고 그 속에는 우리의 식탁과 식량안보라는 가장 기본적인 가치가 담겨 있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농촌의 풍경 속에서 사실은 국가의 먹거리와 미래 산업의 기반이 함께 만들어지고 있는 셈이다.

군위신문
발행인 사공화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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