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제44차 정기총회를 가졌던 (사)한국미술협회 경주지부는 피어오르는 봄기운과 함께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었다.
예총 사무실에서 만난 이명호 지부장, 김진현 부지부장, 한상태 부지부장을 통해 개인전을 준비하는 회원이 있는가 하면 국제 교류전 등을 앞두고 작품에 전념하고 있는 여러 회원들의 근황을 전해들을 수 있었다. 디자인 전공으로 대학에서 아동미술을 강의하고 있는 이명호 지부장은 2002년에 취임해 6년째 경주 미협을 이끌어오고 있다.
한국미술협회 경주지부는 1964년 지방 도시에서는 최초로 손일봉 초대회장의 지휘아래 설립되었다. 40여년의 시간을 회원들은 서로 격려와 관심으로 친목의 장을 열어왔으며 창작 활동을 통해 지역 미술 문화발전에 큰 기여를 해왔다.
현재 미협 경주지부에는 7개 분과에 90여명이 활동하고 있으며 매년 정기회원전을 비롯하여 경주 예총 종합 예술제, 경상북도 미술협회전, 한중미술교류전, 전국학생사생대회, 신라미술대전 등의 사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7개 분과로는 한국화 분과위원장 곽유식 선생(이하 존칭 생략), 서양화 분과위원장 김동선, 전성실, 조각 분과위원장 박경희, 공예 분과위원장 김선희, 디자인 분과위원장 권소연, 서예 분과위원장 임태빈, 문인화 분과위원장 한종환, 감사 최용대, 최용석, 사무국장 김종학씨가 활동하고 있다.
특히 경주시와 자매도시인 중국 서안시의 미술인협회와는 1년에 2회의 상호방문교류전을 가져 작가들의 안목을 키우는 것과 동시에 지역민들에게 가까운 거리에서 중국의 미술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왔다.
또한 전국에서도 그 전통을 자랑하는 신라미술대전(주최 신라문화선양회, 주관 신라미술대전운영위원회와 한국미술협회 경주지부)을 통해 전국적으로 많은 작가들을 배출해 온 점들은 미협 경주지부 회원들에게 높은 자긍심을 심어주고 있다. 이에는 경주 문화의 전통을 이어가려는 경주시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었다.
한편 다양한 미술품을 전시할 수 있는 상설전시장이나 전국 규모의 전시회를 유치할 수 있는 대형 전시장은 시급한 실정이라고 전한다. 이를테면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진행하고 있는 ‘찾아가는 미술관’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이는 지역민들이 현지에서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작품들을 만날 좋은 기회가 된다고 한다. 하지만 미협 경주지부에서는 전시장의 부재로 그런 행사는 신청조차 할 수 없었다고 한다.
시민들은 우리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감상하는 가운데 예술품을 대하는 안목이 생길 것이며 훌륭한 작가들이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교류가 이루어질 터인데 아쉬운 부분으로 여겨진다. 그리고 신라미술대전을 통해 배출된 작가들이 각처에서 훌륭한 작가로 활동 중인 만큼 역대 수상작들을 한 자리에 전시한다면 그 문하생들이나 관심 있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관광 코스가 될 것이라며 미협 관계자들은 강조하고 있었다.
‘문화에 대한 배려! 문화가 왜 필요한가? 문화의 역할이 무엇인가?’를 깊숙이 짚어가는 안목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시점임을 한 번 더 강조하는 김진현 부지부장의 말 속에는 행정적인 부분만이 아니라 문화에 대한 시민들의 애정과 관심을 당부하고 있었다.
신라미술대전의 운영에 있어 특히 심사에 관해 투명성과 공정성을 부각해온 미협 경주지부는 경주 미술의 활성화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엿볼 수 있었다. 여러 장르에 걸쳐 훌륭한 작가들이 활동하고 있는 경주인 만큼 새로 새워지는 건축물 하나에도 그 혼을 찾아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황명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