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환이 서려있는 쪽샘지구 발굴
경주의 지도를 바꿀 대대적인 발굴조사
국내 최대 규모의 신라고분군으로 관심
국내 최대 규모의 신라고분군으로 알려진 쪽샘지구에 대한 발굴조사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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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신문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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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과 경주시는 오는 2020년까지 쪽샘지구에 대한 발굴조사를 한 뒤 경주의 대표적인 관광코스로 만들기 위해 봉분지하에 전시실과 박물관을 건립하는 등 복원 정비 사업을 펼쳐 세계적인 고분공원을 만들기로 했다.
▶쪽샘지구는 어떤 곳인가?=경주시가지와 대릉원 옆에 자리한 쪽샘지구는 황남·황오·인왕동 일대 16만5천여명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신라고분 지대로 알려져 있다.
학계에서는 4~5세기에 이르러 거대한 고분군으로 조성된 쪽샘지구는 통일신라까지 원형이 보존되었으나 고대시대와 조선시대를 거치면서 고분군과 민가가 일부에 국한된 지역에서 혼재하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 후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오늘날의 모습으로 마을이 서서히 형성되기 시작했다.
쪽샘지구란 말은 들머리(들어가는 첫머리)에 물 색깔이 쪽빛이었다는 우물이 남아있어 불리워졌다는 이야기와 들머리에 옛날부터 샘이 있었는데 그 물이 맑고 맛이 좋을 뿐만 아니라 아무리 가물어도 줄지 않았으며 사람들이 쪽박으로 물을 떠 마셔서 쪽샘이라 불러 오늘에 이르렀다는 설이 있다.
▶신라왕족과 귀족의 무덤지구=지난 2005년 2월에 영남대학교에서 경주시의 의뢰를 받아 경주 쪽샘마을 생활조사연구를 한 내용에 따르면 1900연대에 제작된 지도에는 쪽샘지역에 민가가 형성되지 않은 채 고분군과 전답형태로 남아 있었다고 했다.
일제 강점기 때에는 50여기의 봉분이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현재 쪽샘지구에 마을이 성립되기 시작한 것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그리고 경주황룡사지구의 민가철거 등을 거치면서 철거민들이 지속적으로 유입된 것으로 학계는 추정했다.
현재까지 쪽샘지구에서 확인된 유적은 총 59개소로 목곽묘 26기, 적석목곽묘 196기, 기타 유적이 117기로 파악됐다. 그러나 학계는 이 지역에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은 고분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32년 만에 이뤄지는 대대적인 발굴=이번 쪽샘지구 발굴조사는 지난 1973년에서 75년까지 경주지역에서 대대적인 발굴 작업이 이뤄졌던 천마총과 황남대총 발굴에 이어 30여년 만에 이뤄지는 대규모 발굴조사다. 따라서 학계는 물론 경주시민들에게도 대단한 관심사가 되고 있다.
쪽샘지구는 워낙 지역이 넓기 때문에 현재 발굴계획은 올해 안으로 전체지역 가운데 3%에 달하는 5천500평에 대해 일단 시굴조사를 한 후 내년부터 본격적인 발굴조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문화재청과 경주시는 이번 발굴을 위해 680억원을 들여 2002년부터 사유지 3만평과 359가구를 매입해 정지작업을 벌였으며 앞으로도 2천100억원을 투입해 사유지를 지속적으로 매입하고 1단계 5년 계획에 2만5천평을 시작으로 오는 2020년까지 쪽샘지구 전체에 대한 대대적인 발굴조사를 할 계획이다.
▶문화재 발굴을 관광상품으로=그동안 경주지역에서는 문화재 발굴현장을 일반인들에게 공개해 문화관광체험의 장으로 하자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이번 쪽샘지구 발굴은 경주 관광의 지도를 바꿀 대단위 사업으로 발굴자체 뿐만 아니라 발굴이 끝난 뒤에도 경주의 대표적인 관광코스로 거듭날 것으로 시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문화재청과 경주시는 이번 쪽샘지구 발굴조사는 일반인들에게 발굴현장을 공개하는 것은 물론 일부 관람객들에게는 발굴 작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로 했다.
그리고 발굴 뒤에는 봉분지하에 전시실과 박물관을 건립하는 등 복원 정비 사업을 펼쳐 세계적인 고분공원을 만들기로 했다.
이성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