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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위로 떠오르는 시의회 분열

이채근 기자 입력 2007.04.22 15:15 수정 0000.00.00 00:00

방폐장 유치당시 문제 두고 번지는 내분

방폐장 유치당시 문제 두고 번지는 내분

경주시의회가 의원들간에 내분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지난 4대 시의회가 유치한 방폐장 등 국책사업 등을 두고 5대 시의회 출범이후 의원들 간에 충돌이 수면위로 떠오름에 따라 향후 시의회 운영방안에 적잖은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지난 26일 오전 10시30분 경주시의회 제124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장. 임시회 개회식이 끝난 뒤 이종근 의원은 긴급발의를 통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방폐장 유치 이후 이진락 의원의 발언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이종근 의원(방폐장 유치당시 시의회 의장)은 “5대 출범 후 가진 행정사무감사에서도 (4대에서) 방폐장 유치시에 잘못했다고 하였고 방폐장 유치여파로 사정당국에 조사까지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국책사업유치 및 원전특위 활동 과정에서 동료의원인 이진락 의원이 최근 범시민대책위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있는 가운데 발언한 ‘유치가 잘못됐다. (방폐장) 유치를 주도한 사람은 반성해야 한다’고 했는데 시민들의 노력으로 유치한 것인데 무엇을 반성해야 하는지, 마치 잘못한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이진락 의원은 “4대에서 방폐장 유치를 잘못했다고 한 것은 아니며 근래에 와서 시민들의 불만이 많다”며 “방폐장이 오면 경주가 별천지가 되는 장밋빛 공약이 많았는데 유치이후 과장된 것에 대해 반성하자는 뜻에서 한 말”이라고 해명했다.

이종근 의원은 “내가 오해를 했다고 했는데 반성이란 잘못한 것이 있어야 반성을 하는 것”이라며 “90%의 찬성을 잘못됐다고 하면 추진을 하지 말았어야 했으며 당시 주도한 의원들(4대 시의원)이 여기에 있는데 매도해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진구 의원(국책사업유치 공동대표)도 “지난 9개월 동안 본 의원은 5대 의회가 잘되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수모를 당해도 참아왔다”며 “지난 추경예산안 심사시에는 본 의원을 밖으로 나가라고 해도 의회 발전을 위해 참았는데 이번 일은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날 본 회의장에서 시작된 의원들 간의 설전은 장소를 옮겨 소회의실에서 진행된 임시간담회에서 계속됐다.

범시민연합 구성에 대해서도 이의가 제기됐다. 이진구 의원은 특위가 고문단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방폐장 유치당시 유치활동을 고발한 정 모씨가 고문단에 포함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방폐장 유치시에 정모씨를 설득하기 위해 회사까지 찾아가 간곡히 부탁했으나 끝까지 반대했으며 고발로 인해 집행부 공무원들이 매일 소환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일헌 의원도 “누구나 참여할 수 있지만 사법당국에서 고발한 사람을 국책 지원 사업을 유치하는데 같이 하자며 파트너로 정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진락 의원이 “발언에 오해를 할 수는 있다. 들은 부분이 잘못됐으면 유감을 표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상득 의원은 “의회활동을 하다보면 간담회나 본회의장에서 말을 할 수 있는 것인데 (그렇게 큰소리를 치는 것은) 재갈을 물리는 것이며 겁이 나서 의정활동을 어떻게 하겠느냐”며 불만을 터뜨렸다.

이진구 의원은 “큰 소리 친 것은 미안하지만 (이진락 의원의 발언 내용에 대해)진의파악을 위해 녹음된 것이 있느냐고 사무국에 물으니 있다고 해서 요구했으나 처음에는 특위위원장(이삼룡 부의장), 의장이 안된다고 해서 못준다고 해 정식으로 자료를 요청했지만 주지 않았다”며 “기밀사항도 아닌데 대의기구에서 정식적으로 자료를 요청한 것을 주지 않는다면 의혹만 사게 된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최학철 의장은 “묵살한 것은 아니다. 시민사회단체와 시의회의 대화를 공개할 수 없고 그래서 전화를 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방폐장 유치이후 이를 둘러싼 의원들간에 감정 악화는 5대 출범이후부터 시작됐었다. 유치당시 주축이었던 의원들이 방폐장 유치과정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제5대 시의회 출범이후 행정사무감사나 추경안 심사 등에서 제5대 시의회에 진출한 의원들에 의해 유치과정의 문제점이 거론되면서 의원들 간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하다가 이번 범시민연대 출범 과정에서 이진락 의원의 발언으로 폭발한 것.

이날 수면위로 떠오른 의원들간의 갈등은 패갈림으로 이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진락 의원의 발언에 이의를 제기한 의원 외에도 일부 의원들이 자료를 준비했으나 발언을 그만 둔 것으로 알려졌으며 국책사업유치 및 원전특위 구성 과정에서도 의회 내 갈등이 아직까지 가라앉지 않고 있어 산적한 현안을 두고 힘을 모아야 할 시의회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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