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more

전통 한지의 맥을 이어서....

이채근 기자 입력 2007.04.30 10:20 수정 0000.00.00 00:00

내남면 비지리 이상현씨 전통한지 재현

전통 한지의 맥을 이어서....
내남면 비지리 이상현씨 전통한지 재현

ⓒ 경주신문사

‘지천년견오백년’이라는 말처럼 전통한지는 보존성에 있어 현재의 어떠한 종이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다. 이것도 전통방식으로 제작했을 경우에 가능하다는 이상현씨(65.내남면 비지리).

ⓒ 경주신문사

18세부터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이어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이 씨는 전북 무주가 고향으로 질 좋은 닥나무가 많은 이곳 내남면 비지리로 지난 84년에 오면서 한지제작에 됐다고 한다.

“석가탑에서 발견된 통일신라 유물인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이 원형 그대로 보존된 것에서 유래했다”는 이 씨는 중국산 한지들이 쏟아지면서 전통 한지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어 안타깝다는 생각에 3년 전부터 닥풀을 재배하고 전통방식의 한지제작에 들어가게 됐다.

ⓒ 경주신문사

보통 메밀대와 콩대 줄기를 태워 우려낸 잿물을 이용한다는 이씨는 “한지제작에 있어 가장 중요하고 기술을 요하는 것이 잿물을 만드는 일이다”며 “닥풀(황촉규)과 몇 번을 치대서 만든 닥나무를 일정한 비율로 섞어 발틀로 뜬 종이는 질기도 하거니와 수명이 천년이라는 말이 여기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한지는 11월에서 다음해 2월 사이 베어낸 1년생 닥나무가지를 주원료로 한다. 닥나무 가지는 5~6시간 삶아 '피닥'으로 불리는 껍질을 분리한 뒤 다시 햇볕에 말려 속껍질인 '백닥'을 떼어낸다. 반죽이 된 백닥을 `황촉규'라고 하는 식물 뿌리에서 축출한 닥풀과 함께 물에 넣고 뭉치지 않도록 골고루 저어준 뒤 대나무발을 양쪽으로 흔들면서 뜬 습지를 말리면 마침내 전통 한지가 완성된다.

종이의 탄력과 광택을 유지하게 하고 닥풀은 종이의 두께를 결정한다며 부인 윤연심(54)씨와 쉼 없이 일해서 고작 1년에 1만장 정도 밖에 못 만들지만 전통방식을 고수하는 것은 사라져가는 우리의 소중한 전통문화를 계승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다. 닥풀은 서리가 내리기 전에 수확한 것을 사용해 일 년간 전통비법으로 보관해 사용한다고 했다.

ⓒ 경주신문사

또 웰빙문화 등 삶의 질이 우선시되는 요즘에는 자연친화적인 제품들이 각광을 받는 것을 보더라도 시장은 있지 않겠는가!

시간과 정성을 만들어내는 한지의 가치가 새롭게 부각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말에서 고집스럽게 전통문화를 이어가려는 장인의 고집이 느껴진다.

이종협 기자


저작권자 N군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