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한지의 맥을 이어서....
내남면 비지리 이상현씨 전통한지 재현
| |
|
ⓒ 경주신문사 |
‘지천년견오백년’이라는 말처럼 전통한지는 보존성에 있어 현재의 어떠한 종이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다. 이것도 전통방식으로 제작했을 경우에 가능하다는 이상현씨(65.내남면 비지리).
|
|
|
ⓒ 경주신문사 |
|
18세부터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이어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이 씨는 전북 무주가 고향으로 질 좋은 닥나무가 많은 이곳 내남면 비지리로 지난 84년에 오면서 한지제작에 됐다고 한다.
“석가탑에서 발견된 통일신라 유물인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이 원형 그대로 보존된 것에서 유래했다”는 이 씨는 중국산 한지들이 쏟아지면서 전통 한지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어 안타깝다는 생각에 3년 전부터 닥풀을 재배하고 전통방식의 한지제작에 들어가게 됐다.
|
|
|
ⓒ 경주신문사 |
|
보통 메밀대와 콩대 줄기를 태워 우려낸 잿물을 이용한다는 이씨는 “한지제작에 있어 가장 중요하고 기술을 요하는 것이 잿물을 만드는 일이다”며 “닥풀(황촉규)과 몇 번을 치대서 만든 닥나무를 일정한 비율로 섞어 발틀로 뜬 종이는 질기도 하거니와 수명이 천년이라는 말이 여기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한지는 11월에서 다음해 2월 사이 베어낸 1년생 닥나무가지를 주원료로 한다. 닥나무 가지는 5~6시간 삶아 '피닥'으로 불리는 껍질을 분리한 뒤 다시 햇볕에 말려 속껍질인 '백닥'을 떼어낸다. 반죽이 된 백닥을 `황촉규'라고 하는 식물 뿌리에서 축출한 닥풀과 함께 물에 넣고 뭉치지 않도록 골고루 저어준 뒤 대나무발을 양쪽으로 흔들면서 뜬 습지를 말리면 마침내 전통 한지가 완성된다.
종이의 탄력과 광택을 유지하게 하고 닥풀은 종이의 두께를 결정한다며 부인 윤연심(54)씨와 쉼 없이 일해서 고작 1년에 1만장 정도 밖에 못 만들지만 전통방식을 고수하는 것은 사라져가는 우리의 소중한 전통문화를 계승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다. 닥풀은 서리가 내리기 전에 수확한 것을 사용해 일 년간 전통비법으로 보관해 사용한다고 했다.
|
|
|
ⓒ 경주신문사 |
|
또 웰빙문화 등 삶의 질이 우선시되는 요즘에는 자연친화적인 제품들이 각광을 받는 것을 보더라도 시장은 있지 않겠는가!
시간과 정성을 만들어내는 한지의 가치가 새롭게 부각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말에서 고집스럽게 전통문화를 이어가려는 장인의 고집이 느껴진다.
이종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