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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사업 자축할 일 아니다

경주신문 기자 입력 2007.05.06 17:54 수정 0000.00.00 00:00

사설

최근 경주 곳곳에는 방폐장 유치지역 지원사업을 환영하는 현수막이 어지럽게 나붙었다. 이들 현수막이 표방하는 문구대로라면 경주는 엄청난 행운의 기회를 잡았고, 앞으로 경주가 획기적으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심지어 어떤 단체에서는 신라건국이래 최대경사라는 표현을 써가며 지원사업을 대대적으로 환영하고 있다. 누가 누구를 위해 이런 미사여구를 써가며 지원사업을 환영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또 과연 경주가 이번에 발표된 지원사업안에 대해 그렇게까지 환영할 일인지 의문을 지울 수가 없다.

정부가 19년간 노력했지만 해결하지 못해 쩔쩔매던 국가 최대의 골칫거리인 방폐장을 유치한 대가로 받는 특별보너스여야 하는데 고작 받아든 것은 그 동안 밀린 임금을 이번 기회에 한꺼번에 몰아주겠다는 정도에 불과한데 이를 감사하고 자축한다면 우습지 않은가? 한마디로 특별지원사업이라는 게 특별한 게 하나도 없다면 성낼 일이지 자축할 일은 아니지 않는가 말이다.

글쎄 경주시가 달라고 요청한 게 밀린 월급 수준이었다면 정부입장에선 어쩔수 없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건 또 그렇다 치고 그나마 발표된 사업들도 아직은 실무협상단계가 남아있고, 결국 이 과정에서 지원사업의 규모와 시기 등이 최종 결정될 것이기 때문에 아직은 자축하고, 말고 할일이 아니다. 이것은 마치 아직 낳지도 않은 배속에 있는 아이를 두고, 아들을 낳은 것처럼 소문을 내고 동네사람들 다 모아 돌잔치를 열어 자축하는 꼴과 다르지 않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정은 더 심각한다. 우선 특별지원사업의 규모에 있어서부터 경주시가 발표한 내용과 산자부의 보도자료 내용에 큰 차이가 있다. 경주시는 장기검토대상으로 분류된 7개 사업을 포함시켜 발표한데 반해 오히려 산자부는 이를 제외한 55개 사업만을 확정된 사업으로 발표했으며, 지원금액도 경주시는 마치 당초에 경주시가 신청한 금액이 그대로 확정 지원되는 것처럼 발표했지만 산자부 자료에는 지원금액 자체가 아예 빠져 있는 상태다. 지원금액은 사업별로 소관부처와의 시행계획수립과정에서 결정될 수밖에 없는 것으로 아직은 미정이라는 게 산자부의 입장이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2달간의 실무협상을 통해 세부시행계획을 수립하여 지원금액의 규모가 확정되기 전까지는 아직 확정안으로 보기 어렵고 또 그 누구도 지원금액의 규모를 말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아직은 아무것도 확정된 게 없는 진행 중인 사안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주시는 왜 서둘러 지원사업의 규모를 부풀려 홍보하고 환영의 분위기로 몰아가는지 의심스럽다. 아직은 샴페인을 터트리고 잔치를 열 때가 아니라 각 사업들이 소관부처와의 실무협상 과정에서 구체적인 시행계획이 경주시에 보다 유리하게 결정될 수 있도록 노력할 때다. 최종적인사업기간이나 지원금액의 규모가 이 과정에서 결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경주시나 경주시의회의 그간의 노력을 평가절하하자는 것이 아니다. 시민들이 이번 지원사업에 대해 오해하지 않고 올바르게 인식할 때만이 실무협상과정에서도 제대로 힘이 실리고 경주에 보다 유리한 세부시행계획을 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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