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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향우소식

군위출신 성악가 소프라노 이한나킴

군위신문 기자 입력 2007.06.18 10:52 수정 2007.07.04 02:52

50대에 성악가 꽃피워 세계적 무대에

↑↑ 이한나킴

“나이요? 특급 비밀이에요.”
40대에 데뷔, 50대에 한창 꽃 피우는 성악가 이한나킴(본명 이금옥). 그는 정확한 나이를 묻자 이같이 답했다.
“제 나이를 알면 다시는 캐스팅 제의가 들어오지 않을 것 같거든요.”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하고 중학교사를 하던 이씨는 결혼과 함께 음악을 접었다. 은행원인 남편 김홍일씨가 “결혼해서 음악공부를 시켜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월급쟁이 생활이 뻔해 결국 집안에 들어앉고 말았다. 그러나 꿈은 이루어진다.
남편이 미국 뉴욕지점으로 발령을 받자 뒤늦게 공부를 시작했다. 정명훈씨 등이 나온 명문 메네스 음대에서 학부부터 다시 시작, 석사학위까지 마쳤다. 남편이 귀국한 뒤 혼자 남아 공부하는 등 7년동안 목에서 피가 나도록 노래했다.
“뉴욕지점 발령을 받지 않았으면 꿈도 꾸지 못할 일이었습니다만 남편의 적극적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지요. 결국 남편이 결혼전 약속을 지킨 셈입니다.”
그래서 그는 미국에서 쓰던 이름 ‘한나 킴’을 예명으로 쓴다. 남편의 도움으로 미국에서 성악가가 됐기 때문에 남편성이 붙은 미국 이름을 자신의 음악이력에 새겨넣고 싶은 것이다.
이씨는 뒤늦게 시작했기 때문에 오히려 목소리가 상하지 않았다. 그래서 50대로서는 믿기 어려운 감성이 풍부한 ‘리릭 소프라노’로 어느 평론가는 ‘무한한 저장량의 성량’이라고 불리운다. 또 대부분의 소프라노들이 이미 은퇴할 나이에 데뷔, ‘언제 그만둬도 고마운 일’로 생각한다.
그렇게 한 무대, 한 무대를 마지막 무대로 생각, 최선을 다하기 때문에 성악가들조차 칭찬하는 가수로 입소문이 나 각종 콘서트는 물론 오페라에 단골손님이 됐다. 지난달 31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독일월드컵 성공기원-‘2006 월드 6 테너’콘서트에서 세계적 테너 이탈리아 주세페 자코미니, 불가리아 카멘 시아니, 독일 마르코 젠츠슈 등과 한 무대에 서는 ‘영광’까지 얻게 됐다.
“남들은 수십년 하는 거 저는 몇년 밖에 못합니다. 가시나무새같다고 할까요. 유명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목소리가 나올 때까지 음악이 주는 평안함으로 절망에 빠진 사람들을 위로하고 싶습니다.”
이번 무대에서 그는 베르디의 오페라 ‘에르나니’가운데 ‘엘비라의 아리아’를 부른다. 금은보화로 유혹하는 총독에게 ‘다 필요없다, 나의 사랑 에르나니만 달라’는 사랑의 노래다. 그는 “아침에 헤어져 밤에 만나는, 나의 남편을 포함해 열심히 일하는 한국 남편들을 위한 노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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