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都農 상생의 농촌 어메니티 살리기 운동 (4)

군위신문 기자 입력 2007.09.03 13:41 수정 2007.09.03 01:38

都農 상생의 농촌 어메니티 살리기 운동 (4)

都農 상생의 농촌 어메니티 살리기 운동 (4)

↑↑ 박복태 회장
3차 5개년 계획(1072~76)이 끝나면 “그늘진 응달과 농어촌”에도 따뜻한 볕이 들게 하겠노라고 약속했던 고 박정희 대통령은 작고하기 직전 당시 경제기획원 고위관료들이 비교우위론에 입각해 쌀과 농산물 수입개방을 주장하자 크게 노했다.
경제개발과정에서 뼈 빠지게 희생하며 내조한 조강지처(糟糠之妻)를 좀 살게 됐다고 헌신짝처럼 내팽개치면 누가 농촌에 남아 식량주권과 지역사회를 지킬 것인가라는 말은 지금도 유효하다.
지금 서울 등 대도시는 지난 30여년 사이 이농민들의 급격한 난입으로 일찍이 초만원 사례를 거듭하고 있다. 주택난, 상하수도난, 교통난, 환경오염에 도시 범죄마저 무척 심해졌다. 농민들을 농촌에 그대로 살게 하면서 정책지원을 계속하는 것 보다 이농에 따른 추가적인 도시 투자비용이 17배나 더 든다는 계산이 나와 있다. 그래서 신 행정수도 이전계획이 나왔고 위헌 판결을 맛보았다. 이 같은 수도권과 대도시의 과밀현상은 본질적으로는 농어촌 정책의 실패에 따른 결과물인데도 그에 대한 인식이 박약하다. 농업문제가 무대와 주제를 바꿔 도시문제로 둔갑한 것일 뿐이다.
이제는 농어민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기왕의 도시 주민들의 삶의 질과 웰빙을 위해서라도 농어민들로 하여금 농촌에서 잘 살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분위기이다.
선진국이란 앞에서 지적한대로 농촌 어디를 가보아도 삶의 질과 조건이 도시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나라를 두고 말한다. 반면, OECD 선진국 회원국인 우리나라의 도농(都農) 격차는 국민소득 1천만달러 수준의 후진국과 다를 바 없다. 누가 시장경제가 좋고 자유무역주의가 좋은 줄 모르는가. 정책의 시행결과 재미 보는 사람, 혜택 보는 산업이 따로 있고, 피해보고 고통 받는 사람(산업)이 따로 놀기 때문에 문제가 심각하고 종국적으로 이런 사회는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잃게 된다.
지난 40년간 고속경제 성장과정에서 고전적인 “부익부 빈익빈”현상이 심화되어서 특히 도시와 농촌, 상공업과 농어업이 각기 승자와 패자의 반대방향의 길로 나뉘어 서로 외면하며 걸어 왔지 않은가. 그래서 선진국에서는 농촌 농업 살리기에 대한 적극적인 정부 지원이 행해지고 있다. 일찍부터 .J.R. 힉스의 “보상의 원칙(The Compensation Principle)”에 따른 농어촌 균형발전 지원제도가 정착되었고 J.롤스의 “최약자 보호” 원칙에 따른 농어민 보호정책이 작동해 온 것이다. 자유시장경제 체제가 사회주의 체제 보다 우월하게 이길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상생의 정책들이 뒷받침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위정자와 경제단체와 경제학자 중에 시장경제가 좋다는 말만 할 줄 알지 어떻게 농어촌 농어민을 지원하는 것이 진짜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는 방법과 실천에는 외면하는, 본말이 전도된 이론가들 투성이다.
균형추를 잃어버린 비교우위론, 삶의 질을 망각한 국제경쟁력 우선론 등 일방적인 자유주의 주장 일변도뿐이다.
도시도 살고 농촌도 살며, 기업과 농업이 공생공영 하자는 “1사1촌” 농촌사랑 캠페인이 그 첫걸음이다. 이 운동이 반년사이 2천개 기업과 마을로 퍼졌고 도시 산업부문의 호응이 날로 커지고 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이 순간도 내놓으라는 기업과 기관들이 줄을 지어 농촌마을을 찾아 들고 있다. 과거에 흔히 보아왔던 단순한 자매 결연운동과는 전혀차원이 다르다. 확고한 비전과 의제를 가지고 도농이 함께 공생의 길을 열고 있는 점이 그러하다. 단순한 노스탈쟈(향수)가 아니다. 농촌이 살아야 도시가 살고 나라가 선진화될 수 있다는 신념이 공유되고 있다. 시건방졌던 “브로나르도(민중 속으로)”운동은 더더구나 아니다. 농촌 마을은 마을대로 당당하게 도시민의 건강과 생명을 책임지는 친환경식품과 아름다운 경관, 향기로운 문화 전통 그리고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는 자연생태 환경을 자산으로 삼아 대기업 샐러리맨들과 감히 맞장을 뜨자고 한다.
도시와 농촌, 상공업인과 농업인이 서로 재미 보며 함께 고루 잘 살자는 공생공영(共榮)의 상생운동이 바로 이같은 철학에 근거하고 있다. 오늘날 도시민이 추구하는 웰빙(Well Being)에 농촌만이 갖고 있는 특유한 어메니스트(amenities:쾌적함)를 결합할 때 일과성(一過性)이 아니라 영속성이 보장되는 도농 상생운동이 가능하다.
그 예지가 바야흐로 문화일보와 전경련, 농협 등의 참여하에 요원(燎原)의 불길처럼 퍼져 나가고 있다. 경제성장의 응달진 그늘에서 정부로부터 소외되고 경시돼온 농업, 농촌, 농민들에게 따스한 볕을 들게 한 “1사1촌” 운동은 그래서 사람들의 축복을 받아 마땅하다.

<맺는 말>

우리나라는 대륙성 기후와 해양성 기후가 교차하는 고생대 지질로 형성된 토양을 가지고 있다. 사계절이 뚜렷하고 낮과 밤의 온도차이(日較差)가 적절하여 우리나라에서 생장하는 농·림·축·수산물의 맛이 뛰어나고 영양이 풍부하다.
우리 조상들은 오래전부터 세계에서 으뜸가는 발효식품 문화의 꽃을 피웠다. 약곡(藥穀)과 양념(藥念)이 다양해 예를 들어 콩, 팥, 녹두, 기장, 수수, 율무 등 잡곡을 비롯 간장, 된장, 식초, 설탕(엿), 마늘, 생강, 대추, 계피, 겨자, 고추, 참기름, 들기름 등 6가지 이상의 맛을 내는데 필수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다. 흔히 잡곡이라 불리는 곡물들은 예부터 약재로 쓰여 약곡이라 불리고 있다.
음식 맛의 4元味인 짠맛, 신맛, 단맛, 쓴맛의 외에도 매운맛, 감칠맛, 시원한 맛, 얼큰한 맛 등의 調知味가 한국음식의 자랑이다. 갖가지 발효음식 고유의 맛을 내는 양념을 藥念이라 불렀던 이유가 바로 이들이 단순히 맛을 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건강 보약의 기능을 수행한데 기인한다.
색소(色素) 음식의 화려함도 우리나라 식품의 자랑이다. 백색(白色)의 무, 양파, 마늘, 연근의 주산지이며, 녹색(綠色)식품인 배추, 시금치, 근대, 오이의 적산지이고 등황색(橙黃色)의 호박의 적지이고 적색(赤色)식품인 자색 양배추, 가지, 고구마, 비트재배가 무난하다. 이른바 무지개 7색 음식원료가 풍성하다.
산과 바다를 두루 갖추고 있어 각양각색의 토산품이 토착음식으로 발달해 왔다. 이들이 각 계절에 나는 신선한 식재(食材)로서 다양한 방법으로 조리되어 지방질이 적고 향토미가 풍부한 다이어트 건강식품이 아닌 것이 없다. 맛과 풍류가 적절히 어울려 한국 특유의 맛과 멋을 내고 각종 고구마 요리와 김치류, 젓갈류 등 가지각각의 향토음식이 조화를 이루어 감칠맛과 소화를 돕는다. 거기에 토속 곡물과 특산물로 맑은 물에 빚은 술은 문자 그대로 건강주(健康酒)이다. 식재료를 농약과 화학비료를 쓰지 않거나 적게 쓴 청정 친환경 유기농산물일 때 맛을 더 낸다.
이쯤해서 한국의 농업이 WTO 체제하에 살아남고, 한걸음 더 나아가 세계시장으로 뻗어 나갈 수 있는 길은 순수 ‘우리 것’을 농가와 마을 수준에서 3차 지연(地緣)산업으로 가꾸고 발전시키며 4차 산업인 어메니티 요소를 모두 한데 묶어 세계화하는데 달려 있다. 그리하여 농민 소들을 늘려 나가도록 각종 법규, 예컨대 식품가공위생법, 주세법, 도정법 등 농민의 외연적 소득 확대를 억재하고 있는 규제를 유럽 등 선진국형으로 완화하고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온고이지신의 정신으로 옛것을 발굴하여 현대화 시켜 한류(韓流) 문화화 하고 지방화(localization) 추세를 세계화(globalization) 대세에 접목시켜 世方化(glocalization)하면서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우리나라 농업·농촌·농민의 살 길이다. 이같은 방향으로 농림부, 농촌진흥청, 농업기반공사, aT공사, 식품개발연구원과 지자체들이 한층 더 분발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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