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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져가는 장례식 풍습과 문화

군위신문 기자 입력 2007.12.02 20:17 수정 2007.12.02 08:17

달라져가는 장례식 풍습과 문화

↑↑ 박종영 (재부산일본국 총영사관)
ⓒ 군위신문사


인간으로 태어나서 죽음에 대한 압권은 장례문화인 것 같다. 예전이나 현대를 살아가는 지금이나 고종명(考終命)이라고 하여 제수명대로 살아가다가 편안하게 삶을 마감하는 것을 오복(五服)중의 하나로 꼽고 있다.

고종명의 조건은 자기가 살아가고 있는 안방에서 자손들이 모두 모여서 지켜 보는 가운데 생을 마감하고 눈을 감는 것인데 자기 집이 아니고(불의의 사고, 추락사, 교통사고)로 객사(客死)를 당하여 생을 마감할 때 이러한 일들은 크나큰 불행으로 여겼던 선조들의 죽음관을 짐작할 수 가 있다.

하지만 세월의 변화에 따라 요즈음의 사람들 대부분이 병원에서 임종하며 또한 집에서 운명하였다고 하더라도 장례 절차의 편이성 때문에 “망자”를 병원으로 옮겨서 장례를 치르는 것이 일반화 되어가고 있다.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남들에게는 문상은 일종의 가정에서의 해방된 날이된다. 자연스럽게 외박이 가능하고 환상의 고스톱 멤버와 장소가 자동적으로 해결되면서 술과 음식도 푸짐하고 짭짤하다.

또 고스톱에 운이 따라만주면 돈도 딸 수가 있고 거기에다 상주로부터는 고맙다는 인사까지 덤으로 듣게된다. 소위 ‘문상이 1석5조’라는 신조어를 만들게 한다. 그 뿐만이 아니다 직속상관이나 힘이 있는 권력자에게는 “눈 도장”찍기에는 초상집만한 장소도 별로 없다고들 한다. 그래서인지 덕망이 높고 힘이 있는 사람의 빈소에는 생색내기 문상객은 물론 밤샘 문상객으로 신발을 벗어 둘 곳도 없을 지경으로 복잡하다고들 한다.

세계적으로도 밤샘을 하면서 도박놀이에 흡연과 술을 즐기면서 흥청망청 하는 장례식의 풍경은 우리나라의 풍습이 아니고서는 보기가 어렵다고들 한다. 이태전이었던가 서울의 한 유명 병원에서 건전한 장례문화를 뿌리내리기 위하여 조문5불(弔問5不)원칙을 고수했다. 술, 담배, 고스톱, 밤샘, 음식에 이르기까지 5가지를 금했다.

술과 음식을 차릴 필요가 없으니 비용이 다른 장례식 장의 5분1 밖에 들지 않았다.
아예 밤샘을 막기에 조문객들과의 피곤한 입씨름과 몸싸움도 있었지만, 그런데 영업을 얼마해보지도 못하고 조문객 5불원칙을 파기했다고 한다.

그 이유로는 다른 장례식장에 비해 영업수입이 절반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건전한 장례문화를 위하여 10년간 고군분투한 장례식장마저도 시장원리에 밀려나는 걸 보고 있자니 안타까움을 넘어서 맥까지 풀려버린다.

구약성서에도 잔치집에가는 것 보다는 초상집에 가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했다. 영안실에서 흥청망청 시간을 보낼게 아니라 한번쯤 고인의 죽음이 나에게 주는 의미를 생각도 한번쯤 해 보는 시간을 가져 보면 어떨까. 장례풍속과 문화도 세계적으로 여러 형태로 점차 바뀌어 가고 있다. 열대의 나라 아프리카 해안 지방 부족들은 관 모양을 전통적인 네모난 나무관 대신에 휴대전화 모양이나 비행기 모양의 관까지 다양하게 제작해서 고인을 묻는데 사용한다고 한다.

평소에 휴대전화를 유난히 좋아했던 사람이 죽으면 휴대전화 모양, 콜라를 좋아했던 사람은 콜라병 모양의 관에 넣어준다. 야채장사가 죽으면 대파모양의 관, 트럭운전사가 죽으면 자동차 관, 평생 비행기를 한번도 못타본 어머니에게 비행기 모양의 관에다 넣어서 묻는 식이다.

또 호주에서는 광활한 땅을 두고도 벌써부터 매장문화 개혁의 한 방법으로써 시신을 선채
로 매장하는 수직묘지를 만들고 있다고 한다. 큰 가방 모양의 관을 3m 깊이로 세워서 묻는다.

평생을 선채로 쏘다니면서 벌어 먹고 살다가 삶을 마감하고 죽어서도 서서 버티는 셈인데 땅 절약에서는 얼마나 기여할지는 모르지만 무척이나 딱해 보인다.

스위스의 장례문화는 국토가 무척이나 좁은 나라로서 부모형제의 묘라도 매장 후 25년이 지나고 나면 유골을 다시 파내 비료로써 활용을 한다는 다소 충격적인 문화를 갖고 있다.
좁은 또 다른 나라 오스트리아도 130여년전에 흩어져 있는 묘지를 모두 한 곳에 모으는 등 국토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4代가 한자리에 4층 구조의 다단계 묘지에 함께 묻히기도 한다. 물론 가로 세로 1.4m 넓이 밖에 허가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효율적으로 땅을 절약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공자님의 말씀 중에 장례의 핵심은 고인을 진정으로 추모하는 예절이라는 가르침이 된다고 말씀하셨다.

독한 50도 보드카를 즐겨 마시는 술이 센 러시아 사람들도 장례식장에서는 엄숙한 마음으로 예의를 갖춘다고들 한다.

장례식 발인날 고인의 집에서는 조문객들을 위하여 점심을 차려서 대접하는 정도라고 한다. 술을 마셔도 보드카 두 잔 정도이다. 그 이유로는 상 중에는 망자의 혼이 구천을 맴돌면서 내려다 본다고 여겨 음주와 유흥을 삼가고 엄숙하게 고인의 명복을 기리는 풍습이 대다수 나라들의 풍습들이다.

우리나라 옛 속담에 정승집 개가 죽으면 문전성시지만 막상 정승이 죽으면 문상객이 없다는게 현실적인 일이라고 할지라도 이제는 문상객으로써의 자세와 흥청망청 장례식장의 풍습도 바꾸어져야만 되지 않을는지 고인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와 추모의 정을 상주와 문상객이 서로가 나누어 갖는 것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인간들의 삶에 대한 예의와 도리가 아닌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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