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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을 전후하여 아버지의 자리를 생각해 본다.

군위신문 기자 입력 2008.05.04 20:13 수정 2008.05.04 07:57

어버이날을 전후하여 아버지의 자리를 생각해 본다.

↑↑ 황성창 씨 (부산 군위농산 대표)
ⓒ 군위신문
계절의 여왕이라고 하는 가정의 달 5월을 수필가 피천득 선생은 “하얀 손가락에 끼여 있는 비취 가락지”와 같다고 했다.
5월5일은 어린이 날이고 5월8일은 어버이 날이며 5월14일은 부부나 연인들이 5월의 꽃 장미를 주고 받으며 서로에 대한 애정을 확인한다는 로즈데이(Rose-Day)다.

5월15일은 스승의 날이며 5월21일은 부부의 날이기도 하고 인생을 시작하는 성년의 날로 겹겹이 인연으로 얽힌 날들 중에서 어버이날에 아버지 자리를 생각해 본다.

살기 위해 노력하고 먹어야 하는 산업화 시절의 아버지는 가정에서 든든한 버팀목으로 경제력의 중심에서 가족간의 중요한 일을 결정하면 모든 가족이 일사분란하게 그뜻을 받드는 미덕을 불문율로 생각했다.

또 아버지라는 자리는 단순한 가정의 가정이 아닌 사회의 기둥이자 구심점으로 아버지 자리는 권위의 상징이요 존경하는 대상이었다.

그러던 아버지 자리가 근래에 와서 대부분 맞벌이 가정으로 더 이상 아버지의 경제력에 만 의존하지 않는 자립형 경제관으로 바뀌면서 경제 주도권의 열쇠를 아내에게 자연스럽게(?) 이관되면서 남자는 하늘 여자는 땅이라고만 생각하던 고집에서 가부장적 절대 권위가 한세대의 끝자락에서 낭떠러지로 추락하고 말았다.

시류에 적응하지 못한 인과응보인지 요즘에는 아버지와 가족간의 대화가 단절되기도 한다. 아버지 나름대로 사리와 가치의 판단기준이 맞다고 생각하는 의사표시임에도 가족들의 반응은 「요즘 그렇게 안해요」, 「그런 것은 옛날이예요」라든가 「아버지는 몰라도 되요, 우리가 알아서 할께요」라고 아버지를 위하는 말인지 알수는 없지만 거침없이 토할 때 그 말을 들어야 하는 아버지는 정말 서운하고 어두운 마음으로 거울 앞에서 자신과 마주해 본다.

이마에는 깊은 주름이 계곡같고 윤기없이 푸석하게 바래버린 귀밑 흰머리가 엉성한 아버지 자신의 모습이 너무나 왜소하고 어깨가 축 처진 여윈 얼굴에서 가족으로부터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는 듯한 불안한 느낌으로부터 고독과 소외에서 탈출하는 깊은 오직 아버지 사고에 대한 적절한 변화가 필요함을 느낀다.

지난날에 사소한 가족사안이라도 독선적이고 일방적으로 결정하던 것을 아버지의 권위라고 생각하는 낡은 고정관념에서 가족 각각의 의견을 존중하고 경청하며 공동참여하는 새로운 사고의 가정문화로 의식변화가 있어야 할 것 같다.

아버지는 가슴을 빗장으로 굳게 닫아 마음속에 보석같은 감성을 차곡차곡 쌓아둔 채 표현하지 않는 것이 마치 아버지의 권위인냥 생각하던 것을 모든 가족에게 고마운 것은 고맙다, 잘한것은 잘했다고 칭찬하고 격려하는 열린 마음을 아낌없는 큰 사랑으로 가족에게 가까이 마주할 때 지금 마음속에 갈등으로 느끼는 고통과 시련의 위기를 맞이한 아버지 자리를 아버지 스스로가 노력하는 현명한 지혜만이 가족으로부터 존경과 신뢰를 받는 「참 아버지 자리」가 되도록 금년 어버이날에 가슴으로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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