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more
인물 독자마당

/ 기자수첩 / 재래시장 활성화는 곧 우리의 삶이다.

군위신문 기자 입력 2008.09.03 13:23 수정 2008.09.03 11:55

/ 기자수첩 / 재래시장 활성화는 곧 우리의 삶이다.

↑↑ 대구일보 배철한 기자
ⓒ 군위신문
장터는 농토, 바다와 함께 오래전부터 이 땅을 살아온 수 많은 사람들의 3대 삶의 터전이었으며, 생명의 젖줄이었으며, 문학적 상상력의 고향이다, 최근 자본력을 앞세운 선진유통업체의 무차별적 진입으로 재래시장이 고사 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이것은 곧 수 많은 주민들의 생활기반 붕괴와 직결되는 중대한 사안이다.

평상시 간이역과 같은 장날만 되면 군위읍내가 비좁을 정도로 복잡하다. 닷새마다 들어서는 전형적인 농촌 정기 재래시장으로써 지역에서 생산되는 고추, 마늘, 양파, 포도, 각종 버섯, 가지, 토마토, 오이, 잡곡 등 모든 농산물을 비롯해 의성, 영천, 포항 등 인근 농수산물과 각종 생활필수품이 한 자리에 모여 찾는이들의 마음을 풍요롭게 한다.

대도시의 백화점과 할인마트로 한 때는 쇠락하기도 했지만 인근 시장의 쇠락으로 군위재래시장은 최근들어 활성화 되어가고 있다. 대구·칠곡 등 인근 도시 주부들도 철마다 싱싱한 농산물을 구입하기 위해 이 곳을 즐겨 찾는다. 장날이면 시장주변은 물론 읍시가지 500여m 도로변이 새벽부터 상인들의 자리다툼도 만만찮다. 특히 시장안에는 차츰 사라져가는 대장간과 옹기점이 눈길을 끈다. 우시장(소) 또한 인근 시장의 폐쇄로 거래가 활발한데 밀고당기는 흥정으로 왁짜지껄한 소리에 새벽이 열린다.

특히, 그야말로 먹거리, 볼거리, 살거리가 지천이다. 대구에서도 일부러 그 맛을 잊지 못해 사러오는 닭발에다, 꼬부랑 할매가 뜸뿍 말아주는 닭개장 잔치국수, 포항에서 직공수한 전어, 도다리회 한 접시면 장에서 만난 사돈간의 회포도 절로 풀려진다. 구수한 냄새가 구미를 당기게 하는 돼지국밥에다 막걸리 한 사발이면 친구, 이웃간의 우정도 싹트는 군위재래시장.

이 곳에 오면 장단지도 사고 농사에 쓰이는 농기구, 각종 연장 등 없는 것이 없다, 고등어, 칼치 한손이면 가족들의 입맛을 돋운다. 한 움큼 더 퍼주는 시골인심, 그야말로 인정이 넘치는 아늑한 고향내음이 나는 군위5일장, 가족과 함께 한 바뀌 둘러봄직 한 곳이다.

몇 일 후면 고유의 명절 추석이다. 차례상을 차리고 풍성한 음식을 고향을 찾은 가족들에게 내 놓기 위해 장을 본다. 하지만 요즘 대형할인점이 늘어나면서 농촌의 젖줄인 재래시장 이용이 뜸하다, 내가 땀흘려 농사지은 곡물을 내다 팔면서도 손쉽고 편하게 구입할 수 있는 대형할인점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재래시장 활성화는 곧 우리네 농민들이 잘 사는 길이다. 다가오는 추석부터는 너도나도 5일장을 이용해 우리 살림살이도 늘리고 풍요로운 복지농촌 건설에도 앞장서 보자.


저작권자 N군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