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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수첩 / 각종 행사, 기관단체장 소개판이 되어서야

군위신문 기자 입력 2008.10.06 09:39 수정 2008.10.06 09:37

/ 기자수첩 / 각종 행사, 기관단체장 소개판이 되어서야

↑↑ 대구일보 배철한 기자
ⓒ 군위신문
어느 지역이나 마찬가지겠지만 군위지역은 유별나게 행사진행에 있어 간단간단한 묘미가 없다.
연중 행사로 신년교례회를 시작으로 군민체육대회 등등, 심지어는 마을회관 준공식까지 행사를 치루다보면 일년이 어느새 훌쩍 지나간다. 행사에는 어김없이 참석한 기관단체장을 비롯 유지분들 소개가 이어지는 것이 민선이후 관행적으로 진행돼 오고 있다. 이전에는 5대 기관장(군수, 교육장, 경찰서장, 농협중앙회군지부장, 노인회장) 소개 및 축사, 격려사에 이어 행사가 곧바로 진행됐다.

그러나 풀뿌리기초의원, 민선자치단체장 시대가 도래하면서 수십여명의 인사들 소개로 행사 분위기는 초장부터 김이 샌다. 표를 먹고사는 인사들은 참석했는데도 행여나 잘난 내 이름 석자가 불려지지 않을까 노심초사다. 행사진행자가 실수로 잘난 이름 석자를 불러주지 않을 경우, 괘심죄에 휘말려 곤욕을 치르게 된다.

행사에 참석한 유지(군민들이 흔히 빗대어 말하는 기름종이)들은 비가 오는지 눈이 오시는지, 날씨가 더운지 추운지 모른다. 행사야 해당 주최측이 치루는 것이지 자기들은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고 자신이 참석했다는 것을 알리면 되는줄 안다. 고추가 탄저병에 걸려 썩는지, 나락이 비바람에 자빠지는지, 자신들과는 무관한 것 같다.

이래저래 군민들만 봉이다. 까지꺼 내 왔는거 다 아는데 꼭 이름을 불러야 하나, 이렇게 마음편히 먹으면 좋으련만, 대다수가 그렇지 않다는게 문제다, 때문에 행사는 자연적 지연된다. 고로 진행자들과 참석한 군민들은 짜증이 난다. 가물어서 배추밭에 물도 뿌려야 하고 비가오면 참께가 걱정이고 말려놓은 고추도 걱정이고, 짐승들 밥도줘야 한다. 이런 바쁜 와중에도 주민들은 시간을 쪼개 군민이 단합하고 화합하는 행사에 내가 빠지면 될 소리냐며 너도나도 참석해 행사장을 빛낸다.

오는 10월 8일 군위대군민의 날 행사에서는 기관단체장들의 깊은 이해가 있기를 바란다. 행사진행측도 이들의 눈치를 보지 말고 주관적인 행사 진행을 했으면 한다. 모처럼 대군민 화합·단결하는 자리, 풍년가와 함께 군위군민들의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퍼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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