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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 노총 노인데들 정말 안쓰럽다 "

군위신문 기자 입력 2008.10.23 11:41 수정 2008.10.23 11:40

기자수첩- " 노총 노인데들 정말 안쓰럽다 "

↑↑ 대구일보 배철한 기자
ⓒ 군위신문
“아이고 허리야, 참말로 힘들어 죽을데이”
본격적인 농번기를 맞으면서 노인네들을 만날 때 마다 근황을 물어보면 이구동성으로 “힘들어 죽겠다”는 말로 하소연이 시작된다.

군위군은 전국에서도 노인인구가 가장 많은 곳으로 손꼽히는데 움직일 수 있는 노인들은 모두다 수확의 들판에서 만날 수 있다, 벼 수확을 비롯해 마늘, 양파 심기, 사과따기 등 풍요속에서도 가장 힘든 시기다, 여기다가 길·흉사까지 겹쳐 이중고를 격고 있는 실정이다.

자식들이 보내준 용돈으로 생활이야 연명하겠지만 땅을 두고 놀릴 수 없는 것이 예로부터 ‘천하지대본’을 고집해 온 우리네 농촌 현실이다, 특히, 최근 사회 전반적으로 경제불황이 지속되면서 객지로 나간 자식들이 어려움에 처해지자 노인네들은 농사일을 더욱 포기할 수 없는 형편이다.

차를 타고 지나다보면 노부부가 뙤약볕에서 힘겹게 일하는 모습을 보면 자식으로서 안쓰럽기 그지 없다. 반면 논뚝에 앉아 정담을 나누며 새참을 먹고 있는 모습을 보면 고향의 정겨움이 절로 묻어난다.

젊은이들도 힘든 농사일인데 노인네들의 농사일이 힘든 것은 당연한 것이다, 더욱 힘든 것은 요즘에는 영농기계화가 되면서 트랙타, 콤바인, 이앙기 등이 없이는 농사를 지을 수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비교적으로 규모가 작은 농지를 경작하는 노인들은 기계를 기다리려면 한없이 농기계를 갖춘 젊은 사람들의 눈치를 봐야만 한다. ‘이웃 처녀 믿다가 장가 못간다’는 옛말도 있듯이 기계 돌아오기만 기다리다가 끝내는 내손으로 논·밭갈고, 심고, 수확을 해야 한다, 젊은이들이 짬을 내어 해주면 좋으련만 이들의 사정도 여의치 않다, 자신들의 농사에다 수천만원이 넘는 농기계값을 빼려면 돈되는 큰 논자락부터 해치우는게 순서일 것이다.

하지만 비록 돈안되고 작은 논자락이지만 자식된 도리로서 내 부모를 생각하듯이 이웃 노인네들의 사정을 봐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더불어 사는 사회, 인정이 넘치는 농촌, 평생을 농사지어 자식들 키워온 노인네들의 늘어만 가는 주름살을 보며 우리는 이들의 처지를 보고만 있어서는 아니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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