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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노인들 겨울나기에 앞서…

군위신문 기자 입력 2008.11.05 11:50 수정 2008.11.05 11:43

/기자수첩/ 노인들 겨울나기에 앞서…

↑↑ 대구일보 배철한 기자
ⓒ 군위신문
“올 겨울은 또 어떻게 보내노 걱정이데이”
따사로운 봄날, 그 무덥던 여름, 풍요의 계절 가을이 지나고 연중 가장 지내기 힘든 겨울이 성큼성큼 다가오면서 외로운 노인네들은 겨울나기에 벌써부터 걱정이 태산이다.
비교적 잘 살면서 자식들과 함께 사는 노인들은 따뜻한 안방에서 며느리가 정성껏 지어올린 따뜻한 밥상을 받으며 포근한 겨울을 보내겠지만 홀로사는 노인들은 당장 땔꺼리와 난방이 걱정이다.

군위군은 전국에서도 가장 노인인구가 많은 곳으로 손꼽히고 있다. 여기다가 대부분 노인들은 홀로지내는 독거노인들이다. 농촌지역 이들의 사정은 말하지 않아도 불을 보듯 뻔한 형편이다. 때문에 겨울이면 경로당이나 마을회관에서 서로를 의지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밤 8시~10시 사이에는 난방비 절약을 위해 각자 집으로 흩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어두깜깜한 집에서 반기는 것은 역시 위풍이 몰아치는 냉골방과 언제인가 모르게 들여 놓은 아주 작은 텔레비젼 뿐, 그래도 객지로 나간 자식들이 마련해준 전기매트가 있는 노인은 행복한 편이다. 하지만 이들도 전기세를 아끼기 위해 한기가 느껴지는 냉방에서 기나긴 겨울밤을 지새우는 노인네가 많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의흥면 모 동네에서는 지난 겨울에 냉방에서 한 할머니가 숨진체 몇일만에 발견돼 소식을 듣고 달려온 자식들은 물론 이웃사람들을 안타깝게 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무슨 사연이 있어서일까, 우리는 여기서 깊은 생각을 해 봐야 할 것 같다.

군위군은 70여%나 되는 노인인구가 많은 만큼 노인들을 위한 다양한 복지정책을 세우고 많은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적은 예산(군전체)으로 모두가 풍족하게 생활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겨울을 편하게 지낼 수 있게 예산을 좀 더 할애해 주었으면 하는 대목이다.

우리나라 전체 노인인구도 세계적인 만큼 노인복지정책이 우선적으로 필요하지만 아직까지는 많이 부족하다. 정부차원의 대책이 아쉬운 실정이다.

부락단위 각 마을을 방문하다 보면 요즘 들어 노인들의 안위가 걱정된다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군위군이나 동네에서 노인들을 위해 노인정, 마을회관에 지원을 아끼지 않지만 부족하단다. 주민들 이야기는 겨울 한·두달간 만이라도 노인들이 합숙하며 편히 지낼 수 있도록 하는 지원대책이 따른다면 노인들이 외로움도 달래고 객지로 나간 자식들이 마음놓고 생업에 전념할 수 있다는 견해다.

연말연시가 되면 지방자치단체나 기관·사회단체에서 김장김치다, 라면이야, 쌀이야 풍족하지는 않지만 마구 들이민다. 하지만 난방비가 제일 걱정이다. 군위군 각 단체와 주민, 출향인들이 인재양성을 위해 교육발전기금을 앞다퉈 기탁하고 있다. 참으로 칭찬할 만한 일이다. 이러하듯 평생 고향 군위를 지켜온 세월로 허리가 꼬부라진 외로운 노인들을 위해 이제는 무언가 해야한다. 의무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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