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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게 산다는 것’

군위신문 기자 입력 2009.02.19 14:22 수정 2009.02.19 02:30

‘답게 산다는 것’

부산시 참사랑 교육신문 주필 박종영


↑↑ 박종영 주필
ⓒ 군위신문
얼마 전 저녁뉴스에 80대 할머니가 이혼소송을 제기해서 승소했다는 기사가 나왔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 연세에 이혼을 다 할까 하는 생각도 잠시, 할머니의 굽은 등을 보는 순간 꼭 그렇게까지 하는 안타까움이 먼저였다.
설 연휴가 지나고 나서 이혼율이 급증한다는 소식을 듣고 있던 터라 그런지 더욱더 씁쓸했다.

어제는 아들 유학비 걱정으로 스스로 목숨을 놓아버린 한 어머니의 사연을 듣고 어쩐지 남의 일 같지 않아 마음이 짠했다.
21세기형 기러기 아빠들의 안타까운 사연, 한창 인기 있는 젊은 연예인들의 자살소식까지, 각종 신문 방송에서 들려주는 사건사고소식은 우울한 애기들로 채워지고 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자신만 행복하다고, 또는 불행하다고 느끼는 사람들로 넘쳐나는 것 같다.
모든 열정있는 정보들은 각종 사건 사고가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니 말이다.
자고 나면 또 어떤 일들이 일어났고, 일어날지 도 모르는 상황에서 꼭 남의 일만으로 여겨선 안되는 상황이 오고야 만 것이다.

요즘 우리 사회의 가장 큰 관심은 돈 아닐까?
어떻게 하면 부자가 될 수 있고, 또 어떻게 하면 남보다 더 큰 평수의 아파트에 살 수 있을 지 온 사회가 함께 고민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안타까운 현실이다.
아파트가 들어서는 곳에 어김없이 떳다방이 나타나고, 분양권 당첨을 노린 투기꾼들이 줄을 선다.

내 집 마련의 꿈을 간직하고 열심히 살아온 다수의 서민들은 늘 기다리고 또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 이제는 아이들도 ‘너 몇 평에 살아’하고 묻는 다고 하니 참 답답할 노릇이다.
정작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정신의 건강함은 멀리하고, 물질인 돈의 많고 적음에 따라 대우가 달라지는 사회이다 보니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늘어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각종 재테크 서적, 성공을 부른다는 원칙들이 대접받고, 어른들은 모이면 누가 주식으로 얼마를 벌었다더라, 또 누구는 어디에 땅을 사서 그 땅이 몇배로 올랐느니 하는 말로 돈 가치를 올리고, 아이들은 어떻게 하면 성적이 잘 나와서 좋은 대학에 들어 갈 수 있을까 늦은 밤까지 씨름하느라 여념이 없다.

어떤 결정을 할 때 자신에게 맞는 최선의 선택을 하려면 따뜻한 마음과 냉철한 정신을 가져야 할 터 인데, 우리 사회는 냉철한 정신은 강조하면서도 따뜻한 마음은 좀 멀리 두고 있는 것 같아 답답할 따름이다.
우리가 찾아다니는 행복의 진짜 이름은 무엇일까? 국어사전에는 행복을 ①복된 운수 ②마음이 차지 않거나 모자라는 것이 없어 기쁘고 넉넉하고 푸근함, 또는 그런 상태라고 정의하고 있다.

궁극적인 행복이란 자신의 마음먹기에 달려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자신이 지금 서 있는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스스로 답게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한다면 행복의 조건이 그리 멀리 있는 것만은 아닌 것이다.
그렇다면 나보다는 우리를 먼저 생각할 때 자신의 행복지수도 올라가지 않을까?
나를 행복하게 하는 일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아야 하겠다. 빨리, 더 빨리 앞으로 나가기 전에 내실을 먼저 쌓아야 되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답게’ 산다는 것이 타인에겐 바보처럼 보일지라도 ‘답게’ 사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자연히 나는, 나만은 행복하다는 또는 불행하다는 사람들보다는 우리는 같이 행복할 것이고, 불행도 멀리 떨쳐버릴 수 이지 않을까?
각자가 마음가짐을 ‘답게’ 한다면 세상을 보는 눈빛이 벌써 달라질 것이다.
그리고 어느새 입가에 미소가 떠오르지 않을까?
바쁘게 걷던 걸음을 멈추고 잠시 숨을 고르며 상상해 보시라.
사람 냄새 나는 가까운 미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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