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청장 김재수)에서는 새로운 과수원을 개원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과 묘목을 구하는 시기를 맞이하여 품종을 선택할 때 고려해야할 사항을 정리하여 발표했다.
농촌진흥청 백봉렬 연구사는 사과 품종은 심을 때 한번 결정하고 나면 중간에 다른 품종으로 바꾸기가 어려우므로 과수원의 지역적인 특성, 면적, 수확기, 수분(受粉) 관계 등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검토한 후 선택해야 한다고 하였다.
재배 예정 지역에 적합한 품종이 무엇인가 심사숙고 한다.
사과는 재배환경, 특히 기후조건(위도, 표교)에 따라 품질이 크게 달라지고 생리장해나 병해충 발생 정도가 달라진다. 예를 들면 위도가 높거나 표고가 높은 지역은 착색이 잘되지만 신맛이 강해지므로 신맛이 강한 품종은 위도나 표고가 낮은 지역에서 재배하는 것이 유리하다. 즉 재배지역에서 우량품질이 발현되는 품종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재배면적을 감안하여 몇 가지 품종을 선택할 것인가 결정한다.
적은 면적에 많은 수의 품종을 심을 경우 병해충 방제 등 작업관리가 매우 어려워질 수 있다. 반면 재배 면적이 넓은데도 한 두 품종만 심으면 적과나 수확작업 등이 일시에 몰리기 때문에 노동력 분산차원에서라도 수확기가 서로 다른 몇 가지 품종을 선택해야 한다. 3,300㎡(1,000평) 이내라면 2품종 내외, 1ha(3,000평) 이하라면 3품종 내외, 1ha 이상 재배규모가 크면 4~5품종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수확기를 감안하여 품종별 구성비율, 주력품종을 결정한다.
수확기별 품종구성 비율은 농가별 재배규모나 지역별, 작목반별 출하 전략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어느 시기에 수확되는 품종을 주력품종으로 할 것인가를 고려한다. 다른 과종이나 다른 작물 또는 축산 등 복합영농을 할 때 서로 노동력이 겹치지 않도록 주품종을 조생종 혹은 중생종으로 할 수도 있다. 대체로 재배규모가 1ha 이상이라면 조생종 10~15%, 중생종 30% 내외, 만생종 50~60% 정도로 하는 것이 무난하다.
어느 정도 재배경력을 가진 품종을 선택한다.
신품종은 재배적인 특성이 완전히 파악되지 않았기 때문에 막연한 기대감만으로 품종을 선택하면 자칫 예기치 못한 피해를 볼 수 있다. 요즘 들어 외국으로부터 많은 품종이 무분별하게 도입되고 있는데, 과실의 외관만 보거나, 현지 종묘상의 말만 듣고 품종을 선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국내 적응성을 검토하지 않고 보급하는 품종은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사과는 기상이나 토양조건, 재배방법에 따라 착색이나 과실크기, 생리장해발생이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반드시 국내적응성이 검토되어 재배기술이나 장단점이 파악된 품종을 선택하는 것이 안전하다.
수분(受粉) 관계를 알아본다.
사과는 타가수정작물이기 때문에 반드시 서로 다른 품종을 섞어 심어야 안정적인 결실을 기대할 수 있다. 일부 품종 사이에는 서로 교배가 되지 않는 품종도 있으므로 수분관계를 확인하여 심는다. 최근에는 수분수용 꽃사과가 선발되어 있으므로 꽃피는 시기가 비슷한 품종을 선택하여 이용한다. 꽃사과는 2~3품종을 섞어 심되 주품종의 10% 정도 비율로 심는다. 개화기가 이른 품종(홍로 등)에 적합한 꽃사과는 ‘만추리안’, ‘옌타이’, ‘호파에이’, ‘센티넬’ 등이 있으며, 개화기가 늦은 품종(후지 등)에는 ‘프로페스 스프렌져’, ‘아트로스’, ‘아담스’, ‘SKK14’, ‘SKK16’ 등이 있다. 또한 무측지 품종인 ’메이폴‘과 ’투스칸‘도 수분수용으로 이용가능하다.
사과나무를 심기 수개월 전에 품종을 선택하고 묘목을 확보해 둔다.
사과나무는 대개 가을심기와 봄심기 등 2시기에 하게 되는데, 봄심기가 관리측면에서 유리하다. 가을에 묘목을 구입하여 비닐로 포장을 한 후 저온 저장고에 보관하여 이듬해 봄에 심으면 활착률을 높일 수 있다. 또한 심는 시기가 가까울 때 묘목을 구입하려고 하면 원하는 묘목을 구할 수 없는 경우가 많으므로 적어도 1개월 전에 품종선택과 묘목을 구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