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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들의 겨울방학은 봄을 준비한다”

군위신문 기자 입력 2009.12.28 17:28 수정 2009.12.28 05:33

“어린들의 겨울방학은 봄을 준비한다”

↑↑ 오현섭 교감선생님
ⓒ 군위신문
성탄절 날 학교 담장을 사이에 둔 작은 교회에 초대되어 갔다.
목사님의 9인승 봉고차로 3차례나 모시고 온 성도가 할머니들 열 명과 우리 학교 아이들 15 명이 전부입니다. 사목님이 피아노를 치고 아이들이 캐롤송을 불렀다. 교회 가운데 작은 난로가 하나 온기를 보듬어 주고 있지만 설렁하고 냉기가 가득했다. 지휘자도 없이 피아노 반주를 하시는 사목님도 연신 시린 손을 비볐다.

예배를 마치고는 한 방에 가득 둘러 앉아 떡국을 나눠 먹었다. 연세가 아흔이 넘은 할머니와 유치원 2명 등 스물 댓 명의 성도들이 모인 자리이지만 따스한 목도리를 둘러 댄 것보다 정다움과 아름다움이 있었다.

작디작은 시골교회의 아이들은 모두 우리 학교 학생들이다. 나눌 줄 알고 배려할 줄 아는 고사리 손의 아이들이지만 가슴마다에는 제 각기 다른 꿈과 희망을 지닌 밝은 아이들이다.

봄을 준비하는 겨울이다. 사람의 일생도 계절로 나누어 본다면 우리 아이들의 시기가 바로 봄이다. 씨 뿌리는 봄이 있듯이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씨 뿌림과 싹을 키우는 시기가 봄이라 할 수 있다. 훌륭한 피아니스트가 되기 위해서는 어렸을 때부터 어깨와 온몸이 쑤실 정도의 노력과 연습이 있어야 하고, 박찬호나 김연아 같은 멋진 선수도 오랜 기간에 걸친 피나는 노력에 의해 탄생되고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먼 훗날의 목표가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봄부터 결실을 거두는 그 순간까지 끊임없는 노력과 연습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꿈은 이루어진다고 하지 않았는가? 노력하는 자만이 거둘 수 있다는 작은 진리이다.

이 겨울에도 나무의 싹들은 새 봄에 싹틔울 준비를 끊임없이 하고 있다. 아이들의 희망의 싹도 틔울 수 있도록 준비하고 노력하는 방학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움 추린 겨울이 아니라 숨쉬고 꿈틀대고 요동치며 새 봄을 준비하는 만물의 이치를 우리 아이들에게도 알려 주고 우리도 준비하는 방학을 보낼 수 있었으면 한다. 봄을 준비하는 겨울이듯이 아이들의 희망의 싹을 키우는, 봄을 기다리듯 준비하는 방학을 보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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