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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향우소식

군위출신 대구교동시장 옷가게 사장 김태식씨

군위신문 기자 입력 2010.01.18 21:49 수정 2010.01.21 02:52

사회에 자원봉사 희망을 일구는 아름다운 천사

↑↑ 김태식 씨
ⓒ 군위신문
대구 교동시장에서 30년 전부터 옷가게를 운영하는 김태식(57)씨는 자신의 직업을 묻는 사람에게 옷가게 사장보다는 ‘사회 봉사자’로 답한다.

김씨의 일터는 말이 좋아 옷가게이지 10평 남짓 한 허름한 가게에 추위를 막을 문도 없다.
“올해는 유난히 추워 가게 안에 있어도 볼이 얼얼해요”라며 너털웃음을 짓는 김씨는 소박한 옆집 아저씨다.

한 달에 두 번은 날을 정해 아침 일찍 나와서 교동시장 일대를 청소한다. 거리가 지저분해지면 정해진 날이 아니더라도 수시로 청소한다고 했다.
“얼마 전 눈이 많이 왔을 때 ‘집 앞 눈 쓸기’가 잘되지 않아 안타까웠어요. 가게 앞과 집 주위 눈을 치웠지만 골목길에 쌓인 눈을 저 혼자 다 치우기에는 힘겨웠죠. 지금도 쌓인 눈을 보면 모두가 조금만 봉사하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데 안타까워요”라며 씁쓸해했다.
그는 유년기와 청년기를 지독한 가난 속에서 보냈다.

“17살이 되던 해 고향 군위서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단돈 500원을 들고 대구로 왔어요. 대구서 음식점 배달부, 이발소에서 머리감기는 일을 하다 교동시장 한 옷가게 점원으로 정착하게 됐어요”라며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김씨는 이 시기를 돌이키며 “정말 악착같이 돈을 모았죠. 지긋지긋한 가난이 싫었어요. 돈이 없어 중학교도 마치지 못하고 대구로 올라와 그토록 먹고 싶던 자장면 한 그릇 마음 편히 먹지 못하고 돈을 모았어요.” 그는 교동시장 점원 일을 시작한 지 5년 만에 지금의 옷가게를 차렸다. 김씨의 선행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내 가게가 생기고 나니 나 보다 어려운 이웃들이 눈에 들어왔어요. 지금도 교동시장 주변에 많은 어르신들이 어렵게 사시지만 그 때는 정말 힘든 분이 많았어요.”
봉사활동을 시작하면서 김씨는 어려운 이웃들에게 쌀과 옷을 나눠주기 시작해 지금까지 이웃들을 위한 나눔의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그는 절약이 몸에 배어있지만 힘든 이웃에게는 그렇지 않다. “구두쇠 소리를 들을 만큼 단돈 100원도 아끼지만 힘든 분들께 드리는 용돈은 아깝지 않아요. 돈을 잘 쓰면 버는 재미보다 더 크죠.”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은 지금은 연락이 끊겼지만 20년 전 가게에서 손님으로 만난 사람이다.

당시 단골손님이던 그는 전과 12범으로 수시로 교도소를 드나들었다. “좋은 말도 많이 해주고 돈이 없으면 용돈도 주고 했는데 계속 범죄를 저질러 감옥에 자주 갔어요. 더 많은 관심을 가졌다면 바르게 살 수 있었을 텐데”라며 말을 잊지 못했다.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지 못한 것이 김씨 스스로에게는 마음의 짐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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