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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바닷가 비망록」

군위신문 기자 입력 2010.08.17 17:08 수정 2010.08.17 05:14

「해운대 바닷가 비망록」

↑↑ 황성창 씨
ⓒ 군위신문
「꽃피는 동백섬에 봄이 왔건만, 형제 떠난 부산항에 갈매기만 슬피우네. 오륙도 돌아가는 연락선마다 목메어 불러봐도 대답없는 형제여. 돌아와요 부산항에 그리운 형제여」

가수 조용필이 부른 이 노래가 노랫말비로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길 e-파란공원 해변 산책로에 세워져 있다.
새벽안개 자욱한 해운대는 신라 최고의 문장가인 고은 최치원 선생의 자 해운(海雲)에서 유래되다.

선생께서 벼슬을 버리고 가야산으로 가던중 해운대에 들렀다가 해운대 달맞이 절경에 심취되어 떠나지 못하고 하루를 머물면서 동백섬 안쪽 암벽에 해운대라는 세글자를 암각한게 이곳의 지명이 되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지금의 해운대는 부산의 문화관광특구 지정 지역으로 천혜의 자연경관과 바다와 구름에 어우러져 그 절경이 대한팔경에 포함되고 있으며 2008년에는 해운대 백사장에 설치된 파라솔 수가 7,937개나 되어 기네스북에 기록이 공인 받기도 했다. 올해는 6,300개 정도를 설치 하얀 백사장에 알록달록한 파라솔이 숲을 이뤄 그 광경이 이채롭고 무척 아름다웠다.

더욱이 금년에는 해운대를 찾는 피서관광객들을 위한 행사로 제15회 부산 바다축제기간을 설치하여 대규모 특설공연장을 마련하여 슈퍼 콘서트와 뮤직 페스티벌이 공연되고 국제비치 스케이트 보드대회에서 배출하는 묘기를 구경할 수 있었다.

이에 바다 축제에 친구를 초대하기로 하니 논어에 나오는 공자의 말씀 「지자요수 智者樂水요 인자요산 仁者樂山이라」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하고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한다고 했으니 우리가 유년시절에는 마을 앞뒤 청산만 보고 자랐으나 좋아해 보지 못한 것은 강이나 바다를 쉽게 접하지 못했기 때문에 틀림없이 바람따라 푸른물결 파도치는 여름바다를 좋아할 것 같아 다행히 부산에 살고있는 내가 피서지인 해운대로 친구를 초대했다.

입추를 앞세우고 뒤따르던 말복 폭염이 초대를 받고 부산에 온 나의 귀한 친구를 30도를 웃도는 가마솥 불볕더위로 작열하는 태양열로 덮쳤다.
폭염의 맹위를 피해 일행을 얼른 예약해둔 콘도에 여장을 풀게한 후에야 비로소 친구들이 도착했구나 하는 실감을 느꼈고 우리나라의 최남단 해운대를 먼거리로 인해 초대를 쉽게 받아들이기가 고심스러웠을것인데도 우정으로 나의 초청에 화답해준 친구가 고마워 환한 웃음으로 맞았다.

해운대 관광안내소를 중심으로 동쪽에는 대한팔경 해운대 달맞이 언덕이 있으며 서쪽 동백섬에는 2005년 APEC정상회의때 고 노무현 대통령이 APEC정상들과 누리마루 APEC하우스에서 우리네 한복을 입고 기념촬영하던 모습이 아련한데 지금은 관광명소가 되었다.

동서의 갯바위를 잇는 해안선은 바닷물이 세월의 휘몰이 장단에 맞춰 파도가 밀려오고 빠져나가면서 만들어 준 초승달 모양의 천오백미터 가량의 바닷길따라 백사장이 만들어진 것 같다. 바다 바로 보이는 곳에 부산의 상징 오륙도가 보이고 그 가까이에 국내 최장 해상교량 광안대교가 있어 그 사이를 운항하는 관광 유람선으로 해안의 절경을 한눈에 볼 수 있고 더먼 남쪽 하늘과 바다를 수평선에 묶어놓은 지점에는 청명한 날에는 대마도가 보일 듯 말 듯 한다.

바다구름(海雲)이 파도치는 언덕 위를 지나 수평선 넘어 온통 푸른 빛의 바다가 바람결에 출렁이며 부서지는 파도에 매혹되어 사랑하는 사람, 생각나는 사람이 모여 하루에도 60만명의 피서인파가 해운대 바다를 찾으니 그야말로 물반 사람반이니 해운대 바다를 인해(人海)라는 또다른 이름으로 불러야 할 것 같다.

이글거리는 해가 구름에라도 가려지기를 바랐는데 어느듯 서산으로 넘어가고 달 없는 밤의 어둠이 백사장을 깔고 않으니 그토록 출렁이던 파도는 간 곳 없고 썰물 밀물이 갯바위만 스치면서 쉬어가는지 밤 파도는 조용히 표류하는 소리로 들릴뿐이다.

바다는 세상 모든걸 거부하지 아니하고 받아들이는 포용의 큰 공간처럼 보인다.
그래서 사람들이 속넓은 사람을 바다같은 사람이라고 하는가 보다.
밤이 되어도 바다의 습한 공기가 해안길을 걷는 나의 바지랑 속으로 올라 가던 길을 멈추었다.

넓은 야외 무도장에서 흐르는 리듬에 살사춤을 앞뒤로 온몸을 찰랑찰랑 물결치듯 현란하게 춤을 추는 춤판속으로 나의 친구들도 양손을 어깨만큼 가늘게 올리고는 살사춤을 추는데 옆모습이 아직도 젊고 아름답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유혹의 무도장을 빠져나와 얼마큼 가는데 해안을 끼고있는 노천가든에 들러 3인조 라이브밴드 콘서트의 경쾌한 연주를 들으면서 밤하늘 밑 바닷가에서 마시는 맥주에 진달래(진하고 달콤한 내일을 위하여) 건배구호로 술잔을 부딪칠때 맥주의 향이 또 다른 일품인걸 느꼈다.

해운대 해변의 즐거운 밤풍경에 취한것도 순간으로 지나가고 밤바다 하늘정원이 있는 곳에서 온밤을 지세우고 이른 새벽을 맞았다.
이별은 해야할 친구의 얼굴에 눈빛으로 말을 보냈다. 친구야 잘가라 그리고 건강해라.

인생은 해안선 같은 것인데 느리고 충만하게 편협함이 없이 둥글게 사는 법을 나누면 얼마나 좋겠는가. 따스한 손 마주 잡고 해변을 걸었던 오늘이 그리워지는 날에는 그리움을 찾으러 바다로 갈것이다. 내가 그리워 지는 친구의 얼굴이 해운대 바다와 하늘사이를 둥둥 떠오를때는 바다로 달려가 추억을 붙들고 세상사 넋두리를 할꺼다.

친구와 보낸 1박2일의 해운대 바다이야기를 흐르는 세월도 멈추는 곳 추억의 비망록에 담아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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