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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아, 고마워

군위신문 기자 입력 2011.02.14 14:43 수정 2011.02.14 03:28

콩아, 고마워

너는 어쩌면 그리 변신이 무궁하니.

너를 깨끗이 씻어 삶아 메주를 만들어 장을 담그면 된장과 간장이 되고
청국장과 두부가 되어 우리들을 건강하게 만들고
베지밀과 두유가 되어 튼튼한 간식이 되고
너를 고소하게 볶아 빻아서 쑥떡과 인절미에 옷을 입히면
떡이 한결 맛있어 지네.

생콩가루와 밀가루가 인연을 맺으면
술 마신 남자들의 쓰린 속을 풀어주는 얼큰한 손칼국수가 되고
생콩가루 풀어 쌀과 함께 끓여 소금 간을 하면 구수한 콩죽이 되고

너의 변신인 해표 식용유는 길흉, 대·소사 음식 할 때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지.
튀김, 제과점, 치킨 집에서 나오는 폐유는 옥시크린과 가성소다의 도움을 받아 비누로 다시 태어나 뽀얀 거품을 내며 우리들의 빨래를 곱게 빨아주고 하수도로 사라지는 구나.



2011년 1월 20일 늦은 밤
39년생 아줌마 이희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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