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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는 길목

군위신문 기자 입력 2011.03.30 15:41 수정 2011.03.30 03:41

봄이 오는 길목

↑↑ 황성창 씨
ⓒ 군위신문
지난해는 유난히도 길고 추운 겨울이었다. 그러나 산천을 하얀 눈사막으로 만든 백년만의 폭설도 붉은 동백꽃의 배웅을 받으며 총총히 떠났다.

거친 숨을 내쉬던 만삭의 겨울, 나목을 잡고 긴 산고(産苦) 끝에 언땅에 복수초, 설련화는 예쁜 새 꽃을 피우고 매화는 붉은 미소로 입춘, 경칩을 맞이한다.

지난겨울 얼었던 바윗돌 틈으로 개울물이 마음을 풀고 녹아 흐르고 하늘의 바람과 햇볕, 흙에도 어머니의 품처럼 따스한 봄이 찾아왔다. 돌고 도는 자연의 이치가 경이롭다.
겨울 빈 뜰에서 봄의 노란 햇살이 비탈진 언덕에 하얀 냉이 꽃을 피우고 수줍음 많은 유채꽃망울을 미소 짓게 한다. 그러더니 어느새 개나리, 진달래, 벚꽃도 뒤질세라 산허리 가득 꽃을 틔운다.

봄을 크레파스로 칠하면 하늘 닮은 푸른색이다.
겨울 내내 땅속 깊이 숨어 있다가 봄비에 목욕을 하고 청록색 야생화 옷을 입고 봄나들이 나온다. 그 옷차림이 형형색색 화려하다.

봄의 전령은 남도의 바닷바람을 타고 낮과 밤을 자지도 않고 북상하며 봄의 깃발을 흔든다.
아름다운 계절, 봄이 오는 길목에는 생명이 탄생하는 입춘대길이다.
화사한 봄이 환하게 웃으며 걸어오고 아삭아삭 달래를 씹으니 상큼한 향, 봄맛이다.

신묘년 봄 어느날
부산 군위농산 황성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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