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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도 나들이-대통령 기록 전시관을 돌아보고

군위신문 기자 입력 2011.05.02 17:02 수정 2011.05.02 05:17

↑↑ 황성창 씨
ⓒ 군위신문
지난 4월17일 친지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거제도로 향했다. 아침 9시반경 출발하여 부산과 거제 바닷길을 잇는 국내 최고의 침매터널과 사장교를 연결한 거가대교를 지나는데 좌우로 펼쳐지는 푸른 바다와 해안절벽의 풍광이 나의 시야로 들어왔다. 그 아름다움에 와~! 하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나는 결혼식에 참석하기 전에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생가를 방문하고 싶어 출발 1시간30분 지났을 무렵에 도로 안내판을 보고 입구로 진입했다. 하지만 도로가 편도 1차선으로 좁은데다 마침 일요일이라 관광객 차량들이 몰려 대 혼잡을 이루어 시간이 많이 지체된 후에야 도착했다.

하차 즉시 김영삼 전대통령의 생가를 둘러보고 기록전시관으로 옮겨 민주화를 위하여 투쟁한 전 대통령의 발자취를 엿볼 수 있었다.
관람 중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의 옥중 재판받는 장면을 기록 전시한 코너에서는 마음이 무척 아팠다. 두 분이 전직 대통령으로서 나라를 통치했던 역사적 사실은 아무도 부인할 수가 없지만 법은 만인에게 평등한 것이다.

전두환, 노태우 전대통령의 중대한 과실에 대한 법률적인 판단과 도덕적인 평가는 사실(史實)로 기록될 것이고 국민들이 느끼는 감정은 각자의 양식(良識)이 판단할 몫이라 생각한다.

어떻든 한 시대를 통치했던 대통령 두 분의 불행한 과거사를 단두대에 세워놓고 앞으로 기록 전시관을 찾아올 수많은 관람객이 돌을 던지게(?) 하는 것은 실정법을 떠나 국민이 주는 또 다른 형벌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내가 김영삼 전대통령의 생가와 대통령 기록 전시관을 찾을 때는 그분이 어릴 때부터 품었던 꿈과 희망의 실현을 위해 어떤 인생철학으로 대통령까지 되었는지 눈으로 보고 싶었던 것이다.

그런데 생각하지 않았던 장면을 본 순간부터 마음이 우울해지고 갑자기 발목에 무거운 추라도 매단 듯 발걸음이 무겁고 뭔가 표현하기 어려운 아쉬움이 머릿속을 뱅뱅 돌았다.
정서상 거부감이나 마음에 상처라도 받을 수 있는 극히 소수의 관람객과 국민의 입장에 대한 깊은 배려와 아량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겠나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특히 김영삼 전대통령의 아호가 거산(巨山)이고 좋아하는 휘호가 대도무문(大道無門)으로 알고 있다. 같은 대통령직을 수행한 국가원로로서 담대한 포용과 용서로 화해하는 모습을 관람객에게 보여 줬다면 역시 거산다운 분이구나 라는 넉넉함을 볼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에 많은 여운이 남는다.

아침에 거제도로 떠날 때는 봄꽃 가득 피어나는 봄 향기속에 거제도 옥포만에서 치러질 결혼식장내 신부의 모습이나 하객들의 즐거운 웃음만 생각하고 출발했는데 도중에 대통령의 기록전시관을 둘러본 후 내 마음을 들여다보니 층층의 다른 색깔들이 마음자리를 꽉 차지해 버린 개운하지 않는 여행의 뒷맛을 남겼다.

부산 군위농산 황성창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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