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主酒客飯(주주객반)

군위신문 기자 입력 2011.10.04 10:52 수정 2011.10.04 10:37

↑↑ 박종영 사무처장
ⓒ 군위신문
술의 이중성은 누구나 잘 안다. 적당하게 마시면 즐겁지만 너무 지나치면 화를 부른다.
설날 아침에 마시는 도소주(屠蘇酒)는 한해의 건강과 화복을 불러주고 대보름의 이명주(耳明酒)는 즐거운 소식을 듣게 한다. 음복(飮福)은 조상의 음덕으로 복을 받는다는 의미가 있고 잔칫상의 헌수(獻壽)에는 무병장수의 기원이 담겨져 있다고 한다. 정든 이와의 이별에는 한잔 술이 필요하고 신랑신부의 합환주는 만남의 기쁨을 오래도록 잇자는 백년가약의 다짐이기도 하다.

명문가에는 대부분 그 집만의 가양주가 전해져 온다. 옛 양반들이 저마다의 술을 빚은 이유는 뭘까?

아랫사람을 부릴 때도 필요했고 접객에서 술은 뺄 수 없는 중요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또 노인을 봉양하고 벗을 사귀며 제사를 받듦에 있어 술보다 좋은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연히 주법(酒法)이 생겼다. 예절지침서 소학은 “어른이 술을 권하면 일어나 다가서서 절하고 받되 어른이 먼저 마신 뒤 마시라”고 가르친다. 권주잔은 반드시 비우되 되도록 빨리 되돌려 주고 주불쌍배(酒不雙杯)라고도 했다. 기뻐서 마실 때는 절제하고 피로하고 지칠 때는 조용하게 마시며 낯선 자리에선 정숙하며 난잡한 자리는 일찍 일어나라는 말도 있다.

야사에 전해지는 이야기에 임금이 점술사를 청해 국가의 존망을 물었다. 왕조시대에서 국가는 바로 임금이었기에 즉, 자신의 신수를 물은 것이다.
대답은 주주객반(主酒客飯)이었다. 후에 임금이 신하의 집을 방문했다. 첫잔이 임금에게 권해졌지만 임금은 주주객반이라고 했다. 신하는 그 잔을 마시고 쓰려졌다. 임금에게 독주를 먹이려던 계획은 그렇게 실패했다.

주주객반은 주객이 서로 다정하게 식사를 하면서 우의를 돈독하게 다진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술은 주인이 먼저 마시고 밥은 손님이 먼저 먹는다”는 의미로도 통한다.

안동소주란 명주를 가진 전통의 도시 안동에서의 첫 주석에서 배운 말이 주주객반이다. 안동시장과 안동의 지킴이들은 나라 안 곳곳의 손님의 맞이하여 흥취를 돋을 때면 안동소주에 맥주를 붓곤 주주객반이라며 잊고 사는 옛 전통들을 살린다. 살벌한 ‘제조주 먼저’보다 훨씬 멋져 보이지 아니한가.

술은 적당히 마시면서 즐겁고 재미난 인생을 멋지게 살아보자.

부산시 국민행동 본부 사무처장 박종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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