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more
인물 독자마당

11월 11일 11시는 “유엔군 6.25 전사자 추모의 시각”이다

군위신문 기자 입력 2011.12.01 11:03 수정 2011.12.01 10:35

↑↑ 황성창 씨
ⓒ 군위신문
11월 11일은 제5회 유엔군 6.25 전사자 추모의 날이다. 부산 유엔공원에는 11개국 2,300위의 6.25전쟁 전사자 영령들이 안장되어 있다.

그러나 11월11일을 밀레니엄 빼빼로데이 날로만 알고 있는 사회 분위기가 씁쓸하다.
11월 11일은 농업인의 날, 지체장애인의 날, 보행자의 날 등 여러 기념일이 혼재되어있다. 그래서 일까 많은 국민들이 오늘을 유엔군 6.25 전사자 추모의 날로 기억하지 못하는 것 같아 무척 아쉽다.

아침부터 스산한 늦가을의 비가 내려 추모식장을 더욱 쓸쓸하게 한다. 추모식장 입구 묘역에 잘 심어진 구골 나무의 흰 꽃향기는 추모객의 우울한 마음을 잔잔히 휘감는다.
60여 년 전 유엔군의 젊은이들은 알지도 못하는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그들은 조국과 가족의 품을 떠나 6.25 전쟁에 참전했다.

더욱이 한 번도 만난 본적 없는 한국 사람들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참혹한 전선에서 빗발치는 총탄에도, 혹독한 추위에도, 북한 침략에 맞서 싸우다 전쟁기간(1950.6.25~1953.7.27)동안 꽃다운 나이로 40,896명의 유엔군이 장렬(壯烈)하게 전사했다.

그 젊은 영령들이 바친 고귀한 피와 그들이 지키려했던 보편적 가치를 기억하고 추모하기 위해 나도 아침 일찍 부산유엔공원을 찾았다.
추모행사는 유엔군 전몰장병 40,896명의 전사자 이름이 새겨진 추모명비 앞에서 거행되었다. 참전유공자, 영연방 해외참전용사, 무공 수훈자, 재향군인회를 비롯하여 보훈 단체가 오전 11시 정각 묵념으로 추모식을 시작했다.

식순에 따라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영국의 순으로 헌화가 있었다. 각국에서 온 참전용사들은 80대의 노병으로 부산 유엔공원에 잠들어있는 전우를 기리기 위해 헌화와 묵념했다.
전설적인 전쟁 영웅도 흐르는 세월은 어쩌지 못해 헌화하는 참전용사들의 가슴에 빛나는 훈장과 달리 백발이 성성(星星)하다.

오늘은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영국 등 영연방 국가의 현충일이기도 하다. 또 6.25 전쟁 참전국들은 당시 전사한 이들을 기억하고자 각국은 11월 11일 11시 정각(한국시간 기준)에 맞추어 추모식을 거행하고 유엔공원이 있는 한국을 향해 묵념을 한다.

이 땅의 평화를 위해 목숨 바쳐 헌신한 그들이 있었기에 우리는 행복과 번영을 누리고 있다. 그럼에도 일부 정치인이나 시민단체에서 6.25 전쟁이 북한의 도발에 의한 남침 사실이 명백한데도 이를 부정하고 왜곡하는 역사 인식에 깊은 자궤(自潰)를 느낀다.

이는 참전국들과 한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전사자 영령에 대한 모독이요, 배반이며, 국제적 수치다. 일부이긴 하나 국가 안위를 생각할 때 심히 우려된다.

6.25 전쟁 시 유엔군의 전사자 40,896명에 이르는 엄청난 희생과 피의 대가가 없었더라면 조국의 하늘과 땅은 아마도 보존할 수 없었으리라 생각된다. 참전용사들의 희생정신을 높이 기리고 그들의 죽음을 후손들에게 알리는 것은 우리가 지향해야 할 길이다.

유엔군이 혈맹으로 지켜준 대한민국은 1953년 휴전 당시 1인당 국민소득은 67달러에 불과했다. 이런 절대빈곤 국가가 절망과 폐허의 땅에서 탄식만하든 우리에게 국제 사회는 경제적 원조도 아끼지 않았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1948년 미국 주도로 유럽부흥계획이 시작된 이래 국제적 원조를 한국에도 적극 지원하여 최빈국 신세를 기적같이 면하게 되었다.

기적이 우리에게 그저 굴러온 것이 아니다. 지금의 80대 전후 전쟁세대들의 피와 땀으로 이룩한 눈물의 씨알이다. 60여 년 전 최빈국이던 대한민국은 2011년 국민소득 20,000달러가 넘는 세계 12위권의 경제 선진국으로 성공 발전했다.

6.25 참전국과 유엔군의 엄청난 물자와 생명의 희생, 그리고 미국을 비롯한 우방국들의 경제적인 원조와 지원으로 우리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꽃을 피우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안타깝게 소수이지만 중·고·대학생에 이르기까지 우리들의 최근 60여년 고난에 찬 역사적 사실을 바로 보고 아는데 인색하다.

원인은 근대 역사의 사실을 올바르게 가르치지 못한 교육당국의 책임이다. 존경 받아야할 전쟁세대들의 삶을 악의적으로 폄하하고 국가의 정체성마저 흔드는 국가관은 대단히 걱정스럽다.

사실에 의한 진실은 인정하고 건전한 비판으로 현실에 참여하는 생산적인 사고가 절실히 요구된다. 이제는 우리도 경제 선진국답게 세계를 선도할 일등국가로서의 책임과 모범을 보일 때다.

유엔의 역할에 동참하고 협력 분담하는 존경받는 일류국민이 되었으면 한다. 한국도 2010년 OECD 개발원조위원회에 가입하여 수혜국에서 남을 돕는 공여국이 되었다.

60년 전에는 이름도 모르던 나라에서 온 세계가 부러워하는 성공한 사례의 국가가 되었다. 이에 걸맞은 국민답게 매년 닥아 오는 11월 11일 추모일이라도 다함께 추모식에 참석하자.

이역만리 타국의 하늘에서 고향이 그리워 흘리는 전사자의 마르지 않는 눈물을 닦아주는 국민이 되자. 그리하여 6.25 전쟁 참전용사들의 고귀한 뜻과 숭고한 정신을 오래오래 기억하고 그 한(恨)을 잊지 말자.

부산 군위농산 대표 황 성 창


저작권자 N군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