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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독자마당

소주 마시는 농민이 FTA를 반대한다

군위신문 기자 입력 2011.12.23 09:32 수정 2011.12.23 08:58

↑↑ 김동엽 씨
ⓒ 군위신문
한-칠레FTA를 시작으로 ASEAN, EU에 이어 한-미FTA 국회 비준안 통과로 추수철 농민들은 FTA반대를 외치고 있다.

글 쓰는 이는 경북 군위의 한 작은 마을에서 농민의 자식으로 태어나 도회에서 공부와 사업을 해 오다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농업 관련업에 종사를 하고 있다. 우리 농촌의 현실을 보고, 듣고, 느끼는 점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 이 글을 쓴다.

UR, FTA로 실상 가장 많은 피해를 받는 사람들은 농민임이 자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 농민들의 자세는 어떠한지 한번 되돌아 볼 일이다.

모내기를 하면서, 추수를 하면서, 겨울철 마을회관에 앉아서 마시는 술이 소주, 맥주 일색이다. 아주 간혹은 막걸리를 마시는 사람들의 있긴 하지만, 요즘은 그마저도 도회의 젊은이들이 막걸리 더 선호하고 있다.

맥주, 소주의 원료가 수입이라는 사실을 알고 마시는지는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맥주, 소주, 양주의 80~90%가 수입내지 수입 원료로 만들고 있다.
우리 농산물을 원료로 하는 좋은 우리 술이 있음에도 수입 원료 또는 수입산 술을 마시는 농민들이 FTA를 반대할 이유가 없다.
한-칠레 FTA와 한-EU FTA 발효로 포도주(와인)는 이미 국내 포도농사와 와인시장은 처참히 짓밟고 있는데 수입 원료로 만드는 소주, 맥주를 마시는 우리 농민을 누가 욕하겠는가? 먹고 죽자는 것도 아닌데? 농촌경제도 어려운데 FTA발효되면 소주값, 맥주값, 양주값 더 많이 내린다. 이 얼마나 좋은 FTA 인가?
2011년 11월 29일 국무회의에서 역사적인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비준 동의서에 서명을 한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우리 농업이 1차 산업이 아닌 2차, 3차 산업으로 업그레이드되어야 된다고 3여 년 전에 이미 했다. 3년이 넘어 4년이 다되어 가고, 그렇게 취임사를 했던 대통령 임기가 다되어 가는 동안 우리 농민들은 무엇을 하였는가?
왜 2차, 3차 산업으로 업그레이드 된 농촌을 만들지 못하고 수입 농산물로 만든 음료와 술(소주, 맥주)을 마시고 세월만 보냈는지 되돌아 생각해야 한다.
農者天下之大本(농자천하지대본)이라 했다. 우리 대한민국에는 우리 농산물로 만든 술이 있으며, 우리 문화와 역사가 있지 않은가?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우리 전통주는 이미 <삼국유사>(1512년)에 좋은 술을 뜻하는 ‘미온 지주(旨酒)’등의 술 이름이 나오고, 막걸리나 단술을 가리키는 ‘요례’라는 말이 나왔다. 천하지대본이라는 농자(農者)들이 우리 술은 멀리하고 수입 술로 흥청망청, 곤드레만드레 취해 있지는 않았는지 스스로 반성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우리 전통주 애용으로 FTA시대에 현명하게 대처해 가야겠다. 우리 농산물로 빚은 우리 술(막걸리, 동동주, 약주)이 건강에도 좋고, 농촌 경제에도 큰 밑거름이 된다.

농업법인(주)강쇠 술 빚는이 김동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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