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常山蛇勢(상산사세)

군위신문 기자 입력 2012.03.18 20:17 수정 2012.03.18 08:19

ⓒ 군위신문
솔연(率然)이란, 상산(常山)에 사는 전설속의 큰 뱀으로 행동이 몹시도 민첩하여 모든 사람들이 두려워했다고 한다.

전투를 잘하는 장수는 마치 상산의 솔연과 같이 작전을 편다. 솔연은 그 머리를 치면 꼬리가 덤비고 그 꼬리를 치면 머리가 덤벼들며 그 중간을 치면 머리와 꼬리가 한꺼번에 덤벼든다고 한다.

그러면 군대를 움직이는데도 이 솔연과 같이 부릴 수가 있는가? 물론 할 수 있다.
오(吳)나라 사람과 월(越)나라 사람들은 평소에는 원수지간으로 몹시 서로 미워하지만 일단 같은 배를 타고 강물을 건널 때 풍랑을 만나면 평소의 미움과 반감은 사라지고 마치 한 사람의 두 손과 같이 서로 일치협력 하여 배가 뒤집히는 것을 막게 되는 것이다.(吳越同舟)

평소의 원수지간인 오나라 사람과 월나라 사람에 있어서도 이러하거늘 하물며 같은 장수 밑에서 뜻을 같이하고 있는 아군의 군대를 움직임에 있어서야 항상 머리와 꼬리가 상응하여 능히 적군을 공격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손자병법(孫子兵法) 구지(九地)편 오월동주(吳越同舟)장에 나오는 이야기다.

기업에 있어서도 각 부서 사이에 긴밀한 유대관계를 맺고 있어야 한다. 동일한 상품을 만들어 내는 경쟁 회사사이에도 경우에 따라서는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하기도 하는데 일심동체라고 말할 수 있는 같은 회사사원들 사이에서야 한쪽이 약하면 다른 파트에서 이를 도와 총력을 기울인다면 아무리 어려운 역경이라도 능히 극복할 수 있는 것이다.

노사(勞使)간의 갈등도 서로의 요구하는 바가 확연히 달라서 더러 싸우는 바가 있더라도 회사의 존폐(存廢)에 관한 일이 생기면 한 목소리를 내어서 회사부터 살려놓고 보아야 한다.

주역(周易)의 천화동인괘(天火同人卦)에 보면 이런 말이 있다. “두 사람이 마음을 같이하면 그 예리하기가 무서운 쇠붙이라도 끊을 수 있고 두 사람의 뜻이 맞아 한 목소리를 내면 마치 난초와 같은 향기가 난다”고 했다.(二人同心하니 其利斷金 이요. 同心之言은 其臭如蘭이라)

남북(南北)이 국가 이념과 체제가 달라 서로 대결할 때 하더라도 UN 등 국제무대에 나가서는 한 목소리를 내어서 성숙한 민족의식을 보여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정치권에서도 여야(與野)가 평소에는 극단적 정책대결을 하다가도 타협과 양보를 통하여 합의점을 도출해 내는 것이 의회 민주주의 꽃이 될 수 있으면 또 그래야 그 정책의 실현이 국민의 호응을 얻어 힘을 받게 되는 것이다.

한편 나라가 백척간두(百尺竿頭)의 위기를 당할 때나 국제간의 첨예한 이해관계에 처해 한 목소리를 낼 때 국민의 진정한 힘차고 뜨거운 사랑의 박수를 받게 될 것이다.

常山蛇勢(상산사세) : 어떤 일을 당하여 전후좌우가 서로 잘 호응하여 서로 돕는 모습 또는 문장의 머리와 끝이 잘 맞는 좋은 글을 뜻함.

-재부군위군향우회 사무국장 박종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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