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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독자마당

시아버지의 명판결

군위신문 기자 입력 2012.04.15 21:12 수정 2012.04.15 09:20

↑↑ 김종오 부총재
ⓒ 군위신문
시골에 아들 한명둔 부부가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었다. 그 농부는 열심히 살면서 자식을 대학교를 졸업시켜 대학생 출신 며느리를 보는 등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하였다.
그런데 행복해 보이는 이 집에 고부간 갈등이 있을 줄이야 그 누가 알았겠나.

시어머니가 보기에 현대식 교육을 받은 며느리 하는 일이 도무지 마음에 들지 않을 때가 가끔 있어 잔소리를 자주했다.

현대 교육을 받은 며느리는 시어머니의 잔소리가 처음에는 으래 통과의례니 하고 생각했으나 점점 자주 듣다보니 시어머니에 대한 불만이 쌓이게 되었다.
이제 만성이 되어 잔소리에 그냥 있어서는 안 된다 싶어 반격의 기회를 엿보다가 참지 못하고 되받아 치기를 하였다.

어느날 시어머니가 잔소리를 하자 “어머님 대학도 안 나온 주제에 말도 되지 않는 잔소리는 그만 하세요”라고 대꾸했다.
시어머니는 며느리의 그 말에 주눅이 들어 그날은 그것으로 일전을 치르고 끝났으나 그 뒤로는 시어머니 잔소리가 있는 날에는 며느리는 ‘대학도 안 나온 주제에 그만하세요’라는 말로 시어머니를 압박하니 이제 시어머니는 잔소리는 커녕 며느리에게 구박을 받는 처지가 되었다.

이에 시어머니는 너무 억울하고 기가 막혀 남편에게 하소연을 했다. “여보 영감, 내 말 좀 들어보소! 저 며느리가 나를 대학을 안 나왔다고 너무 타박을 하니 이거 어디 억울해서 살겠어요”하며 하소연 했다.

시아버지가 들어보니 며느리가 대학 나왔다고 시어머니를 구박을 한다니 너무나 괘심하여 며칠 뒤 며느리를 조용히 불러 점잖게 한마디 했다.
“얘 아가야 그동안 시집살이에 고생이 많지? 내 휴가를 줄 터이니 친정에 가서 내가 오라고 할 때까지 푹 쉬어라.”

시아버지의 휴가명에 며느리는 얼시구 하며 친정으로 갔다.
그런데 며느리가 친정에서 쉬는데 열흘이 지나고 한 달이 지나도 시아버지의 오라는 소식이 없어 안달이 났다. 조급증을 느낀 며느리가 시댁에 전화를 했다.

“아버님 저를 좀 불러 주세요.”
시아버지 왈(曰) “너의 시애미가 아직 대학을 졸업 못했다. 졸업할 때 오도록 하여라.”
시아버지의 이 한마디에 며느리는 하늘이 노랗게 변하여 통곡을 하며 땅을 쳤다는 이야기다.

(이 이야기는 중앙도서관 자원 봉사자가 얼마 전 거제도 현장 연수 다녀오는 중 버스에서 들은 이야기를 재구성한 것임.)

(사) 충·효·예실천운동본부 부총재 김종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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