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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독자마당

돈도 백도 없는 인생이 한스러워

admin 기자 입력 2012.07.18 17:04 수정 2012.07.18 05:04

↑↑ 박종영 사무국장
ⓒ N군위신문
옛날 어느 임금이 백성들의 생활상을 살펴보기 위하여 몰래 야간에 나들이를 나갔다.
어느 양반집 앞을 지나려 하는데 낭랑하게 글 읽는 소리가 임금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임금이 대문을 두드리자 한 선비가 나왔다. 임금은 선비에게 말했다.

“저는 지나가는 길손인데 노형의 글 읽는 소리에 끌려 문을 두드렸소. 괜찮다면 잠시 얘기나 나누고 싶구려.”

길손이 임금인줄 알 턱이 없는 선비는 길손을 방안으로 인도했다. 임금이 방안에 들어서보니 벽에 족자가 하나 걸려 있었는데 난생 처음 보는 ‘有我無蛙人生恨(유아무와인생한)’이란 글귀였다. 그대로 풀이하자면 ‘나는 있고 개구리가 없어 인생이 한하다’라는 말인데 도저히 무슨 뜻인지 의미를 해석할 수 없었다. 임금이 글 뜻을 묻자 선비가 한숨을 지으면서 입을 열었다.

“내 지식·능력은 있으나 돈도 백도 없는 탓에 출세하여 능력을 발휘할 수 없으니 인생이 한스럽다는 말이요.”

사실 그는 몰락한 양반 가문의 가난한 선비로 여러 번 과거를 보아 일차에는 합격해도 번번이 면접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이유는 가문이 미천하고 빈곤한 탓에 면접관에게 뇌물을 쓰지 못한 것이라 여겼다. 속된말로 돈도 백도 없는 것이 출세 못한 이유라 여겨 인생의 한(恨)으로 여기며 다시는 과거에 응시할 뜻을 포기한 채 실의에 빠져 있었다.

임금이 선비에게 개구리(蛙)를 돈이나 뇌물로 상징하는 이유를 물었다.
“옛날 꾀꼬리와 뜸부기가 서로 노래를 잘한다고 우겨대며 언쟁을 하다가 결국 날을 정해 황새를 심판으로 하여 노래 시합을 하기로 했답니다. 뜸부기는 꾀꼬리 앞에서 큰 소리를 치긴 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노래 실력으로는 꾀꼬리를 이길 자신이 없었어요. 그래서 시합 전날 심판관인 황새가 좋아하는 것이 개구리라는 것을 알고 개구리를 잡아가다 뇌물로 주었답니다. 결국 뇌물은 약발을 발휘해 황새는 뜸부기 노래가 훌륭하다며 손을 들어 주었고 이후로부터 개구리가 돈이나 뇌물의 상징이 되었답니다.”

이야기를 다 듣고 난 임금은 자기 치세에 나라가 이 꼴이 된 것이 부끄러웠다. 임금은 선비에게 지성이면 감천이니 포기하지 말고 과거에 응시하도록 권유하고 집을 나섰다.
얼마 후 선비는 과장에 나갔는데 시험문제를 보고 깜짝 놀랐다. 바로 “ ‘有我無蛙人生恨’에 대하여 논하라”고 쓰여 있었던 것이다. 임금의 선비에 대한 특별한 조치였던 것.

예나 지금이나 뇌물 없이는 인간으로 살아가면서 출세하기란 정말로 쉽지가 않다는 얘기다. 오늘도 라디오, 텔레비전, 신문 등 언론보도를 보면 쉴 새 없이 보도되는 것이 뇌물이며, 댓가성에 대한 기사가 홍수를 이룬다.

지금도 혹 돈도 백도 없어 자신의 진정한 능력을 발휘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여! 有我無蛙人生恨(유아무와인생한)을 크게 외쳐보면서 스스로 마음을 달래봄이 어떨는지.

재부군위군향우회 사무국장 박종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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