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more
인물 독자마당

화광동진(和光同塵)

admin 기자 입력 2012.08.10 15:08 수정 2012.08.10 03:08

↑↑ 박종영 사무국장
ⓒ N군위신문
공자가 노자를 찾아가 “예”에 관하여 물었는데, 진작 “예”에 관해서는 한 마디도 하지 않고 다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능란한 상인은 물품을 깊이 간직해 두고서 겉으로 통 아무것도 없는 것 같이 보이고 군자는 안에 성덕(聖德)이 있으면서 용모는 어리석은 사람 같다고 하는데 자네도 그 교만과 다욕(多慾), 의젓잖은 태도를 버리는 게 좋아.”

공자 같은 성인도 이렇게 한방 보기 좋게 당했는데 하물며 우리 속인들은 남보다 조금 지위가 높고 더 안다고 해서 얼마나 자기과신과 오만에 차 있을지 내 스스로 부끄러워 얼굴이 붉어질 뿐이다.

화광동진(和光同塵)이란 노자의 도덕경(道德經)이란 책에 나오는 말인데, 和光(화광)은 빛을 부드럽게 한다는 뜻이고 同塵(동진)은 세상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을 말한다. 즉 자기가 가지고 있는 재능이나 지혜 같은 것을 자랑하는 일이 없이 오히려 그것을 흐리고 보이지 않게 하여 속세 사람들 속에 묻혀 버리는 것을 말한다.

이 세상에는 재능도 뛰어나고 능력도 탁월한 사람이 많은데 누군가 훌륭한 인물이 되어 자랑스럽게 되었을 때 진심으로 좋아하고 축하하는 사람은 그의 스승과 부모님 밖에 없다는 농담 같은 진담이나 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옛날 속담도 우리가 살아가면서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를 일깨워 주는 말이다.

자동차를 밤에 운전할 때에 한적한 시골길이나 반대쪽에서 오는 차가 없을 때를 제외하고는 전조등을 하향조정하여 운행하는 것이 운전자의 예의다. 상향조정하면 상대편 운전자의 시야를 가리기 때문이다.

주변의 빛과 어울리게 하는 것이 또한 화광동진이며 후에 중국의 대승불교(大乘佛敎)에서 많이 쓰는 말이기도 하다.

보살이 아라한의 독선의 자리를 고집하지 않고 자신의 처지를 숨기고 세속과 더불어 중생 속에서 동화하는 삶의 자세를 의미한다.(도올 김영옥 ‘노자와 21세기上 196쪽)

※비슷한 표현
良賈深藏(양고심장): 장사를 잘하는 상인은 상품을 가게에 내놓지 않고 깊숙이 숨겨둔다는 뜻으로, 현인(賢人)은 그 재능을 숨기고 남 앞에 나타내지 않음을 비유한 말.

재부군위군향우회
박종영 사무국장


저작권자 N군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