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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서(處暑)

admin 기자 입력 2012.08.17 11:18 수정 2012.08.17 11:18

↑↑ 박종영 사무국장
ⓒ N군위신문
여름이 지나 더위도 가시고 선선한 가을을 맞이하게 된다는 처서다.
예부터 처서(올해는 8월23일)가 지나면 따가운 햇볕이 누그러져 풀이 더 자라지 않기 때문에 논두렁이나 산소의 풀을 깎아 조상님들의 산소를 깨끗이 벌초를 한다. 여름동안 장마에 젖은 옷이나 책도 처서 무렵에 햇볕에 말리며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기운을 느끼게 되는 계절이다.

처서가 지나면 “모기도 입이 비뚤어진다”라는 속담처럼 파리, 모기의 성화도 이 무렵이면 훨씬 덜해진다.

하지만 올해는 여름이 길어 가을이 늦게 들것이라는 예보도 있다. 그래도 오는 계절을 누가 막을 수가 있으랴. 옛사람들은 처서가 들어있는 음력 칠월을 이렇게 노래했다.

‘칠월이라 한여름 되니 처서절기로다 화성은 서쪽으로 가고 미성은 하늘복판이라/늦더위가 있다 해도 계절을 속일소냐 빗줄기 가늘어지고 바람도 다르구나/(중략)/꼴 거두어 김매기 벼 포기에 피 뽑고 낫 갈아서 논두렁 깎기 선산에 벌초하기 거름을 많이 베어 더미지어 모아놓고 이른 논에 새 보기와 이른 밭에 허수아비/밭가에 길도 닦고 덮인 흙도 처 올리소 기름지고 연한 밭에 거름하고 깊게 갈아/김장할 무, 배추 남 먼저 심어놓고 가시울타리 미리 막아 잃지 않게 하여 두소/(하략)<농가월령가 中>’

문태준 시인은 ‘가을이 오는가 삽짝처럼 심어둔 옥수숫대엔 그림자가 깊다/갈색으로 말라가는 옥수수수염을 타고 들어간 바람이/이빨을 꼭 깨물고 빠져나온다/ 가을이 오는가. 감나무는 감을 달고 이파리 까칠하다’고 처서를 노래했다.

유난히 집중호우가 길었고 더위도 길었던 여름이 이제 가려나 보다. 여름동안 아무 탈 없이 지나온 사람들은 무사했음을 감사하고 힘들었던 사람들은 그래도 견딜 수 있었음을 감사하면서 이제 가을을 맞이했으면 좋겠다.

이번 주로 학교방학도 끝나가고 학생들도 다시 학교에 등교한다. 여름동안 건강하게 그을리고 또 부족한 공부도 보충했던 의미 있는 방학이었기를 빌어본다. 가을은 시작하면 곧 겨울이라는 생각이 떠오른다. 좋은 시간은 늘 부족하게 느껴지게 때문에 가을의 짧음은 길어진 여름에 비해 더욱더 비교되는가 보다.

부디 하루하루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시길 빌어봅니다.

재부군위군향우회사무국장 박종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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