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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독자마당

복나눔 일기

admin 기자 입력 2013.03.06 00:47 수정 2013.03.16 12:47

ⓒ N군위신문
‘복나눔’, 복을 나눈다 함은 어떤 뜻인가를 생각해 봅니다.
결국 복을 가지고 있어야 나눌 수 있는 것이기에 정작 내가 가지고 있는 가 살펴도 봅니다.

설 명절을 보내면서 ‘복나눔’이라는 말을 이렇게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됩니다. 때가 때인지라 여기저기서 복을 빌어주는 덕담이 많이 오고가고 있습니다. 과세 인사로 주고받는 ‘복 인사’와 좀 다른 복을 한편 생각해 보게 됩니다.

가진 자들 끼리 나누는 복이 아니라, 없고 부족한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그런 복을 생각해 보고 싶습니다.

“군위 복 나눔 사람들”
고향을 군위로 하고, 서울과 서울 주변에서 살고 있는 군위 향우분들이 모여 여러 해 전에 우리가 가진 적은 복을 고맙고 감사하게 생각하며, 우리보다 조금은 적고 부족하다 싶은 분들께 정성을 모아 그 분들과 함께 어려움을 같이 느끼고자 모인 더없이 고마운 모임이 바로 ‘군위 복나눔 사람들’입니다.

‘군위 복나눔 사람들’의 나이도 유치원 갈 나이를 채웁니다.
군위라는 고향의 이름을 앞세우고 모인 탓에 고향의 선후배인 형과 아우가 모여서 소통도 그만큼 쉽고 이심전심으로 마음도 잘 전달되어 빨리 자리 잡고 지금까지 잘 이어져 오는 자랑스러운 모임이 되고 있습니다.

타향에서 다 같이 느낀 고향의 그리움이 복나눔의 바닥에 흐르는 소중한 가치가 되었습니다. 모두 한 마음으로 ‘복을 나누자’, ‘정성을 함께하자’ 했습니다.

영등포 역 앞 광장. 그 번잡스러운 백화점 앞 광장에서 작은 정성으로 복나눔 준비를 했습니다. 간직한 복꾸러미 볼 품 없다 싶어도 스며있는 작은 정성들이 그 삭막한 광장을 따뜻하게 했습니다. 타관에서 거의 평생을 보내신 고향어르신들도 추위와 더위를 가리지 않고 광장에 나오셨습니다.

추운 날은 뜨거운 국밥을 시원한 날에는 거친 고명이나마 구색 갖추려 애쓴 비빔밥을 준비하여 허기에 지친 분들을 맞이합니다.
이쪽에선 주걱 들어 밥을 푸고, 저 끝에선 입가심으로 커피까지 준비합니다. 그렇게 군위복나눔의 작은 정성을 보람으로 쌓아가고 있습니다.

또 외로움과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이 계신 요양원을 찾아갑니다. 손잡고 수저 들어 하루 자식 되어 드립니다. 신명꾼들 함께하여 웃음잔치도 마련합니다.
치매와 싸우는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홍시 얇게 긁어 입에 넣어 드리고. 즐겁고 흥겨우시라고 신명잔치도 마련하면 잠시 놓은 정신줄인데도 ‘홍도야 우지마라’에 장단 맞춰 주시는 얼굴들에서 새로운 힘이 납니다.

정신지체 및 신체장애의 어려움을 겪는 어린이 집도 찾아갑니다. 침대보도 털어주고 유리창도 닦아 줍니다.해맑은 웃음에 오히려 감동도 받습니다.

우리가 복을 가지고 가는 것이 아닙니다. 거기서 복을 함께 만들어 그렇게 나누는 것입니다.
추운 겨울 십시일반의 정성으로 수천 장 연탄을 모아서 혼자 떨고 있는 어르신들의 빈 연탄광을 우리들 손으로 채우고 돌아섭니다. 연탄광이 꽉 찬 그만큼 보람이 우리들 맘속에 꽉 차오릅니다.

어려운 여건으로 집에만 갇혀 있는 장애 어린이들과 함께 서울 대공원 나들이도 합니다. 즐거워하는 그 얼굴에서 오히려 복을 얻게 됩니다. 그 해맑은 얼굴에서 우리 군위복나눔의 마음들은 점점 풍요로워 집니다.

작은 정성들을 크고 소중하게 모아 갑니다. 그리고 고향에서 배운 가르침들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군위의 복나눔의 뿌리가 힘이 그렇게 멀리 깊게 뻗어 나갑니다.
정성으로 마련한 밥 짓는 기계를 봉사단체에 전달했습니다. 양말, 기저귀, 슬리퍼… 정성으로 마련하여 소용이 닿는 곳에 전해 드렸습니다.

군위 복나눔 식구들의 자랑이라 생각하고, 더 열심히 이어가려고 합니다.
이름 모를 사람들이 뜨거운 국물 한 사발에 속 편안해 하십니다. 이름 모를 어르신들 손을 잡아 드립니다. 따뜻합니다.

서울에 모인 군위 복나눔의 사랑이 그렇게 전달됩니다.
더우면 더운 데로, 추우면 추운 데로 영등포 휘황찬란한 백화점 조명이 꺼지고 나서야 만날 수 있었던 많은 얼굴들.

부천의 연탄 실은 트럭이 들어가기 힘들어 줄지어 서 손으로 연탄을 옮겨야 했던 그 움막 같은 쪽방촌. 언 손 녹이며 연탄을 쌓아 두고 돌아 설 때, 떠나는 우리에게 눈처러 환한 얼굴로 잘 가라 손짓해 주시던 주름진 할머니들, 오락가락 하는 정신 줄 놓지 않으시고 적은 우리 정성에 같이 웃어 주시던 요양원 어르신들, 서울 대공원 나들이에 하염없는 웃음으로 우리에게 감동을 준 그 천사 같은 아이들. 그 얼굴들 다시 들춰 기억해 봅니다.

‘복을 나누어 주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나누어 갖는 것이다’라고 가르쳐 주는 얼굴들입니다.
우리들이 복을 받고 또 얻어 오고 있음이 옳다 싶습니다.

엄동 지나 새봄으로 계절이 바뀝니다. 그러나 그 새 봄의 따뜻함을 제대로 느끼지 못한 채, 겨울 한기를 사시사철 껴안고 사는 이웃들이 많습니다.

고향의 음덕으로 타향에서 서로 정을 나누며 살아가는 ‘고향 군위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이 그 추운 마음들과 손잡고 봄맞이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랑과 마음을 더 많이 모으는 계사년이 되어 서로 나누어 갖는 복을 크게 만들고 싶습니다.
복나눔 활동에 적극 참여하여 주신 많은 회원님,

그리고 음으로 양으로 많은 도움을 주신 박상근 복나눔고문님, 홍옥흠 재경군위군 향우회장님, 서상우 재경군위읍향우회장, 이종철 재경산성면향우회장님을 비롯한 여러 어르신의 도움에 고개 숙여 감사를 전합니다.

새해에는 더욱 알찬 정성으로 ‘군위 복나눔 사람들’의 한 해 준비를 잘 해 나가겠습니다.

글 제공: 서성도 군위복나눔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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