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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각사 인근 기차터널 안된다

admin 기자 입력 2013.03.17 20:20 수정 2013.03.17 08:20

박근혜 대통령 새정부에게 바란다

↑↑ 상인 스님
ⓒ N군위신문
희망의 시대 서막을 알리는 2013년 계사년 새해가 시작되었다. 2012년 우리는 역사적인 대통령 선거를 통해 새로운 5년을 박근혜 대통령호에 맡겼다. 대선과정에서 불거진 이념의 갈등, 세대의 갈등, 동서의 갈등과 궁극적으로 해결해야 할 남북통일의 문제까지 산적한 현안을 끌어안고 박근혜 대통령을 맞이하는 것이다. 우리는 믿는다. 새 정부가 잘해 낼 수 있으리라는 것을.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되기도 전에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왔다. 첫째는 일연선사가 <삼국유사>를 저술한 군위 인각사에서 불과 1km 남짓 거리의 산중턱에, 영천 의흥으로 가는 기차 터널이 생긴다는 것이다. 그 철길을 따라 매일 수십대의 기차가 움직인다고 생각하니 일연선사께서 탈고하신 삼국유사 저술지가 흉물스럽게 변할 것 같아 ‘민족성지’를 보존하지 못하는 마음, 참으로 죄송할 따름이다.

정부는 세종문화회관에서 매년 개천절 행사를 주관하는데, 기념사에서 국사편찬위원장은 “우리의 기원사는 삼국유사에 나오는 단군의 기록이다”고 운운한다. 단군의 역사를 전한 <삼국유사>는 인각사에서 저술됐다. 민족의 기원을 담은 역사적인 장소가 바로 군위 인각사이며, 인각사는 후손에 길이 전해야할 역사문화유적지다.

인각사 앞에 철로가 놓인다면, 수행처로서, 민족문화유적지로서의 가치를 상실해 버릴 것이다. 유적지를 파괴하는 행위에 정부가 앞장을 선다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박근혜 대통령이 진정으로 민족문화를 생각한다면 이점에 귀를 기울이고 관심을 보여야 한다.

또 다른 안타까운 소식은 현대과학의 기초가 된 ‘진화론’을 교과서에서 밀어내고, 성경의 근본이 되는 ‘창조설’을 그 자리에 대신하려는 시도다. 어처구니 없는 이야기다. 학문은 어디까지나 과학을 근거로 출발해야 한다. 종교가 과학을 대신할 수 없고, 해서도 안된다. 세계 어느 나라도 시도한 적이 없는 ‘창조설’을 ‘창조론’으로 명칭해 교과서에 넣겠다는 발상은 과학한국의 근간을 뒤흔드는 일이다.

특히 자국의 역사를 필수과목이 아닌 선택과목으로 전락시켜 자라라는 청소년들에게 ‘국가관’과 ‘역사관’을 정확하게 심어주지 못하고, 거기에 신학을 더해 창조론을 교과서에 넣어 교육시키겠다는 일부 개신교 지도자들의 발상은 종파주의에 빠진 저속한 파시즘이다. 대한민국의 반만년 역사를 지우고, 불과 200년도 채 안되는 개신교 역사를 전면에 내세우려는 억지를 버려야 한다.

이런 문제들이 사회 전면에 부각되면 박 대통령의 핵심공약인 ‘국민 대통합’이 아닌 국민대분열과 엄청난 혼란이 초래될 것이다. 박 대통령께서 이런 문제들을 사전에 점검해 ‘역사의 중심’이 흐트러지는 일이 없도록 심혈을 기울여주기 바란다.

한가지 첨언하고 싶은 것은 청소년들에게 바른 역사와 문화교육을 전달할 ‘청소년문화관’을 신설하기 바란다. 바른 문화보존 활동을 하는 단체를 통해 청소년문화관을 운영하게 함으로써 많은 청소년들에게 바른 역사의식과 민족의 정체성을 전달해야 한다. 우리가 후손에게 무엇을 전해주고, 교육시킬 것인가를 생각할 시점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경제대국의 위상에 걸맞는 올바른 역사의식과 문화인식으로 나라를 이끌어 주길 간곡히 바란다.

삼국유사연구원장 상인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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