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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독자마당

국사무쌍(國士無雙)

admin 기자 입력 2013.08.02 10:44 수정 2013.08.02 10:44

↑↑ 박종영 사무처장
ⓒ N군위신문
한 고조(高祖)를 도와 천하를 통일한 한신(韓信)이 아직 이름을 날리기 전에는 매우 궁핍했다. 그는 늘 성(城)아래 강가로 가서 낚시를 하며 생활했다. 운이 좋아 물고기가 잡히면 그것으로 그날의 끼니를 해결하는 형편이었으며 물고기가 잡히지 않는 날에는 종종 끼니를 굶으면서 지냈다.

한신이 항상 낚시를 하러 가는 곳에는 삯빨래를 하는 노파들이 모여 빨래를 하고 있었는데 그 중 한 노파가 그의 처지를 가엾게 여겨 먹을 것을 나누어 주었다. 한신은 힘들게 빨래를 하여 벌은 품삯으로 근근히 생활하는 노파가 자신에게 밥을 나눠주니 감사한 마음이 컸다. 그는 자신이 성공하면 반드시 그 은혜를 갚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말을 들은 노파는 결코 그의 보답을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훗날 한신이 한(漢)나라를 세우는 데 큰 공을 세워 초왕(楚王)에 임명되어 온갖 부귀영화를 누리게 되자 어려운 시절에 자신을 도와준 노파의 은혜가 생각났다.

그는 시종에게 명하여 그 노파를 찾게 했으나 노파는 이미 세상을 떠난 뒤였다. 이 소식을 들은 한신은 무척이나 애석해 하며 그 노파의 후손들에게 일천냥의 황금을 주어 그녀의 은혜에 보답했다.

또한 한신은 자신이 어렵던 처지에 그가 살전 동네에 힘이 장사인 불량배가 있었는데 어느 날 한신이 장터를 지나다가 우연히 그 불량배와 마주치게 됐다.

그는 자신의 힘을 믿고 평소 하는 일 없이 건들거리며 한신을 깔보고 그가 가는 길을 막으면서 말했다.

“이봐 아무 쓸모도 없는 칼을 그렇게 차고 다니면 누가 자네를 무서워 할 것 같은가? 어디 이 길을 지나려면 그 칼로 나를 찌르고 지나가 보지. 그렇지 않으면 내 가량이 밑으로 기어서 지나가던가.”

길을 가던 많은 사람들이 두 사람을 바라보면 한신이 그런 모욕을 당하고 가만히 있을 리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뜻밖에도 한신은 무릎을 굻고 손으로 땅을 짚으면서 그 불량배의 가량이 사이로 지나갔다.

이 모습을 바라보던 사람들은 그때부터 한신을 조롱하기 시작했지만 훗날 한신은 유방의 인정을 받아 대장군이 되자 자신을 조롱하던 불량배를 불러 부하로 삼았다.

그의 태도에 사람들은 비로소 진정한 용기가 무엇인가를 깨닫고 불량배 또한 크게 감복하여 진심으로 한신을 섬겼다.

본래 회음(淮陰·현재 강소성) 출신인 한신은 처음에는 초왕 항우를 섬겼으나 항우와 그의 모사인 범증에게는 인정받지 못하여 크게 쓰이지 못했다. 이에 항우를 떠나 유방에게 갔다가 소하의 눈에 띄었다. 소하는 한신이 범상치 않은 인물임을 알고 유방에게 천거했으나 유방은 그를 탐탁하게 여기지 않았다.

유방의 휘하에 머무르면서 별다른 직책을 얻지 못한 한신은 자기를 알아주는 다른 군주를 찾아보려고 몰래 유방의 진영을 빠져 나왔다. 항상 한신에게 관심을 갖고 주의를 하던 소하는 한신이 떠났다는 것을 알고 재빨리 그의 뒤를 쫓아갔다. 당시 유방의 형세는 형편없었기에 병사들은 물론 장수들도 밤사이 도망가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기 때문에 유방은 소하도 다른 장수들처럼 도망을 갔다고 여기고 크게 낙심했다. 유방에게 있어 소하는 오랫동안 생사고락을 같이한 부하이면서 의지하던 친구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며칠 후 소하가 한신을 데리고 유방의 진영으로 돌아왔다. 그의 모습을 본 유방은 기쁘기도 하고 한마디도 없이 떠난 것에 화가나 “도망가더니 왜 다시 돌아왔는가?” “제가 도망을 가다니요? 저는 한신이 주군의 곁을 떠나려고 하기에 그를 설득해서 다시 데려온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소하의 말에 유방은 약간 의외였다. 또한 평소에 많은 병사와 장수들이 떠나도 눈 하나 까딱 않던 소하가 며칠을 뒤쫓아 가 다시 데려온 한신이란 인물에 대한 호기심도 생겼다.

“한신이 도대체 어떤 인물이기에 그대가 그토록 신경을 쓰는 것인가?” “만약 주군께서 지금의 위치에 만족하신다면 한신 같은 인물은 별로 필요치 않습니다. 하지만 천하를 제패하고자 하신다면 반드시 그가 필요합니다. 한신 같은 인물은 이 나라를 다 뒤져도 찾을 수 없는 천하제일의 인물입니다. 그러니 그를 중용해야 한다는 것이 제 소견입니다.”

소하의 말을 들은 유방은 그 자리에서 한신을 대장군으로 임명했다. 이 고사는 <사기>의 ‘회음후열전(淮陰候列傳)’에 기록되어 있으며 이때부터 사람들은 그 능력이 뛰어나 천하에 둘도 없는 인물을 ‘국사무쌍(國士無雙)’이라고 비유하여 말했다.

※국사무쌍(國士無雙): 나라 안에 견줄만한 자가 없는 인재라는 뜻으로 국내에서 가장 뛰어난 인물을 일컫는 말로 사기의 회음후열전에서 유래된 성어다.

(사)국민행동본부 부산시 사무처장 박종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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