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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 정치일반

해양경찰청이 구입한 초계기 3년여동안 78회 결함 발생

admin 기자 입력 2013.10.17 11:10 수정 2013.10.17 11:10

대당 300억짜리 초계기의 고장이 헬기보다 10배나 잦아
인도네시아産 초계기 도입한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

해양경찰청(이하 ‘해경’)은 배타적경제수역(EEZ) 경비구역을 확대하고, 해상경비·치안수요 증가에 따른 해·공의 입체적 감시, 순찰, 경비 등을 위한 신속성을 갖춘 경비세력을 확보하기 위해 2008년 7월 16일 터보프롭 비행기 도입계획을 수립하여 방위사업청에 외자구매를 요청했다.
↑↑ 인도네시아 CN 235기
ⓒ N군위신문

초계기 공개경쟁입찰에는 스페인, 캐나다, 이스라엘, 체코, 인도네시아가 참여했고, 결국 가장 싼 가격을 제시한 인도네시아 CN 235 기종이 낙찰되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PTDI사가 제작한 CN 235기는 스페인에서 민수용으로 개발된 것을 인도네시아가 군 수송용으로 개조한 기종으로, 조난자 구조와 해상 정찰용으로 사용하기에는 작전 수행 능력과 안전성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일례로 지난 2007년 초계기 경쟁입찰에 지원했다가 요구조건 미 충족으로 중도 탈락한 기종이다.

또한 지난 7월에는 초계기 도입 과정에 개입한 무기 중개업자들이 거액의 리베이트를 챙겨 해외 조세피난처의 페이퍼컴퍼니에서 이를 세탁한 후 국내로 빼돌린 의혹까지 제기되어 검찰이 현재 수사 중에 있다.

해경은 이에 대해 “도입대금은 신용장 거래은행을 통해 제작사에 직접 지급되어 조세피난처로 흘러들어갈 수 없고, 인니 PTDI사의 대리점인 리앤강파트너스가 계약대행 수수료를 조세피난처를 통해 수수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는 해경의 초계기 대금지급과는 무관하다. 또한 해경은 2008년 7월 17일 방위사업청에 초계기의 입찰공고부터 계약체결까지 위탁구매를 의뢰하여, 계약체결일인 2008년 12월 29까지 사업자 선정에 관여할 수 없었으며, 계약당사자도 방위사업청과 인도네시아 PTDI사였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해경과 방위사업청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김재원 의원(군위·의성·청송군)에게 제출한 <방위산업청과 해경 간 주고받은 공문서> 자료에 따르면, 해경의 해명과는 달리 해경이 초계기 구입 전(全) 과정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방위사업청에서 구성한 초계기 위탁구매 계약을 총괄할 태스크포스팀에 계약 행정을 추진할 사업담당관으로 해경 인원 2명을 파견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방위사업청이 개최한 위탁구매 태스크포스팀 회의, 위탁구매 검토회의, 제안서 평가항목에 대한 검토회의 등 각종 회의에 해경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해경과 방위사업청은 초계기 구매가 대응구매가 아니라 공개경쟁입찰로 진행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방위사업청의 자료에 따르면, 초계기 구입은 2006년 12월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인도네시아 정상간 회담의 후속조치로 인도네시아에 잠수함을 수출하기 위해 추진된 대응구매 프로젝트였다.

2008년 7월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인도네시아에 대한 잠수함 수출 대응구매에 관계 장관이 관심을 가져 달라고 언급한 직후, 해경이 방위사업청에 초계기 외자구매를 요청했다. 결국 잠수함 수출은 결렬되고 초계기는 대응구매가 아니라 공개경쟁 입찰방식을 취했지만, 2011년 인도네시아에 국내 훈련기 T-50 16대를 수출한 것을 보면, 초계기 구입은 실질적으로 수의계약을 통한 대응구매라고 보여 진다.

무기 수출입에서 대응구매가 불가피한 현실은 인정한다 하더라도, 문제는 인도네시아産 CN-235 초계기 4대가 계속 고장이 나고 있다는 점이다.

2011년 5월 10일부터 2013년 9월까지 2년 4개월 동안 고장횟수는 무려 78건에 달한다. 2011년에 도입한 703호기와 704호기는 각각 18건과 27건, 2012년에 도입한 705호기와 706호기는 각각 21건과 12건의 결함이 발생하여, 1대당 평균 결함발생횟수는 20건에 달한다. 해경이 보유한 헬기 17대의 결함 발생 건수가 최근 3년간 총 30건, 대당 평균 2건과 비교하더라도, 초계기의 결함발생횟수는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하늘을 날아다니며 해상 경계·감시 업무를 수행해야 할 대당 300억원짜리 초계기가 툭하면 고장이 나서 격납고에서 수리를 받고 있는 것이다.

특히 초계기 4대 모두 중요장비인 레이다와 열선장비를 부착하는 과정에서 와류가 발생하여 레이다 돔 후반부 판넬에 심한 크랙이 발생헸고, 703기의 경우에는 동일한 고장이 2년 연속 발생했다.

참고로 미국 해안경비대나 일본 해상보안청도 미국, 프랑스, 스페인, 스웨덴産 등 성능이 우수하다고 알려진 기종을 운용하고 있다. 스페인産 수송기를 개조한 인도네시아産 초계기를 운용하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이러한 의혹들에 대해 김재원 의원은 당시 경쟁입찰에 참여한 업체들의 기술점수와 가격점수에 대한 자료를 요구했으나, 방위사업청은 공개할 수 없는 내용이라며 자료제출을 거부했다.

김재원 의원은 “남북분단 상황에서 중국의 불법조업과 일본과의 독도 영유권 분쟁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어 해양사고 예방 및 해양주권 수호를 위해서는 신속성을 갖추고 성능이 우수한 초계기를 도입·운영해야 한다. 결함이 잦은 인도네시아産 초계기 도입이 세계 10대 방산 수출국가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보여주기식 성과주의로 진행된 것이 아닌지 되돌아보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수립해야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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