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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향우소식

사랑과 기쁨을 나누는 행복전도사-복나눔봉사단

admin 기자 입력 2014.02.09 22:03 수정 2014.02.09 10:03

↑↑ 서성도 단장
ⓒ N군위신문
오월은 봄이 완연 무르익는 달이다.
오월의 삼라만상(森羅萬象)은 역동적이다. 겨우내 움츠렸던 풀과 나무들이 봄의 기운으로 초록 옷으로 갈아입고 저렇듯 힘차게 자라고 있다. 지난겨울이 혹독하면 할수록 새봄의 기운은 그만큼 더욱 힘차게 뻗친다.

우리 사람살이도 저런 자연 현상을 닮아 비록 힘들고 버거운 현실이라 할지라도 견디고 극복하면 분명히 희망의 봄이 오리라고 확신한다. 그 견디는 힘을 우리는 인내와 용기라고 한다.
지금 우리 주변에는 외부로부터 조금의 관심과 도움이 있으면 큰 인내와 용기를 얻을 수 있는 이웃이 많이 있다. 우리의 작은 힘으로 누군가에게 인내와 용기를 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보자는 소박한 뜻 속에서 ‘복 나눔 봉사단’이 태어났다.

2005년, 뜻을 같이하는 사람 몇몇이 모여 ‘복 나눔 봉사단’을 발족한지도 벌써 내년이면 10년을 맞이한다. 봉사활동 시작 때부터 작년 말까지 우리는 영등포역 앞 광장에서 노숙하는 분들에게 저녁식사를 대접했다.
ⓒ N군위신문

장소가 최고급의 백화점 앞이어서 폐점시간이 지난 다음에 밥상을 펼칠 수 있으니 저녁을 드시는 분이나 대접을 하는 우리나 똑같이 불편했다.

특히 ‘노숙인’과 ‘백화점’이라는 너무도 대비되는 이미지의 두 단어. 그 상충된 이미지 속에서 활동하는 우리들은 봉사에 전념하는 한편으로 백화점의 이미지에도 흠이 가게 해서는 안 된다는 마음의 부담도 같이 지고 있었다.

그렇게 이어왔던 ‘영등포역 앞’의 저녁급식 활동이 지난 연말에 여러 가지 이유로 더 이상 계속 할 수 없게 되었다. ‘복 나눔’활동의 심부름과 책임을 맡고 있는 입장에서, 단원들의 귀한 봉사심이 멈춰 버리는 것만 같아 몹시 안타까웠다. 그래서 도움이 가장 필요로 하는 곳이 어딜까 이곳저곳 많이 찾아보기 시작했다.
ⓒ N군위신문

다행히 2011년 서울 중구청에서 실시한 봉사자 교육을 받아 정식 봉사단원으로 자격을 취득한 바 있어 그곳을 도움을 받기로 하고 중구 자원봉사센터에 연락을 취했다. 그러자 중구자원봉사센터와 중구청에서 적극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었다.

그래서 다시 만나 봉사활동을 이어가기 시작한 곳이 바로 ‘다시서기종합지원센터’이다. 본 센터는 서울시립기관으로서, 재단법인 대한성공회가 위탁관리를 맡고 있는 노숙인 자활지원센터이다.
ⓒ N군위신문

우리 단원들과 본격적인 활동을 하기 위해 단장으로서 먼저 그곳을 방문하여 여러 가지 설명을 듣고 살펴보았다. 그때 많은 것을 느꼈다.
‘영등포 봉사’와는 여러 가지가 달랐다. 체계적이고, 교육적이며, 위생적인 제반활동이 단지 한 끼 식사, 하룻밤 잠자리 제공에 머무르는 곳이 아니었다.

한 끼 식사와 하룻밤 잠자리 제공은 물론, 이용자의 건강상태, 재활의지 등을 함께 살펴 주는 곳이었다. 그곳을 찾은 사람들의 재활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활동을 하고 있었다. 감동적이었다. 우리 ‘복 나눔’식구들도 분명히 이곳에서 활동을 한다면 같은 느낌을 받게 되리라는 확신이 생겼다.
ⓒ N군위신문

그렇게 ‘다기서기종합지원센터’에서 봉사활동을 하기로 작정하고 단원들과 협의, 결정했다.
4월 8일. 그곳에서 첫 활동이 시작되었다. 배식준비에서부터 배식, 설거지, 식당청소, 잔반처리까지 우리 봉사단 식구들이 모두 합심하여 진행했다.
식사를 받는 분과 식사를 드리는 우리들은 서로 ‘선생님’이라는 호칭으로 상호간 높낮이를 없앴다.

이는 식사만큼이나 따뜻한 마음을 같이 나누자는 약속이었다.
참된 봉사는 이렇게 따뜻한 마음을 서로 나누고, 같은 눈높이로 서로를 배려할 때 비로소 실현되는 것이다.

시설도 깨끗하고 그동안 조리와 배식 그리고 설거지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이 완전하게 자리 잡혀 있어 그만큼 일도 수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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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식사를 제공하는 측이나 식사를 대접받는 측이나 모든 면에서 큰 효과를 얻게 된다. 우선 노동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줄일 수 있고, 조리와 배식과정에서 우려되는 청결 상의 문제도 최소화할 수 있으며, 자칫 무질서에서 유발되는 이용자간의 감정출동도 미연에 예방하는 훌륭한 효과가 있다.

거의 난장과도 같은 영등포 길거리 배식을 몇 년동안 해봤으나, 거기서는 아무리 노력해도 이러한 점들을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깨끗한 식사는 곧 개인의 청결을 유도하고, 주위를 돌아보게 하며, 정돈된 잠자리까지 이어지게 할 것이다.

‘다시서기종합지원센터’에서 확립된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같은 봉사활동을 하는 많은 단체들이 한 번씩 보고 가서 각자의 활동에 적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봉사란 끝이 없다. 결국 나 자신도 그 어느 누군가의 봉사 속에서 지금 생활하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로부터 도움을 받으며 살고 있다.

봉사는 종류가 따로 없고, 봉사하는 사람과 봉사 받는 사랑이 따로 없다. 다만 중요한 것은 지금하고 있는 봉사활동에 얼마만큼의 진정성이 있는 가이다.
돕고 싶다는 진정한 마음에서 우러나와, 일하는 동안 최선을 다할 때 진정한 봉사가 이루어진다.
ⓒ N군위신문

우리 ‘복 나눔 봉사단’의 주된 활동은 정기적인 배식봉사였다.
그러나 8년이라는 짧지 않은 활동을 해오면서 장애아동들과 놀이공원, 독거노인 연탄배달, 요양원 노인 위문 공연, 급식봉사단체에 대형밭솝과 대형천막을 구입해 주는 등 다양한 봉사활동도 같이 해왔다.

지금까지의 봉사활동은 결국 물질적인 봉사에 의존해 왔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물질적인 봉사를 이어가면서 좀 더 가치 있는 봉사활동이 없을까 하고 내심 많은 궁리를 해 봤다.
최근 들어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는 가출청소년을 선도하는 봉사단체가 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이들은 어떤 소외자들 보다 제자리에 돌려놓기가 쉽지 않을까, 그리고 그들의 미래를 열어 주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만 있다면 싶은 생각에 가출청소년과 1박2일 같이 생활하며 그들의 속내도 한 번 들여다보고 싶어 관련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시행에 옮겼다.

강화도에 1박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하고 우선 가출 여자청소년 15명과 같이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허물없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그 어떠한 물질적 봉사보다도 더 값진 봉사활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에게 자신이 ‘미래의 엄마’가 되어 ‘미래의 딸’에게 편지를 써서 읽게 했다. 눈물바다가 되었다. 펑펑 울면서 그들은 ‘제 딸’에게 ‘지금의 나’처럼 살면 안 된다고 마치 소리치고 있는 듯했다. 그 울음은 반성과 후회를 넘어서는 희망의 소리로 들렸다.

그날의 ‘두리사랑캠프’에서 서로 나누는 마음속 이야기는 분명히 그들 인생에 하나의 변곡점이 되기에 충분하리고 믿는다. 우리의 작은 정성이 음지 속의 그들을 양지편으로 한 발자국씩 다가오게 이러한 봉사를 계속 이어가고 싶다.

봉사하는 자와 봉사 받는 자의 구별이 없어지고, 모두가 한 마음으로 소통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진정한 봉사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닐까.

서성도(군위복나눔봉사단장)
: 서울 광장시장, 동대문종합시장에서 ‘보은직물’을 경영하고 중국 항조우에서 원단사업에도 진출하고 있으며 봉사활동에도 열성을 다하는 내실있는 기업인이다.

< 월간 ‘인생 이모작’(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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