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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현철 닮은 현칠씨, “진짜 같은 가짜예요”

admin 기자 입력 2014.02.09 17:09 수정 2014.02.10 05:09

모창가수가 뜬다

↑↑ 현칠 씨
ⓒ N군위신문
지난 1월25일 방송된 JTBC ‘히든싱어 시즌2’ 왕중왕전 편이 전국 유료가구 기준 8.616% 시청률로 자체최고시청률을 기록했다.

MBC ‘세바퀴’가 8.7%로 아슬아슬하게 동 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했으며 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8.4%, KBS 2TV ‘인간의 조건’은 6.8% 시청률을 각각 나타냈다.

이날 ‘히든싱어 시즌2’ 왕중왕전에서는 모창능력자 ‘휘성 사랑해’ 김진호 씨가 최종우승자가 되며 상금 2,000만원을 손에 거머쥐었다.

최근 모창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한때 연예인들의 장기자랑 중 하나이거나 밤무대에서 출연료를 아끼려고 부르는 이미테이션 가수의 생계수단 정도로 여겨졌던 모창이 지금은 예능콘텐츠의 한 부분, 또는 한 가수의 열혈 팬임을 보여주는 증거로 부상했다.

모창의 재발견을 이끈 일등공신은 JTBC ‘히든싱어’다. ‘히든싱어’는 시즌1과 시즌2를 진행 하며 동시간대 지상파 프로그램을 위협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렸다.
이 프로그램이 성공한 가장 큰 원인은 원조 가수와 모창 능력자와의 대결이 주는 긴장감에 있다. 일반인들과 프로 가수가 대결하는 포맷과 원조 가수를 똑같이 따라하는 일반인들의 능력에 시청자들은 열광했다.

또 ‘히든싱어’에 출연하는 모창능력자들은 원조 가수의 팬이거나 원조 가수와 인연이 있는 경우가 많았다. 자연스럽게 모창이 돈벌이 수단이 아닌 ‘존경의 표시 중 하나’로 인식하게 만들어 모창에 대한 거부감을 줄였다.

군위출신으로 대구·경북에서 활동하는 모창가수가 있다. 바로 ‘현칠’(본명 은해기·59세)씨다.
은해기 씨가 현칠로 활동하게 된 사연이 재미있다. 두 번이나 나가게 된 전국노래자랑에서 사회자 송해 씨가 현철과 똑 같다는 말을 반복해 2000년 MBC팔도모창대회에 출전했고 그 후 공식적인 이미테이션 가수로 활동하게 됐다.

현칠 씨는 매일 원조 가수의 노래와 무대 동영상을 보면서 제스처 하나까지 연구한다며 “원조 가수인 현철 선생님께 좀 더 가까이 다가가서 더 많이 배우고 싶다”며 “더 열심히 닮도록 노력해서 이미테이션 가수계의 1인자가 되고 싶다”고 했다.

현칠 씨는 가수 현철 씨의 자녀 결혼식에도 초대를 받을 만큼 친분이 두텁다. 현칠 씨는 “신곡이 나오면 현철 선생님이 반주 CD를 주시기도 하고 때로는 자신이 입던 무대의상을 물려주기도 하신다”며 “그 보답에 저도 가끔씩 제철 농산물을 현철 선생님 댁에 보내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모창 가수들은 대부분 밤무대나 경로잔치, 지역축제 등에 서 공연을 한다. 이들의 출연료는 원조가수의 개런티의 10~20% 수준인 50만~150만원 선이다.

현칠 씨는 “최근 행사 주최 측에서 자꾸 출연료 단가를 낮추려고 하는데다 일부 가수들은 한 명 섭외할 출연료로 두세 명을 끼워 무대에 세우는 바람에 출연료만으로 먹고 살기 점점 힘들다”며 “요즘 어려워진 경기를 몸소 느낀다”고 말했다.

더욱 힘든 것은 무대에 올라 노래를 하려는데 관객이 빠져 나갈 때다. ‘가짜’라며 등을 돌리는 관객들을 볼 때 진짜 힘이 빠진다는 현칠 씨는 “관객들이 가짜지만 진짜보다 낫다”라는 말에 다시 힘을 낸다고 했다.

현칠 씨와 같은 이미테이션 가수, 모창 가수들이 문화생산자로서 대접받을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란다. 더불어 현칠 씨가 가수 현철의 노래가 아닌 당당히 자신의 노래로 무대에서 공연해 관객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는 날이 어서 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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