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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에 담긴 민심, 우습게 여겼단 쪽박 찬다!

admin 기자 입력 2014.06.18 19:05 수정 2014.06.18 07:05

ⓒ N군위신문
제6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가 끝난 지 10여일 지났다. 6.4선거는 세월호 참사로 겉보기에는 조용히 치러졌다.

후보자 모두가 미래를 위해, 지역발전을 위해 온 정열을 바치겠다는 외침으로 산 넘고 물 건너 골목마다 쏟아 부은 공약 수북하다. 우리들의 생활환경을 개선하고 삶의 질을 높여줄 공약인지 꼼꼼히 따져본 후 주민대표를 뽑는 지방선거였다.

어느 당 어느 후보가 되었던 지역경제를 살리는 정책을 세우는 살림꾼과 살림을 잘 꾸려 가는지를 매섭게 감시하는 파수꾼을 뽑는 막중한 선거였다. 따라서 당파를 떠나 바른 생각, 바른 정치를 위해 정말로 애 쓸 사람을 틀림없이 뽑았는지 한번 짚어보자. 그게 나라를 걱정하는 우리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어느 곳 하나 없이 선거예측이 어려웠던 초접전, 박빙의 선거였다. 그런 탓인지 유세기간 내내 서로를 비방하는 피 터지는 진흙탕 선거판이었다. 이제 선거가 끝났다고 후보자간 고소· 고발 같은 법적 다툼으로 선거 후유증이 있어서는 안 된다.

혹여 선량한 국민들은 흙탕물이라도 뒤 집어 쓰는 피해를 입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후보자간의 감정싸움이 지역민에게 부담으로 돌아 와서는 안 된다.

어떻던 지역사회의 현실을 반영하는 복잡한 이슈와 프레임은 지역민들의 선택으로 승부가 갈렸다. 맞장 뜬 선거에서 승자는 패자를 진심으로 위로하고 새카맣게 타버린 패자의 가슴을 쓰다듬을 줄 알아야 한다.

선거기간의 앙금도 먼저 털고 지역발전을 위해 불편한 관계도 말끔히 씻어 패자와 손을 맞잡고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야 통 큰 진정한 승자다.

당선자는 자기주장만 옳다고 고집해서는 안 된다. 자신은 변하지 않으면서 상대방에게 변화를 요구하는 것은 논리에도 맞지 않는다. 자신을 지지 하지 않았던 반대편의 뜻을 엄중한 경고로 받아 드리고 다양한 의견을 모아 통합하는 리더십이 절실한 때다.

지도자의 첫째가는 덕목으론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 율기편 “청심(淸心)”을 좌우명으로 삼아 주민을 위로하고 주민의 말에 경청하는 겸손함이라 하겠다.

당락의 희비 속에 가슴 조이든 투표도 막을 내렸다. 리턴매치 끝에 안방을 내놓아야하는 낙선자는 민심의 냉혹한 현 주소를 보았을 것이다. 믿었던 텃밭에서 이유 없는 반란표는 없다.

아슬아슬하게 피를 말리는 각축전에 혼쭐이 났을 것이다. 단 2표차로 당선한 시의원도 있었고 3표차로 승리한 구의원도 봤다. 뿌린 대로 걷은 결실의 수확, 그게 민심의 표출, 표의 반란이다.

선거 다음날 인가 강원도 모군에 낙선한 후보자가 목매 자살한 뉴스나 서울에 50대 모 구의원은 자살을 기도했다는 안타까운 소식도 전해졌다. 오죽했으면 목숨마저 그랬을까 가슴 짠하다.

다행히 내가 아는 지인들은 평소에 쌓은 인품을 인정받아 다들 당선되어 축하 인사도 보내고 한숨을 놓았다. 실은 개표방송 내내 새벽까지 가슴 조였다. 선거에 패배한 후보자는 뼈아픈 고통과 참담함 오즉 하겠냐마는 자기반성의 계기로 삼고 마음을 추슬러야 한다. 선거는 또 있고 기회는 다시 온다.

이젠, 결판난 승부에 깨끗이 승복하고 당선자를 축하하는 패자의 예의를 보내야 아름답다. 그게 장부가 취할 정도다. 자신을 떨어뜨린 유권자의 심판을 겸허히 받아 들어야 한다.

선거에 담긴 민심, 우습게 여겼다간 쪽박을 찬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선거를 치루면서 민심의 성난 회초리에 아픔을 느꼈다면 맹자의 경구를 읊어 보자.

“득도다조(得道多助)”라 즉 평소에 덕을 쌓으면 도와주는 사람이 사방에 깔려 있다. 사람의 마음을 얻은 사람은 절대로 무너지지 않는다. 지도자가 도를 얻었다는 것은 민심을 얻었다는 뜻이다. 이런 금과옥조를 가슴에 새겨 두면 패자에게도 희망이 번쩍거릴 꺼다.

풀뿌리 민주주의가 자리를 잡을 때도 됐다. 그럼에도 흑색선전, 금품선거, 폭력선거로 소중한 가치가 훼손되는 혼탁선거가 지금도 난무하고 있다. 이젠 경제대국 문화국민다운 품격 있는 유권자가 되자.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다. 파인 플레이, 멋진 승부를 겨뤄야 그 꽃을 활짝 피운다. 선거에 드러난 민심을 제대로 읽고 반영하지 않으면 다음 선거에 재도전하기가 쉽지 않음을 명심해야 한다.

경쟁력 있는 인물에겐 정당에 관계없이 표를 주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언제든 무자비한 퇴출의 독약 같은 쓴맛만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당선인에게 당부가 있다면 언제 어디든 지역민과 소통하고 “발로 뛰는 겸손한 당선인”이 되어 주길 간절히 바랄 뿐이다.

선거기간 내내 지역발전 하겠다고 목청 높여 외친 공약 반드시 실천하길 바란다. 선거를 치룰 때의 초심, 잊지 말지어다. 유권자의 눈은 속일 수 없고 말은 천리를 간다.

황성창 시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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