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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독자마당

대통령도 안 믿는다

admin 기자 입력 2014.08.25 18:06 수정 2014.08.25 06:06

“안 뜨겁다. 들어오라”는 아버지의 말을 들은 아들이 열탕에 들어가자마자 화들짝 놀라면서 “세상에 믿을 사람 아무도 없다”고 했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그렇다. 이 나라엔 대통령도 안 믿고, 국회의원, 검찰, 경찰, 군대는 물론, 아내, 아들딸도 믿지 않을 뿐만 아니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장과 수사본부장인 전남경찰청장 말도 안 믿는다.

국회의원은 운전기사나 보좌관도 안 믿는다. 이와 같이 우리는 모두를 안 믿는 불신의 나라에 살고 있다. 속담에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고 했다. 그렇다면 위부터 살펴보자.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후보 때까지는 많은 국민이 믿었다. 세종시로 이전 약속을 고집스럽게 지키는 등 약속을 지켰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선공약인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월 20만 원씩 지급 한다’ ‘4대 중증질환 치료비 100% 보장’ ‘대학생 반값 등록금’ ‘고교 무상교육’ 등이 공약(空約)으로 될 것 같기 때문이다.

그리고 세월호 참사 당일 청와대에서 21회 보고를 받았다고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에 대한 해명자료를 청와대가 내놨지만 야당은 못 믿겠단다. 지방선거 때 국회의원들이 ‘공천 대가로 한 푼도 안 받았다’는 말을 많은 국민들은 믿지 않는다.

특히 최근 입법 로비 청탁 대가 수뢰 혐의를 받고 있는 새누리당의 박상은, 조현룡, 송광호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의 신계륜, 김재윤, 신학용 의원의 변명을 대다수 국민들은 믿지 않는다. 김형식 서울 시의원은 재력가 송모 씨를 살인 교사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와 유사한 의혹들 때문에 오래전부터 정치인들을 가장 불신하는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정치인들, 겉은 하얗고 반짝 반짝 하지만 속은 썩고 있는 시체와 같다”고 했다. 다시는 범죄를 저지르고 교도소에 갔다 온 전과자가 사면 복권으로 국회의원이 되어 활개 치는 경우는 없기를 바란다.

한편 채동욱 전 검찰총장도 이임식에서 부인과 딸, 부하들과 국민들이 지켜보는데도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며 새빨간 거짓말을 자신 있게 했다. 또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은 음란행위를 계속 부인하다가 국과수의 CCTV가 확인되자 사건 10일 만에 변호사를 통해 인정하는 기막힌 일도 있다.

또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과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이 싸우는 것을 보고 경찰도 안 믿는다. 검찰과 경찰을 믿을 수 없기에 큰 사건 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특검’을 해야 한다고 야당은 보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믿었던 아들이 군에서 폭력을 가해 사과를 했고 부인과도 이혼 했다.

서울시장에 출마했던 정몽준 후보도 아들 때문에 국민들이 지켜보는 후보 당선연설을 하면서 눈물을 흘렸으며, 당선이 유력했던 서울시교육감 후보 고승덕 변호사도 딸 때문에 사과를 하고 낙마했다. 상지대 학생들은 김문기 전 학교재단이사장의 총장 선임을 강하게 반대 하고 있다.

그리고 부인도 믿을 수 없다. 잘못 보이면 이혼을 당해 직장의 봉급도 자녀 양육비로 차압당하고, 아들딸도 빼앗기며, 자녀 성도 바뀌어 진다. 더 크게 잘못하면 포천 빌라 살인사건처럼 죽임을 당해 고무통에 처박히는 처참한 신세가 될 수도 있다.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군에 보낸 자식이 윤 일병처럼 구타 사망 할까봐 부모들은 군대를 믿지 못하고 있다. ‘수사권과 기소권도 부여 하라!’는 세월호 유가족의 저의를 대다수 국민들은 이해를 못한다. 도피 중 매실밭 속에서 발견돼,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사체는 “DNA가 유병언의 것과 정확하게 일치 하며, 사인이 저체온증”이라고 경찰과 국과수가 발표해도 믿지 못하는 국민들이 태반이다.

종편 TV 에서는 치과 의사 등이 의문을 제기하여 유병언의 죽음을 믿을 수 없다는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나 나올법한 미스터리한 사건이 지금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 나라 국가기관의 공신력은 바닥에 떨어졌다고 봐도 무방하다. 국민이 국가기관을 전혀 신뢰하지 못하는 이 한심한 풍경은 대한민국의 초라한 현주소다. 공직자부터 솔선수범 하루빨리 신뢰가 회복되길 간절히 바란다.

언론인 이수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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