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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독자마당

쌀 시장 개방에 맞선 우리 쌀의 현주는?

admin 기자 입력 2014.09.15 09:55 수정 2014.09.15 09:55

↑↑ 박원현 단장
ⓒ N군위신문
내년 1월 1일부터 누구든지 관세만 내면 외국산 쌀을 수입해 판매할 수 있게 된다.
조상 대대로 쌀을 주식으로 먹고 살아온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농협인의 한 사람으로서 참으로 걱정스럽다.

정부는 400% 대의 높은 관세를 매겨 국내산 쌀을 지켜내겠다는 입장이지만, 쌀 시장 전면개방이 몰고 올 상황 변화를 모두 예측해 대책을 마련하기란 쉽지 않다. 이제부터 국내 쌀 농가의 경쟁 상대는 전세계 농업인이다.

쌀은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다른 식품과 대체할 수 없는 고유의 주식이다. 제아무리 좋은 먹거리가 다양하게 쏟아져도 밥 한 그릇 먹은 만큼 든든하지 않는 것이 우리네 식생활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쌀 시장을 외국에 개방해야 하는 것은 대한민국이 수출국가이기 때문이다. ‘수출 없이는 먹고 살기 힘든 집안 사정’ 때문에 우리나라 제품을 수입하는 나라의 눈치를 볼 수 없다.

1993년 회원국의 허가 없이도 관세만 내면 언제든 모든 농산물을 수입하고 팔 수 있다는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이 타결된 후 우리나라는 소고기와 돼지고기 같은 축산물에서 고추, 마늘 등 14종에 대한 전면수입에서 이제 쌀까지 수입하게 됐다.

아직 이웃 일본처럼 쌀시장이 안정적이지 않는 우리에게 쌀시장 개방은 큰 파도에 맞서는 쪽배와 같은 처지다.

먹을 만하고 가격이 적당하면 손이 가는 게 평범한 소비자의 일상이다. 특별한 이유가 있어 우리 쌀을 고집하고 비싸도 꼭 사먹겠다는 소비자는 과연 몇 이나 될까? 애국심도 시간이 지나면 결국 시장논리에 먹히고 만다.

한 해 열심히 지은 쌀이 제 값 받고 품질기준과 유통시스템이 선진화하여 우리 쌀의 경쟁력을 높이는 게 시급하다.
농민들도 알고 있었다. 언젠가는 쌀 시장이 개방될 것이라는 것을. 다만 충분한 준비가 된 다음에 문을 열기를 바랐을 뿐이다.

우리 정부는 관세화를 유예해온 지난 20년간 경지 정리, 수리시설 확충, 용수 개발 등 쌀 생산 기반시설에 무려 26조2700억원을 투입했다. 또 한 해 약 8조원인 쌀 생산액은 농업 생산액(약 44조원)의 18% 수준이지만 쌀 관련 예산액 약 4조3000억원은 전체 농업 예산 13조5000억원의 32%에 달한다.

그 동안 쌀 산업을 보호하는 데는 성과가 있었지만 투입한 돈 만큼의 경쟁력을 확보했는지는 의문이다. 때문에 지금이라도 관세화 이후 쌀 산업의 미래 모습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정부의 확실한 대안과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정책 시행, 농민들의 고품질 쌀 생산, 소비자의 바른 인식이 합을 이뤄 대한민국 식량주권을 지키자. 그리하여 우리 땅에서 남의 쌀을 비싸게 주고 사먹는 것이 부디 망상이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농협군위군지부 박원현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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