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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수만 씨 |
ⓒ N군위신문 |
10월 9일은 568돌 한글날이다. 올해부터 법정공휴일로 지정됐다. 한글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한글을 창제하신 세종대왕을 추모하기 위해서다.
우리는 공기나 물의 고마움을 잘 모르듯이 우리가 매일 사용하고 있는 한글에 대한 고마움을 잘 모를 뿐만 아니라 잘못 표현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영어, 일어, 중국어는 학원에 가서 많은 공부를 하고, 심지어 외국까지 가서 많은 돈을 들여서 연수를 한다.
그러나 우리 한글은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부모로부터 읽는 것을 배운 후, 초 중 고 대학교에 가서는 외국어처럼 깊이 있게 공부를 하지 않아서 대학을 나와서도 말하고 쓰는 것이 어법에 어긋나게 쓰는 사람이 너무 많아 예를 들어서 지적하고자 한다.
지금 으로부터 25년 전까지는 ‘~읍니다.’로 배워서 ‘했읍니다.’ ‘갔읍니다.’로 적다가 1989년 3월 1일 개정 한글 맞춤법 통일안에 의해 ‘~습니다.’로 바뀌어 현재는 ‘했습니다.’ ‘갔습니다.’로 쓰고 있다.
그리고 언론에서 조차 아직까지 대구 경북을 가리켜 ‘TK’라고 하는데, 이것은 ‘DG'라고 해야 맞다. 외래어 우리말 표기법에 의해 지명, 인명은 그 나라에서 발음 하는 대로 표기 하도록 돼있다. 따라서 ‘대구’는 Daegu, ‘경북’은 Gyeong Buk 으로 표기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아직 경북대학교는 knu, 국민은행은 KB로 표시하고 있다. 일본 동경은 ‘도쿄’, 중국 북경은 ‘베이징’, 상해는 ‘상하이’로 쓰는 것이 맞고, 모택동은 ‘마우쩌둥’, 장개석은 ‘장제스’, 주은래는 ‘저우언라이’로 또 ‘장쩌민’, ‘후진타오’, ‘시진핑’, ‘리커창’으로 써야 된다.
자꾸 옛날 자기가 배운 것만 고집하면 안 되고 현실에 따라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과거에 좌측통행을 해왔지만 지금은 우측통행을 하도록 정해 놓았으면 지키는 것이 도리인 것이다. 몰랐으면 배워야 현대인으로 바르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올해 엄청난 흥행 기록을 세운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을 그린 영화 ‘명량’에서도 거북선(龜船)을 ‘구선’이라고 여러 번 말하는데, ‘귀선’ 이라고 해야 맞다. 거북산(龜山)도 당연히 ‘구산’이 아닌 ‘귀산’ 이라고 해야 한다. 사전을 찾아보면 금방 알 수가 있다.
지하철 안의 학원 광고에도 흔히 ‘합격율’ ‘취업율’ 이라고 적혀 있는데, 합격률, 취업률 이라고 해야 한다. 앞 글자가 받침이 없거나 (예: 세율, 규율), ‘ㄴ받침’ 일 때는 ‘율’ (예: 당선율, 출산율)로 쓰고, 그 외의 다른 받침은 ‘률’ (예: 실업률, 당첨률, 성장률, 경쟁률, 증감률, 보상률, 고용률)로 써야 맞다.
글로벌 지구촌 시대에 꼭 우리 한글로만 표현하기를 고집하는 것은 시대에 많이 뒤떨어진 잘못된 생각이다. 그러나 우리말 화되어 많이 쓰는 외래어 (예: 메시지, 매뉴얼, 로드맵, 센터, 시스템, 패러다임, 스트레스, 아이로니컬, 아킬레스건, 컨트롤타워, 마스터플랜, 다이내믹, 포플리즘, 프로세스, 테스크포스, 금배지 등)도 정해진 우리 한글로 바르게 써야 할 것이다.
우리 국민 모두가 우리말을 사랑하고 바로 쓰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단칸방’은 초라하게 느끼고 ‘원룸’은 좋다고 생각하며, ‘흰색’은 ‘화이트’, ‘가게’를 ‘슈퍼’라 부르는 것이 유식한 것처럼 익숙해져 버렸으니 시대에 따를 수밖에 없다고 자책해본다.
대구 동성로 거리에 가보면 순수 한글로 된 가게 간판은 ‘한솥도시락’, ‘햇고을 비빔밥’ ‘다솜 결혼상담’ ‘가야골 가마솥 한우국밥’ 등 몇 개뿐이고, 외국에 간 것처럼 영어와 일본어 로 된 간판이 대부분이라 세종대왕한테 부끄러울 지경이다.
그리고 아파트 이름도 무슨 뜻인지도 모를 외래어가 대부분이니 한심하다.
합법적인 공휴일로 지정된 이번 한글날을 기해서 학교 선생님부터 지식인부터 언론인부터 정치인부터 세계적으로 자랑스러운 우리 한글을 폄하하고 외래어와 한자(漢字)를 즐겨 쓴 것을 깊이 반성 하자. 그리고 우리 한글을 아끼고 사랑하며 바로 쓰도록 다 같이 노력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