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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수만 원장 |
ⓒ N군위신문 |
지난 토요일 초등학교 2학년인 장손(長孫)이 우리 집에 와서 아내와 같이 잠을 자고, 바둑도 두었다.
홉 점을 깔게 하고 뒀다. 아내가 좀 져주라고 귀띔을 해서 5점차로 아슬아슬하게 져주었더니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서 제 어미한테 보내며 “할아버지한테 이겼다.”고 만세를 부르며 좋아했다.
일요일 오전엔 같이 목욕탕에 가서 사우나와 목욕도 같이 했는데, 등도 밀어주어서 대견하고 기분이 정말 좋았다.
그동안 일반 주택에 살아서 전기세 아낀다고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추워서 애들이 오래 머무르지 못했다. 그래서 손자 손녀들을 위해서 일부러 좀 넓은 1층 아파트를 구입해서 지난달 이사를 했다.
다섯 번의 선거로 많은 돈을 내다버려 모은 재산은 없지만 4남매를 키우고 결혼시켜 현재 손자가 4명, 손녀가 3명으로 부자다. 주말이면 7명의 손자 손녀들이 번갈아 와서 마음껏 뛰어다니는 것을 보니 주말이 기다려진다.
김관용 경상북도지사는 지난 6·4지방선거의 공약으로 손자 손녀가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찾아뵙고 효도하자는 취지로 ‘할매 할배의 날’ 제정을 약속했고 조례를 만들어서 지난 10월 선포식을 했다.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을 ‘할매 할배의 날’로 정한 것이다.
이날은 손자 손녀가 조부모님을 찾아가 삶의 지혜와 존경심을 배우고 소통하는 날로, 그리고 인성이 넘치는 화목하고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제정했단다.
경상북도와 경북도교육청은 ‘할매 할배의 날’이 지속 가능한 기념일이 되도록 매년 계획을 수립하고 추진 한다는 것이다.
경상북도는 오랜 옛날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흔들림 없는 충효사상으로 나라와 가족을 튼튼한 반석 위에서 올곧게 지켜온 자랑스러운 고장이다.
이러한 충효의 고장에서 횃불을 든 이 운동이 하루빨리 전국적으로 확산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2년 전인 2012년 우리나라 100세 이상 인구는 2,386명 이었는데, 지난 10월 말 현재 주민등록에 따르면 정확히 1만4,853명이다. 아프면 병원에 가서 진료 받아 수술하고 약 먹고 병을 고치니 죽지를 않는다. 얼마 전 TV에 출연해서 표고버섯과 대추를 즐겨먹는다는 암산왕 할아버지는 97세로 농사일을 열심히 한다고 자랑했다.
출산율 저하 및 평균수명의 연장으로 노인인구가 증가하면서 한국사회의 고령화 속도가 세계수준으로 급격히 빨라지고 있다.
2000년부터 고령사회로 진입한 한국은 2017년엔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 인구의 14%를 차지하며, 2026년경에는 노인인구가 20%를 넘는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 2050년에는 전체인구의 34%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필자의 할아버지는 30대에, 아버지는 46세에 별세했다.
그러나 작은아버지는 87세인데 얼마 전 담석증 수술을 했으며, 숙모는 수년전 중풍으로 쓰러져 요양병원에 있다.
하는 일 없이 무조건 오래 산다고 좋은 것일까? 살아도 건강하게 살아야 한다. 중풍이나 치매에 걸리지 않아야 한다. 아프면 자식도 며느리도 손자도 모두 멀어진다.
못 먹어서 굶어 죽는 사람보다 너무 잘 먹어서 배가 불러 죽는 사람이 많은 요즘, 부모한테 맛있는 음식 대접도 좋지만 손자 손녀 보여주는 것이 진정한 효도라고 생각한다.
서재에 있는 아버지 사진을 보니 증손자와 많이 닮았다. 자식은 나를 닮았고, 손자의 잠자는 모습을 보니 제 애비와 꼭 닮았다.
봄에 잎이 피고 꽃이 피던 나무가 가을이 되니 낙엽 되어 떨어진다. 그러나 내년 봄엔 또 살아날 것이다.
증조할아버지를 꼭 닮은 손자를 보니까. 사람도 영원히 죽지 않는다고 여겨진다. 할아버지 할머니 없는 손자 손녀가 어디 있으며, 애비 없이 태어난 자식이 있을 수 있겠는가.
“사랑하는 상준 상민 어미야! 은서 민서 어미야! 승찬, 승우 어미야! 서혜 어미야!” 귀여운 나의 손자 손녀를 데리고 자주 오기 바란다. 너희들이 오는 날이 ‘할매 할배의 날’이니라.
한국컴퓨터속기학원
이수만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