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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새해 또는 수확(收穫)을 축하하는 자리에는 특별한 음식을 마련했다.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축하음식은 BC 2333년 고조선에서 거행한 천제음식 소고기요리다. 천제는 하늘(백성)과 소통한(민주주의) 날을 기념하는 축제(開天節)였다.
축하음식 중에 유명세는 칠면조 요리일 테고 참고로 그 유래를 적어본다.
영국에서 신앙의 박해를 받은 청교도 101명은 고난의 항해 끝에 1620년 11월에 메사추세츠( Massachusetts) 케이프카드(Cape Cod) 해안에 도착하였다.
1621년 3월 이후에는 상호 협력 및 불가침 조약을 맺은 인디언(American Indian)으로부터 옥수수 보리 밀에 대한 경작법 등 많은 도움을 받았다. 겨울에는 인디언들이 잡아주는 야생의 고기를 요리해먹으며 추위와 굶주림을 견딜 수 있었다.
옥수수 보리 밀 등이 풍작을 이루자 청교도들은 추수를 감사하기 위해 인디언들과 사냥을 나갔다. 청교도들은 많은 칠면조를 잡았고, 인디언들은 다섯 마리의 사슴을 잡았다. 청교도들은 제단을 쌓고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며 신앙의 자유를 만끽할 수 있었는데 1621년 11월 마지막 목요일이었다. 이후 추수감사절에는 칠면소를 먹는 전통이 생겼다. (KCM기독교정보클럽에서 발췌)
축하자리에 빠지지 않는 세계적 요리는 유목(遊牧) 전통을 가진 국가와 이슬람교 국가에서 사용하는 양고기요리다. 일부국가에서는 축하음식에 상어와 고래 고기를 쓴다. 환인조선 전통을 이어갔던 저의 조부께서도 제사상에 고래고기와 상어고기를 중요시하며 올렸다.
대한민국에서 인기 있는 축하음식은 돼지고기다. 삼국사기에는 고구려 유리왕(재위 BC19∼AD 18) 19년 8월에 동맹(東盟: 제천의식)에 쓸 돼지가 도망갔다는 기록이 증명하듯 돼지는 한반도에서 역사와 전통을 갖춘 축하음식이다. 돼지고기에서 축하음식으로 사용하는 으뜸부위는 돼지머리고기 일 테다.
저는 젊은 시절 10여년 넘게 삶은 돼지머리고기를 사가지고 여러 곳을 방문했는데 그중 기억에 남는 곳을 적어본다.
울진군 봉평리에서 돼지머리고기와 닭고기를 올려놓고 동해바다를 누비는 뚝심 선주들과 제를 지냈다.
기우제를 지내는 경기도 판교 회화나무에 돼지머리고기를 가지고 갔다. 동네어르신들이 밥 된장국 구운 김을 내주어 흥이 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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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설명: (왼쪽부터)류승훈 서예학자, 전북과학대학교 산학협력단, 은영선. 장소: 정읍시 정해마을 샘바다(우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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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 군위군 소보면 마을회관에 돼지머리고기를 들고 갔는데 어르신들께서 반갑게 맞아주며 덕담을 주었다.
송강 정철(鄭澈 1536~1593)선생이 강원도관찰사시절 제를 지냈다는 영월군 상동읍 꼴두바위에서 나도 돼지머리고기를 놓고 예술을 외쳐보았다. 탄광생활로 대한민국을 일으키는데 일조했던 어르신들께서 사업번창을 장담해주었다.
정읍사(현존하는 유일한 백제가요) 발생지 정읍시 정해마을 방문에 돼지머리고기를 2개나 가져갔다. 마을에서 떡 밥 김치를 주어서 호남음식의 진수를 맛보았다.
서울시 원지동석불입상(서울특별시유형문화재 제93호) 앞 보호수 느티나무에서 예자원(예술과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식구들과 돼지머리고기를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돼지머리고기를 들고 전국을 돌아다니던 저에게도 난관은 있었다. 어느 해 10월, 돼지머리고기 2개를 가지고 예자원 식구들과 영양군 일월산으로 여행을 계획했다. 출발장소인 KBS 앞이 1박2일 촬영 중이어서 우리일행이 타고 갈 전세버스가 촬영차량과 뒤섞여 도착이 2시간 지연되었다.
그날따라 초여름날씨였고 돼지머리고기는 더위에 방치되었다. 일월산에 도착하니 돼지머리고기가 상해서 먹지를 못했다. 돼지머리고기 값 6만원은 KBS가 변상해주세요!
아쉬움이 있다면 돼지머리고기 여행 때마다 엄마를 모시고 다니지 못한 것이다. 마을잔치를 베풀던 만석지기 친정에서 자란 엄마는 소소한 음식이라도 남과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 엄마의 넉넉함은 외롭고 고달픈 서울생활에서 자식들을 먹이느라 메말라버렸다. 내가 누렸던 푸근한 인심을 엄마에게 보여주고 싶다.
2015년에도 축하행사가 열릴 테고 돼지머리고기는 빠지지 않을 것이다. 군위신문 독자님들께서도 풍요로운 돼지복 많이 받으세요.
글쓴이: 은영선 작가
은영선 작가는 전국 곳곳의 명산, 명지를 여행하면서 좋은 기가 서린 곳, 신비한 체험 등을 판타지 형식 소설로 엮어내고 있다. 작품으로는 <가이공주> <봉황의 나라> <내 인생을 바꿔줄 행복여행>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