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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독자마당

수불석권(手不釋卷)

admin 기자 입력 2015.08.02 21:45 수정 2015.08.02 09:45

↑↑ 김화동 사장
ⓒ N군위신문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로 세계 최고 부자인 빌 게이츠는 어린 시절 늘 책을 옆에 끼고 사는 책벌레였다. 후일 그는 자신을 키운 것은 동네 작은 도서관이었다고 했다. ‘하버드 졸업장보다 소중한 것이 독서 습관이다’고 한 말에 독서에 대한 그의 관점이 잘 나타나 있다.

비록 빌 게이츠보다 스물다섯 살이나 위지만 그와 절친한 워런 버핏도 책을 끼고 살았다고 한다. ‘투자의 살아 있는 전설’로 불리는 버핏은 2006년 빌게이츠재단 등 5개 자선단체에 370억달러를 기부하겠다고 하여 세상을 놀라게 한 바 있다.

‘아시아의 빌 게이츠’로 불리는 일본의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도 책을 많이 읽었다. 26세에 만성간염 판정으로 5년 시한부 선고를 받았지만 절망하지 않고 병원에 입원 중인 3년 반 남짓 기간에 4000여 권의 책을 읽었다. 평생 먹고 살 지식을 거기서 얻었다.

1990년 전후 빌 게이츠를 여러 번 만난 손정의 회장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소프트웨어 일본 내 독점판매권을 획득한다. 이는 그의 사업 기반을 마련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이나리, ‘나는 거대한 꿈을 꿨다’참조).

빌 게이츠, 워런 버핏, 손정의 모두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다’는 의미의 수불석권(手不釋卷)이란 말에 가장 어울리는 인물들이다.

나는 물론 이들 근처에도 못 가는 사람이지만, 지난 15개월간의 기업경영 경험에서 독서의 유용함에 대해서는 상당히 실감하고 있다. 회사의 장래에 영향을 끼치는 큰 문제에 부딪혔을 때 잠시 생각을 접고 책을 읽으면 방향이 잡히는 경우가 많다.

보는 각도가 달라지면서 머리가 개운해지는 경험도 있다. 가령 리 아이어코카 전 크라이슬러자동차 회장의 자서전에 나오는 35명의 부사장 중 33명을 해고했다는 결단의 대목을 접하고는 인사문제를 질질 끌지 않고 상황을 정리할 수 있었다.

여름휴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힐링과 재충전을 위한 모처럼의 기회이다. 지친 몸과 마음에 활력을 담아 와야 한다. 산과 강과 바다에서의 야외활동은 심신전환에 효과적이다. 하지만 균형을 잡으려면 정신의 활동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

그 가장 손쉬운 길은 독서 아닐까. 다음주로 잡힌 여름휴가 닷새 중 최소 이틀은 스마트폰을 끄고 TV를 멀리하면서 ‘책을 끼고’ 뒹굴어 볼 작정이다. 이번 주말에는 서점에 들러 느긋하게 판매대를 둘러보면서 몇 권의 책을 사야겠다. 휴가가 주는 소소한 행복을 만끽하면서.

김화동 한국조폐공사 사장(글 출처: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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