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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독자마당

질서 속에 평화가 있다

admin 기자 입력 2015.08.05 10:16 수정 2015.08.05 10:16

ⓒ N군위신문
지난 1일부터 대구시내버스 노선이 폐지, 신설, 대폭 변경되었다.
폐지노선 대체노선으로 신설된 노선버스가 급행 6, 7, 8번 등 14대, 변경 노선버스가 급행 1·4·5번 등 37대, 대폭 조정(폐지) 노선버스가 202(-1), 303(-1) 등 12대나 돼, 당분간 이용자들의 혼란이 예상된다.

담당공무원들은 “대중교통을 이용 합시다”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내버스 노선개편 안내지를 배부하는 등 애를 쓰고 있다. 이번을 계기로 올바른 대중교통문화가 정착되기를 바란다.

수년전 어린이대공원 앞에서 시내 중앙로에 갈려고 옆구리에 붙어있는 버스노선만 보고 급히 탔다가 동구청 달성공원 앞을 지나 1시간이나 시내버스를 탄 나쁜 경험이 있어 확실히 잘 모르면 택시를 타게 된다.

얼마 전 서울에 출장 갔다가 마을버스를 탔는데, 운전기사가 너무 친절해서 놀랐다.
자리에 모두 앉는 것을 보고 출발하고, 내릴 때도 차가 서기 전에는 일어나지 말라고 했다. 대구와는 완전히 달랐다. 대구엔 한 정류장 전에 대부분 일어나서 문 옆에 붙어서는 것이 습관화 되어있고, 버스에 오르면 앉기도 전에 출발해버리는 게 다반사다.

더욱 황당한 일은 지난겨울 무척 추운 날 스마트폰을 보고 도착시간 3분전에 버스승강장에 갔는데, 10분을 기다려도 버스가 오지 않았다. 추위에 떨다가 택시를 타고 출근한 후 시청교통상황실에 전화해보니 원래 정해진 도착시간보다 5분이나 일찍 통과했다는 것이다.

다음엔 도시철도 얘기를 해보자. 대구도 지하철만 다니다가 이제 3호선 지상철까지 생겨서 많이 편리해졌다. 지공선생이 된 후 도시철도를 많이 이용하고 있는데, 탈 때마다 별로 즐겁지를 않는 것은 나 혼자만의 기분일까.

분명히 ‘우측보행’이라고 여러 곳에 표시되어 있는데도 아직까지 ‘좌측통행’을 하는 사람이 많다. 계단을 오르내릴 때 친우나 가족과 같이 다니는 사람은 두 사람은 두 줄, 세 사람은 세 줄로 다녀서, 뒤따르는 사람은 앞이 막혀 보행에 지장이 많다. 특히 애인과 손을 꼭 잡고 사랑하며 다니는 젊은 연인들을 보면 더욱 답답하다.

탈 때는 양쪽 화살표 방향에 줄을 섰다가 모두 내린 후에 타야 되는데, 덜 내렸는데도 가운데로 줄선 사람을 앞질러 새치기로 타는 얌체족도 많다.

덩치가 큰데다 다리까지 쩍 벌리고 두 자리를 차지한 사람, 출근길 복잡한데 노약자석에 앉아 가방을 선반에 얹지 않고 옆자리에 놓고 화장을 하는 젊은 여성도 꼴불견이다.

퇴근길 술 냄새를 풍기며 친구와 시끌벅적 소란을 피우는 어르신들, 빈자리가 있는데도 앉지 않고 애인과 뽀뽀하고 껴안는 얼치기 연인들도 보기가 좋지 않아 차라리 눈을 감는다.

인도에 걸어 다니는 것도 오토바이와 자전거 때문에 무섭다. 차는 왼쪽, 사람은 오른쪽 통행을 잘 안 지킨다. 자동차 운전자들은 인도 불법주차, 난폭, 과속, 음주운전, 좌회전 금지 신호도 안 지키는 차량이 수두룩하다. 안 걸리면 그만이고 걸리면 재수가 없다고 한다.

보행자도 횡단보도로 다니지 않고 제멋대로 도로를 무단횡단 하는 사람이 많다.
아침에 아파트에서 나와 운동하러 학교 운동장에 갈려면 신호등을 보고 횡단보도를 건너야 하는데 차들이 신호를 무시하고 막 달린다.

인명(人命)은 재천(在天)이 아니라 요즘 인명은 재차(在車)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를 선진국 이라고 하는데, 먹고 사는 것은 선진국이 되었는지 모르지만 교통문화의 질서나 규칙을 지키는 것은 아직도 후진국 이라고 본다.

L.N 톨스토이는 “활동의 제일 조건은 질서다”라고 했으며, H.F 아미엘은 “질서 속에만 평
화가 있다”고 했다. 운전자나 승객 모두 질서와 규칙을 잘 지켜서 선진교통문화를 만들자.
휘발유 한 방울 안 나는 나라에 자동차가 갈수록 도로를 메우고 너무 많다.

나 홀로 출퇴근 하는 차량이 대다수다. 이번 기회에 과감하게 자가용을 팔아버리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바란다. 돈과 시간이 많이 절약되고, 건강에도 분명히 좋을 것이라 확신한다.

이수만 언론인/한국컴퓨터속기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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