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대부터 고혈압 관리 시작해야
최근 의료계에선 “노년이 팔팔하려면 마흔을 넘길 때 무조건 혈압부터 잡아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뇌경색, 동맥경화, 부정맥, 협심증 등 심혈관질환을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이 고혈압이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4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40세 이상 고혈압 유병률은 2007년 25.4%에서 지난해 38.2%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40대 이상 성인 10명 중 4명은 고혈압을 앓고 있는 것이다. 대한고혈압학회에 따르면 고혈압 치료를 통해 수축기 혈압을 5㎜Hg만 낮춰도 사망률이 7% 낮아진다. 또 수축기 혈압을 10㎜Hg 낮추면 뇌졸중에 의한 사망을 40% 줄일 수 있다. 고혈압을 잘 조절하면 가장 무서운 노년병으로 알려진 치매도 예방할 수 있다.
▶ 수축기 혈압 140mmHg 넘으면 당장 살부터 빼야
고혈압 발병률은 40세부터 급증한다. 50세 이전에는 상대적으로 남성 쪽 발병률이 높고 폐경 후에는 여성이 높다. 특히 염분 섭취량이 증가할수록 혈압이 올라간다. 짠 음식을 많이 먹으면 혈중 나트륨 수치가 올라가고 이 경우 고혈압 만성 질환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또 신체 활동이 떨어질수록 체중 증가를 유발해 고혈압 발생 가능성을 더 높인다. 비만일수록 혈압이 상승하는데, 고혈압 환자의 50% 이상이비만을 동반한다고 보면 된다.
▶ 고혈압약 복용, 언제 시작하나
혈압이 높다고 반드시 약부터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정상보다 다소 높은 고혈압 전 단계이면서 위험인자인 흡연, 음주, 가족력 중 한두 가지에 해당하는 ‘중등도 위험군’이거나, 고혈압 1단계이면서 다른 위험인자나 동반 질환이 없는 사람은 다른 방법을 쓰는 게 좋은데, 6개월간 금연이나 절주, 저염식을 하면서 주 5회 30분씩 유산소운동을 통해서 살을 빼는 게 좋다.
고혈압 1단계 이상이면서 당뇨병, 동맥경화증, 단백뇨 중 하나라도 있거나, 위험인자를 세 가지 이상 가졌으면 바로 의사 처방을 받아 고혈압 약을 복용해야 한다.
고혈압 진료 지침은 모든 병·의원이 동일하기 때문에 동네 내과나 가정의학과에서 치료를 시작해도 된다.
우선 1주일간 매일 병원에서 혈압을 잰 후 평균 혈압을 계산한다. 바쁜 사람은 집에서 측정해도 된다. 가정용 혈압측정기를 사서 1주일간 아침·저녁 한 번씩 측정한 뒤 순환기내과 전문의가 있는 병·의원에 가져가면 그 기록과 당일 병원에서 잰 혈압 수치를 바탕으로 고혈압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24시간 활동성 혈압측정기를 병원에서 받아 하루 종일착용한 뒤 다음날 병원에 제출해 평균 혈압을 체크하는 방법도 있다.
▶ 약 부작용 있다고 병원 바꾸면 안 돼
고혈압 약을 평생 먹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치료를 미루는 사람이 많다. 고혈압 약 가운데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ARB) 계열은 마른기침, 칼슘채널차단제(CCB) 계열은 다리 부종, 이뇨제는 무기력감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고혈압 치료를 시작하고 3~4개월 동안은 약의 효과와 부작용을 확인하기 위해 매달 한 번씩 진찰받는 게 좋다. 그 이후에는 최소 3개월에 한 번, 약 처방을 받으면서 주치의와 상담하는 것이 필요하다.
▶ 고혈압을 예방하는 생활습관
고혈압은 특별한 외부원인이 없어도 나이와 같은 자연적인 원인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평소에 올바른 생활습관으로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고혈압을 예방하는 첫 번째 방법은 식습관을 조절하는 것이다. 우선 소금 섭취를 줄여야 한다. 우리나라 사람은 하루 평균 13g 정도의 소금을 먹는데, 이를 6g 이하로 줄이면 2~8mmHg의 혈압을 내릴 수 있다.
나트륨 섭취를 줄일 수 없다면 칼륨이 많이 들어간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칼륨은 체내의 나트륨을 배출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칼륨은 시금치, 다시마, 감자 등에 많이 들어있다.
음주도 고혈압을 일으킬 수 있다. 과도한 음주는 일시적인 혈압 상승을 유도하며, 반복해서 과음할 경우 장기적으로 고혈압의 위험을 높인다. 또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현미, 과일 등에 풍부한 식이섬유는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평소에 적당한 운동을 통해 정상 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걷기, 뛰기, 줄넘기 등의 유산소 운동이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매일 20~30분간 유산소 운동을 하면 혈압을 낮출 수 있지만, 운동을 중단할 경우 다시 혈압이 높아지기 때문에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체중이나 비만은 고혈압의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다.
비만일 경우 혈관에 콜레스테롤이 축적돼 혈액 순환을 방해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한 우리 몸의 대응책은 혈압을 높여 혈액 순환이 되도록 하게 만든다. 따라서 적정 체중을 유지해야 고혈압 예방에 좋다.
▶ 당뇨 성인 1,000만 명 시대
고혈압과 함께 국내 당뇨병 환자도 빠르게 늘고 있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대한당뇨병학회가 최근 발표한 ‘한국인의 당뇨병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 수는 지난해 320만 명으로 추산된다.
당뇨병 전 단계로 불리는 공복 혈당 장애(650만 명)까지 합치면 무려 1,000만 명에 육박한다. 의료계에선 ‘당뇨대란’의 재앙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당뇨병 환자 가운데자신이 당뇨인지 모르는 사람이 절반이나 될 정도로 관리는 부실하다.
당뇨병의 심각성은 한계 수위에 다다랐다.
당뇨병은 암, 뇌혈관질환, 심장질환에 이어 한국인 사망원인 4위다. 10여 년 전 10위권에서 수직상승한 것인데, 지난해 사망자만 1만 1,242명이다. 당뇨병학회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는 췌장암, 자궁내막암, 유방암발병률이 일반인에 비해 각각 4.9배, 4.1배, 2.2배나 높다. 심각한 것은 국내 당뇨병 환자 열 명 중 다섯 명(46%)은 본인이 당뇨병 환자임에도 그 사실을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 당뇨 합병증 나타났을 땐 늦어
당뇨병이 무서운 것은 합병증이다. 우리가 섭취한 음식은 소화과정을 거쳐 핏속의 혈당으로 전환돼 세포 에너지원으로 쓰인다.
하지만 혈액 속에 과잉으로 남아 있는 고(高)혈당은 일종의 가시돌기 역할을 한다. 혈액을 통해 전신을 돌며 혈관을 갉아먹는다. 말초신경 손상도 일으킨다. 이 때문에 당뇨병을 방치하면 먼저혈관 덩어리인 콩팥이 망가진다.
이런 만성신부전 상태가 되면 1주일에 세 차례나 투석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일상생활이 어려워진다. 직장을 다니는 것은 고사하고 자신의 몸을 가누기도 어렵다.
발의 말초신경이 손상돼 오는 ‘당뇨 발’ 또는 ‘당뇨병성 피부궤양’도 흔한 합병증이다.
최악의 경우 발을 절단해야 한다. 몸에서 가장 예민한 혈관이 있는 망막에 당뇨병이 침투하면실명(失明)을 유발한다. 이외에도 치매 발생 위험을 높인다. 치매의 40%는 동맥경화로 발생하는 혈관성 치매인데, 당뇨가 있으면 뇌혈관 동맥경화가 생겨 치매 발생 위험이 커진다. 당뇨병학회는 증상이 없더라도 당뇨병 상태면 정기적으로 합병증 검사를 받도록 환자들에게 적극 권장하고 있다.
자료제공
한국건강관리협회 경북(대구북부)지부
건강증진의원장 허정욱